[세상을 바꾼 이야기] “도너츠, 구멍 속에 담긴 세계사의 달콤한 비밀”

19세기 네덜란드 케이크에서 미국 간식의 아이콘으로

선원의 발명, 구멍 하나로 바뀐 간식의 운명

전 세계 입맛 사로잡은 도너츠, 그 놀라운 여정

달콤하고 부드러운 도너츠는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간식이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맛과 모양의 도너츠를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그 기원의 뿌리는 19세기 초 네덜란드에 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인기 있었던 '올리코크(oliekoek)'는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낸 케이크 형태의 간식으로, 이 간단한 음식이 훗날 도너츠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네덜란드계 이민자들이 이 전통 간식을 함께 전파하면서 도너츠는 미국식 간식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민자들은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며 올리코크를 미국식 재료와 조리법으로 조금씩 바꾸어갔다. 그렇게 태어난 도너츠는 점차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오늘날과 같은 모양을 갖추게 된다.

[사진 출처: 도너츠 역사 관련 이미지, 챗gpt 생성]

도너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운데 뻥 뚫린 구멍이다. 이 독특한 형태는 1847년 미국의 선원이었던 핸슨 그레고리(Hanson Gregory)에 의해 탄생했다. 당시 그는 장시간 항해 중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원했다. 하지만 전통 도너츠는 속까지 고르게 익지 않아 중심부가 덜 익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그는 반죽의 중앙을 과감히 도려내는 방식으로 조리해봤고, 이 시도가 뜻밖에도 도너츠의 맛과 식감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그레고리는 이 아이디어를 주변에 퍼뜨렸고, 곧 도너츠는 미국 내 다양한 지역에서 손쉽고 맛있는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작은 구멍 하나는 단순한 형상 이상의 상징이 되었다. 완벽한 조리, 빠른 조리 시간, 손에 들고 먹기 쉬운 구조 등 여러 면에서 도너츠의 상품성과 대중성을 극대화했다.

 

도너츠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경찰과 도너츠의 유쾌한 연결 고리로, 일본에서는 장인의 손길이 닿은 고급 디저트로, 그리고 한국에서는 트렌디한 카페 메뉴로 변모하며 각기 다른 정체성과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 도너츠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베이커리, 홈 베이킹까지 다채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며 대중성과 다양성을 모두 갖춘 식문화로 발전했다. 다양한 필링, 토핑, 심지어 비건 도너츠까지 등장하며 도너츠는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도너츠의 매력은 단순히 그 맛에 있지 않다. 도너츠는 그 자체로 시대의 흐름과 문화를 담아내는 하나의 스토리텔링 도구다. 네덜란드의 오랜 전통에서 출발해, 선원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전 세계인의 일상 속에 자리한 지금까지, 도너츠는 긴 여정을 달콤하게 이어오고 있다.


 

도너츠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다. 유럽 전통에서 시작해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는 ‘구멍’이라는 작은 발명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음식이 단지 생존을 위한 수단을 넘어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도너츠의 역사는 작지만 확실한 발명에서 시작된 진화의 기록이다. 달콤한 간식 하나가 어떻게 전 세계인의 입맛과 감성을 사로잡았는지,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문명의 흔적이 숨겨져 있다. 오늘, 도너츠 하나를 입에 넣으며 그 안에 담긴 긴 역사를 함께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작성 2025.07.02 08:52 수정 2025.07.02 08:55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서하나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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