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통일교육주간이 돌아왔다. 분단 80년을 앞둔 지금, 통일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무겁고도 민감한 주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는 더 정직하고 성찰적인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통일교육주간은 단순한 기념 주간이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설계하는 공동의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냉전의 잔재와 적대의 기억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하지만 국제질서는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남북관계 또한 예측할 수 없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통일은 단지 두 국가의 합병이나 제도의 통합이 아니라, 상이한 체제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통합의 과정이다.
통일교육은 단순히 통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의 교육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 주민을 이해하고, 혐오와 편견을 넘어 상생의 길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북한을 ‘적’이 아니라 ‘같은 언어를 쓰는 이웃’으로 인식하고, 평화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통일교육의 핵심이다.
정부와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 전체가 통일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은 정치의 영역에만 맡길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식과 실천이 모일 때에야 비로소 가능성이 열린다. 특히 언론 역시 통일 이슈를 선동과 갈등의 도구가 아닌, 사실과 공감의 기반 위에서 다루는 태도가 필요하다.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분단의 고통을 딛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공동의 몫이다. 통일교육주간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평화와 공존, 통일을 향한 마음의 준비를 다시 시작하길 바란다.
분단은 단순한 지리적 경계가 아닌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문화, 사고방식이 자리 잡았기에 진정한 통일은 단순한 제도적 통합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의 통합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통일교육은 곧 '사람을 향한 교육'이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는 과정이다.
오늘날 통일은 과거의 이념적 접근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존’의 키워드로 전환되고 있다. 남북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 속에서 조화를 모색하는 교육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통일교육의 방향일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한반도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통일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교육과 일상 속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작은 관심과 대화가 모여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올해 통일교육주간에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어 보면 어떨까?
전승환
서서울생활과학고등학교 정년퇴임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사)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