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시 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팀 동료'의 등장이 현실화되고 있다.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의 도래다. 에이전틱 AI는 복잡한 다단계 업무를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시작, 계획, 실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AI 자동화'는 주로 챗봇이나 단순 규칙 기반 워크플로우를 지칭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엣지 컴퓨팅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에이전틱 AI'라는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 시스템은 자율적으로 다단계 프로세스를 개시, 계획 및 실행할 수 있다. 물류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이러한 '디지털 협업자'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나, 그 확장은 단순한 기능 전환 이상의 준비를 요구한다.
1.초고성능 인프라의 필수화
델(Dell)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작업 부하는 표준 생성형 AI에 비해 최대 10배 더 많은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고성능 GPU, 방대한 메모리 용량, 페타바이트급 스토리지와 더불어, 에이전트의 작업 중단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기존 사양의 데이터 센터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2.비즈니스 AI 플라이휠의 부상
SAP는 최근 'SAP 사파이어 2025' 행사에서 팔란티어(Palantir)와의 기술 통합을 통해 AI 기반 '비즈니스 플라이휠'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자율적 의사결정 기능을 결합하여 공급망 자동 재조정, 가격 책정 최적화, 나아가 규정 준수 문제 발생 전 선제적 감지까지 가능하다. 이는 핵심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24시간 가동되는 AI 컨설턴트가 통합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창출한다.
3.능동적 실행형 검색으로의 진화
구글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검색 기능에 에이전틱 AI를 접목한 혁신적 기능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도쿄 여행 계획 수립"과 같은 명령을 입력하면, AI가 단순히 항공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예약, 호텔 확보, 일정의 캘린더 동기화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이처럼 단순 '정보 탐색(find)'에서 '과업 수행(do)'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여행, 전자상거래, 고객 지원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4.엣지 환경에서의 AI 비전 기술 고도화
일본의 한 연구팀은 주변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수확하여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컬러 시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자가 발전형 AI 시냅스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고사양 GPU나 지속적인 클라우드 연동 없이도 소형화된 장치를 통해 생산 라인의 결함 식별 또는 농작물 생육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에너지 효율성과 지능형 자동화 기술의 궁극적인 융합 사례로 평가받는다.
5.노동력 구성의 재편과 새로운 역할의 대두
IBM의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입력, 기초적인 인사(HR) 심사 등 일상적 사무 업무의 약 37%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역할을 전략 수립, 창의적 업무, 그리고 AI 거버넌스 분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AI 큐레이터'와 같은 새로운 직군이 부상하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모델 감사 및 윤리적 감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에이전틱 AI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관여하며 업무 방식, 소비 패턴, 심지어 사고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견고한 인프라에 투자하고, 인적 자원의 역량을 강화하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 인식하는 조직이 미래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미래는 담대한 변화를 수용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각 조직은 현재의 인프라 수준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성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이번 분기 내 소규모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시범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주저함은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AI 에이전트가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인간은 어떠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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