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성 향상의 혁신적 도구로 각광받는 인공지능(AI)이 오히려 인간의 핵심 인지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된다. 최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사고력 및 기억력 감퇴 등 상당한 인지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던 문서 작성은 이제 AI의 도움으로 단 몇 초 만에 처리될 수 있는 시대로 전환되었다. 기업은 업무 효율성 증대를, 학생은 학업 보조를, 전문가는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AI 글쓰기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 솔루션은 시간 절약과 생산성 극대화라는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며, 현대 디지털 환경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MIT 연구팀은 54명의 실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분류하여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첫 번째 그룹은 챗GPT를 활용해 에세이를 작성했고, 두 번째 그룹은 구글 검색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으며, 세 번째 그룹은 순전히 본인의 기억력에만 의존하여 과제를 수행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참가자들의 뇌 활동 변화를 관찰한 결과, 챗GPT 사용 그룹의 신경 연결성 평균 점수가 기존 79점에서 42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글 검색 그룹의 완만한 감소폭보다 현저히 큰 수치이다.
더욱이, 챗GPT 사용자의 83%는 자신이 작성한 내용에 대해 불과 수 분 후에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으며, 이는 어떠한 도구도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기억 실패율 10%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AI 지원 없이 에세이를 재작성하도록 했을 때, 챗GPT 사용자들은 현저한 인지적 피로감을 호소했으며, 결과물의 질 또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 연구를 이끈 슐란 콩(Shulan Cong) 교수는 "AI를 통해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사용자가 정신적 노력을 AI에 위탁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작업 내용이 개인의 기억 체계에 통합되는 과정을 저해한다"고 TechStartups.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인지 심리학자 일레인 마르티네즈(Elaine Martinez) 박사는 "인간의 뇌는 근육과 같아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저하된다. 단순 업무에조차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창의력 및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 회로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AI 윤리학자인 사무엘 베르데(Samuel Verde) 박사는 "챗GPT와 같은 도구가 지식 생성의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사용자는 AI를 인간 사고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활용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사회는 AI가 가져다주는 업무 생산성 증대와 신속한 결과 도출이라는 혜택 이면에, 교육 현장에서 관찰되는 학생들의 독창적 사고력 및 표현력 저하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최근 전미교육협회(NE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68%가 AI 글쓰기 도구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과거 계산기가 암산 능력을,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공간 지각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논란과 유사한 양상이다.
주요 데이터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뇌 스캔 결과, 챗GPT 그룹의 신경 연결성 점수는 79점에서 42점으로 하락했으며,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은 95점에서 88점으로 상대적으로 미미한 감소를 보였다. 내용 기억 실패율은 챗GPT 그룹이 83%에 달했으나, 비(非)사용 그룹은 10%에 그쳤다. AI 지원 없이 재작성한 에세이의 품질은 챗GPT 사용자 그룹에서 약 20%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객관적 수치들은 현재의 효율성 추구가 미래의 인지 자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모든 작문 영역에서 AI에 의존하려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편리함을 위해 인간 고유의 정신적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기억력과 같은 핵심 역량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미래 세대가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본연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AI가 주도하는 편리함이 만연한 시대에 이번 MIT 연구는 중요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인간의 뇌는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며, 지속적인 활용과 단련을 필요로 한다. 다음에 챗GPT와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이 작업을 스스로 먼저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단기적 효율성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사고력, 상상력, 기억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적 자산을 지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