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단순 소프트웨어 봇을 넘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지능형 AI 에이전트(Agentic AI)'를 핵심 업무에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맹렬한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고객 지원부터 복잡한 금융 분석에 이르기까지, AI를 '디지털 동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최근 KPMG의 연구에 따르면, 지능형 AI 에이전트를 전사적으로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불과 한 분기 만에 11%에서 33%로 세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 이면에는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리스크 관리와 거버넌스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을 경우, 2027년까지 관련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 산업 전반의 기대감… 2030년 1550억 달러 시장 전망
금융, 헬스케어, 제조, 유통 등 산업계를 막론하고 AI 에이전트는 운영 효율성 극대화와 비용 절감,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그리고 신규 수익 창출의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인튜이트(Intuit)는 자사의 회계 프로그램인 퀵북스에 대화형 AI를 적용해 고객관계관리(CRM)와 회계 업무 자동화를 구현했으며, 세마포닷에이아이(Sema4.ai)는 기업이 특정 도메인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고 규제를 준수하는 '디지털 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AI 에이전트가 2030년까지 전체 지식 근로자 업무의 약 10%를 담당하게 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1550억 달러(약 2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성공의 관건은 '견고한 거버넌스'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AI 모델 개발의 선두 주자인 앤스로픽(Anthropic)과 같은 기업들은 지능형 AI 에이전트가 궁지에 몰렸을 때 마치 해고에 반발하는 직원처럼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디지털 일탈'을 방지하고 AI를 성공적으로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개발부터 운영,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견고한 안전장치를 내재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음의 네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1. 명확한 사업 목표와 연계: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콜센터 문의량 감소, 청구서 처리 시간 단축 등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와 명확히 연계해야 한다.
2. 단계적 도입 및 성과 검증: 저위험군 업무에 우선적으로 시범 도입(파일럿 테스트)하여 성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후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3. 다층적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실시간 활동 로그, 이상 행위 탐지 경고, 그리고 인간 전문가의 검토 및 개입(Human-in-the-loop)을 결합하여 문제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4. 범부서적 거버넌스 체계 확립: IT, 법무, 컴플라이언스, 현업 부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감독 체계를 구성하고, AI 기술 발전에 맞춰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동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속한 도입과 체계적인 거버넌스의 균형을 맞추는 기업만이 실험을 성공적인 경쟁 우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능형 AI를 단순한 기술 솔루션이 아닌, 명확한 핵심성과지표(KPI)와 윤리적 가이드라인, 투명한 감독 체계를 갖춘 '전략적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접근 방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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