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의 버팀의 미학] 분리수거를 잘 하자

쓰레기 200톤

10시간 화재와의 싸움

분리수거를 잘 하자

“에이, 요즘 아침, 저녁으로 추워서 화목 보일러 피지 않았을까? 그 연기 보고 오인 신고했을 것 같아요.”

“그렇겠지.”

밤 9시. 출동하면서 직원과 나눈 대화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도 잠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성난 쓰레기 더미였다. 현장 도착까지 10분 정도 남았을 즘, 현장에 먼저 도착한 대원으로부터 무전이 들려왔다.

“약 200톤 이상의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장시간 소요 예상됨.”

‘뭐라고.’ 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밤을 쫄딱 새울 각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현장에 도착하니, 쓰레기와 쓰레기봉투가 섞여서 탄 아주 메케한 냄새와 함께 다량의 쓰레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이런 불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나와 달리 선배님들은 여러 차례 이런 상황을 경험했는지, 여유 있게 대처하신다. 먼저 물이 끊기면 안 되기에, 급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본부 상황실에서 타 소방서의 탱크차를 여유 있게 요청해서, 소화전이 멀 뿐, 급수는 괜찮았다. 이제는 활활 타오르는 200톤 쓰레기가 문제였다.

.

'과연 어떻게 불을 꺼야 할까?' 고민이 될 즘, 방법은 딱 한 가지였다.


‘시간과의 싸움.’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물이 끊기지 않게, 성난 쓰레기 더미에 물을 뿌리는 것밖에는 없었다. 다행히 작업장에는 굴삭기 등의 중장비가 있어서, 우리는 중장비[아마도 내가 현장에서 본 가장 큰 굴삭기인 듯, 크롤러 굴삭기: 무한궤도(탱크와 비슷)의 굴삭기로 힘이 세고, 중형(7~20톤) 크기였다.] 와 함께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시계를 봤다. 이미 다음날이다. 여전히 성난 쓰레기 더미는 우리를 비웃듯 활활 타오르고 있다.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교대로 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했다. 관할 의용소방대원들의 따뜻한 커피와 라면으로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었다.


새벽 1시쯤.

타 소방서의 물탱크차들을 복귀시켰다. 이제는 우리 서의 소방차량들로 승부를 봐야 할 시간이다. 물탱크와 소방펌프차 대원들은 현장에 물이 끊기지 않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새벽 4시.

이제 불길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나 매캐한 냄새는 여전히 내 코를 찌른다. 현장 교대한 직원들의 방화복은 악취의 쓰레기 냄새로 가까이 가기가 어려울 정도다.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치. 벌써 7시간 넘게 전투 중이니까.'

새벽 5시.

더 이상 쓰레기 더미에서 불길이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의 얼굴에는 아까보다 피곤한 기색이 더 짙어졌다. 나는 대원들에게 ‘수고했어요.’라고 말을 걸 즘, 무전기에서 단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완진. 전 차량 철수.”

이제 소방서로 복귀할 수 있구나. '완전(완전 진화)' 리라는 단어가 이렇게 행복하게 들리기는 2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나는 주변 수관을 정리하고, 현장 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우리 단원들을 태우고, 소방서로 복귀했다. 운전하는데, 눈이 계속 감긴다. 허벅지를 연신 꼬집는다. 조수석에 앉으신 단장님이 이 모습을 보시고는 한마디 하신다.

“내가 대신 운전할까?”

“아니에요.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새벽 5시 30분.

안전하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현장에서 1차 조사를 마친 화재 조사원에게 물었다.

“원인은 나와요?”

“음. 아마도 일반 쓰레기봉투 안에 버려진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하여 불이 나지 않았을까?

더 조사해 봐야지.”

전에 비행기에서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이륙하지 못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나는 8시간 동안 현장에서 200톤이 넘는 쓰레기 더미가 아주 고약하고, 매캐한 냄새와 함께 활활 타오르는 현장을 목격했다. 현장에 있는 동안 이상하게 빨리 불이 꺼졌으면 하는 마음보다는 이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저렇게 많았고, 내가 잘 못 버린 쓰레기로 우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구나.'


K People Focus 김종하 칼럼니스트(ueber35@naver.com)

 

현재 직장에서 15년 동안 적응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 적응하기 시작한 19년 차 소방관 아저씨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점에 넷째가 태어나 제2의 육아를 시작하는 다자녀 아빠이자 맞벌이 부모.매일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성장시키고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생활 철학자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2020)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final:행복(2021)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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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5.13 00:43 수정 2025.05.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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