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의 눈부신 성장과 인기 요인 분석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2년 처음 선보인 이래 약 23년 만에 자산 규모 2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재테크 방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 국내에 상장된 980여 개 ETF의 총 자산 규모는 약 198조 원에 달하며, 2023년 7월 100조 원을 넘어선 이후 채 2년이 되지 않아 두 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의 급격한 확대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에는 3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45%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최근 자산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 ETF 시장은 순자산 규모로는 세계 11위, 상품 종류로는 4위, 거래량으로는 5위 수준에 해당합니다.

ETF의 인기는 주로 편리한 거래 방식과 매력적인 수수료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주식처럼 소액으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며,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의 특성을 결합하여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ETF의 일반적인 운용 보수는 연 0.5% 내외로, 1~3% 수준인 일반 펀드에 비해 절반 이하로 저렴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 개선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여 ETF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대표 지수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테슬라와 같은 특정 기업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다양한 상품 출시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퇴직연금 계좌 내에서 수수료가 낮은 ETF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별 수익률의 몇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형 ETF나 특정 유행 테마에 집중하는 ETF의 경우, 단기적인 투기를 조장하거나 과도한 평가 위험을 내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투자자는 이러한 상품의 위험 요소를 충분히 인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과제
ETF 시장은 외형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실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는 치열한 운용보수 인하 경쟁과 더불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마케팅 및 운영 비용 지출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ETF 시장 상위 10개 자산운용사가 벌어들인 운용보수 수입은 약 2,34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같은 기간 ETF 시장의 평균 운용 자산(약 168조 원) 대비 0.14% 수준에 불과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위 3개 운용사를 제외하면 ETF 사업에서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에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해야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당장의 수익보다는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운용업계의 보수 경쟁은 점점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시장 지위를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일례로, 지난 2월 한 운용사가 S&P500 및 나스닥100 지수 추종 ETF의 운용보수를 대폭 인하하자, 경쟁사 역시 이에 맞서 더 낮은 수준으로 보수를 조정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제로(0)'에 가까운 보수 경쟁은 소규모 운용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가세하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한 광고 및 홍보 비용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상위 10개 ETF 운용사의 광고선전비는 총 5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4% 증가했습니다. 또한, ETF 부문 조직이 확대되면서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2~3년 사이 ETF 관련 인력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운용사 간 핵심 인력 영입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업계 임원들은 현재 운용사들 간의 경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무대로 뻗어가는 한국형 ETF 전략
국내 ETF 시장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ETF 상품과 운용 전략이 해외, 특히 ETF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으로 역수출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PLUS 코리아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지 약 3개월 만에 2,330만 달러(약 324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방위산업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상장 기간 동안 미국 증시의 주식형 ETF 중 수익률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는 한화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와 협력하여 개발하고 뉴욕 증시에 상장한 것으로, 국내에 이미 상장된 상품을 벤치마킹한 사례입니다.
상품 자체의 수출뿐만 아니라 ETF 운용 전략을 해외로 전파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일드맥스자산운용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타깃 커버드콜 ETF 시리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23년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의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연간 목표 분배율을 사전에 설정하여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 타깃 커버드콜 전략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습니다.
또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미국 천연가스 인프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미국 운용사 앰플리파이와의 협력을 통해 오는 20일 뉴욕 증시에 '앰플리파이 천연가스 인프라스트럭처' ETF를 상장하며, 이는 국내에 상장된 상품의 구조를 현지 시장에 맞게 조정한 것입니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의 운용 전략이 미국 본토에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검증된 ETF 상품 및 전략들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만큼 한국 운용업계의 역량이 향상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