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다려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든든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28.6%에 달합니다. 반려견과 반려묘만 해도 약 770만 마리나 된다네요. 집근처 마트에도 반려동물 용품 코너가 생기고 아파트 게시판에는 ‘펫티켓’ 안내도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기도 하지요.
특히 노년기의 외로움 앞에서 반려동물은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입니다. 산책이나 식사와 같은 일상적인 반려동물 돌봄행동은 시니어에게도 규칙적인 생활 리듬과 정서적 안정을 만들어주지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끼리 사회적 교류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해서 일상의 무료함을 날려줍니다. 실제로 반려동물은 시니어의 우울감 예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은 사실 경제적 비용과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2024년 동물복지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견 한 마리의 월평균 양육비는 약 17.5만 원, 반려묘는 약 13.0만 원이며, 질병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연간 300만 원 이상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펫보험 시장도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가입률은 약 1.4%에 불과합니다. 보험료 부담, 보장 범위 부족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따라서 입양 전, 지출 여력과 보장 제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현명한 소비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반려동물 등록제, 펫티켓 실천 등 반려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합니다. 지자체 평생학습관이나 농림축산식품부 유튜브 채널에서는 펫에티켓 관련 무료 강의를 제공하니 입양 전에 수강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니어 반려인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자신의 건강이 나빠졌을 때 반려동물을 어떻게 돌볼 수 있을까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행, 입원, 병원 진료 시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반려동물 돌봄케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공급이 제한적이므로, 우리 지자체의 지원 여부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양육자 모임, 지역 커뮤니티 클래스, 온라인 펫 커뮤니티 등에 참여해 정보를 나누고 정서적 지지를 얻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하려는 시니어라면, 자신의 생활 스타일과 주거 환경, 체력에 맞는 동물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활발한 견종은 많은 운동량을 요구하지만, 소형견·고양이·조류는 상대적으로 돌봄의 부담이 덜합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에게는 차분하고 순응적인 성격의 동물이 잘 맞습니다. 지자체나 민간 동물보호시설을 통해 나이가 조금 있고 성향이 검증된 반려동물을 추천받아 입양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이미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온 분들이라면, 앞으로를 위한 준비도 중요합니다. 노령 반려동물은 관절이나 장기 기능이 저하되기 쉬우므로, 정기 건강검진, 전용 사료와 보조 용품, 미끄럼 방지 바닥, 낮은 식기, 보온 침구 등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이별에 대한 준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은 시니어에게 큰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관련 정보를 미리 알아두고 주변 지지망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물 장례 절차—전용 화장시설, 추모공간, 이동식 장례서비스 등—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해두면 이별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덜 혼란스럽게 맞을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단지 귀여운 존재가 아니라, 삶을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가족입니다. 마음과 책임이 함께할 때, 노후의 하루하루가 이 따뜻한 존재 덕분에 다시 살아나는 기쁨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K People Focus 배순영(닥터 모니카) 칼럼니스트 (monica1118@naver.com)
소비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분야 공공기관에서 25년간 연구자로 살고 있습니다.
5060 시니어의 소비생활 문제 개선 및 행복 추구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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