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구획만 손상됐다면 부분치환술, 광범위한 손상에는 전치환술 고려
- 비수술치료 효과 없고 일상 무너지면 수술 상담…고령 자체는 배제 기준 아냐
무릎관절염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참으면서 수술을 무조건 미루는 데 있지 않다.
운동과 체중관리, 약물·주사치료로 통증과 기능을 관리할 수 있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이어갈 수 있지만, 치료 효과가 줄고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된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검토할 수 있다.
엑스레이에서 연골이 많이 닳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영상검사 결과와 함께 통증의 정도와 지속기간, 걷기와 계단 이용 등 기능 저하, 다리 변형, 기존 치료의 효과, 전신 건강과 환자가 원하는 활동 수준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보존치료’는 현재 무릎으로 생활하도록 돕는 치료
비수술적 치료는 인공관절로 바꾸지 않고 운동과 체중관리, 약물·주사 등으로 현재 무릎의 통증과 기능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를 ‘보존치료’ 또는 ‘보존적 치료’라고 부른다.
보존치료가 닳은 연골을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근거가 뒷받침하는 목표는 통증을 줄이고 근력과 관절 움직임을 유지해 필요한 일상생활을 이어가도록 돕는 데 있다.
관절을 남겨두고 시행하는 ‘관절보존수술’은 이와 다른 개념이다.
휜 다리를 교정해 무릎 한쪽에 집중된 부담을 분산하는 교정절골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수술적 보존치료는 폭넓게 적용할 수 있지만, 관절보존수술은 손상 범위와 다리 정렬, 인대 상태, 활동 수준 등을 따져 제한적으로 시행한다.

보존치료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효과가 있는가’
보존치료를 언제까지 시행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절대적인 나이나 기간은 없다. 치료를 통해 통증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고 필요한 일상 기능이 유지되는지를 봐야 한다.
미국정형외과학회와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무릎관절염 관리의 기본으로 환자 상태에 맞춘 운동과 체중관리를 제시한다. 약물은 나이뿐 아니라 동반질환과 복용 중인 다른 약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 운동치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고 무릎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운동이 중심이다. 평지 걷기와 실내 자전거, 수중운동처럼 관절 충격이 비교적 적은 유산소운동도 활용할 수 있다. 통증 때문에 활동을 지나치게 줄이면 근력이 감소해 걷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 체중관리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다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 무릎 부담과 통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고령자는 무리한 식사 제한으로 근육과 영양상태까지 나빠지지 않도록 운동과 영양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 약물치료
바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먹는 약 등을 증상과 건강 상태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고령자는 위장관 출혈과 신장·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있고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임의로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된다.
▲ 보조기와 지팡이
걷기가 불안정하거나 무릎 한쪽에 부담이 집중되는 환자는 지팡이와 보조기를 활용할 수 있다. 관절 손상 위치와 보행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은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운동과 약을 사용해도 통증이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치료가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운동의 종류와 강도가 환자에게 맞았는지, 약을 안전하게 충분히 사용했는지, 무릎 이외의 허리·고관절 질환이 통증에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관절주사는 통증 완화 수단…연골 재생과 구분해야
관절 안에 투여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단기간 줄이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효과의 크기와 지속기간은 환자마다 다르며, 반복 투여 여부는 당뇨병과 감염 위험, 향후 수술계획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진료지침마다 평가에 차이가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상적으로 권고할 만큼 효과가 일관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골관절염 치료에 히알루론산 관절주사를 제공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미국정형외과학회도 일상적인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주사치료를 고려한다면 사용 성분과 예상 효과, 지속기간, 반복 투여에 따른 위험과 전체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통증 완화와 연골 재생은 다른 개념이다. ‘연골을 다시 자라게 한다’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피하게 한다’는 설명은 이를 입증한 임상 근거가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
교정절골술, 모든 환자가 거치는 중간 단계 아냐
교정절골술은 다리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면서 무릎 한쪽에 체중이 집중되는 환자에게 체중이 실리는 축을 바꾸는 수술이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무릎 한쪽 구획에 관절염이 국한된 적절한 환자에게 근위경골절골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수준은 제한적이다.
관절염이 여러 구획으로 퍼졌거나 관절 변형과 불안정성이 심하면 교정절골술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연골 일부가 국소적으로 손상됐을 때 검토하는 연골치료 역시 고령자의 광범위한 퇴행성 관절염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와는 다르다.
따라서 관절보존수술은 인공관절 수술 전 누구나 거치는 단계가 아니다. 손상 위치와 범위, 뼈의 정렬, 인대 상태와 환자의 활동 수준을 확인한 뒤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관절염을 씻어내는 관절경 수술은 권고되지 않아
관절염 자체를 치료할 목적으로 관절경을 이용해 무릎 안을 씻거나 닳은 조직을 정리하는 수술은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골관절염 환자에게 관절경 세척술이나 변연절제술을 제공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미국정형외과학회도 무릎관절염이 주된 진단인 환자에게 관절경 세척·변연절제술을 권고하지 않는다.
다만 무릎이 실제로 잠겨 펴지지 않거나 외상으로 생긴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 관절염과 구분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수술 필요성을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
엑스레이보다 ‘무릎 때문에 무엇을 못 하는가’ 봐야
영상검사는 관절 간격 감소와 뼈 변형, 손상 범위를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엑스레이에서 관절염이 심하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영상상 관절염이 진행됐어도 통증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면 수술을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통증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외출이나 계단 이용, 장보기와 화장실 이동까지 어려워졌다면 수술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통증과 뻣뻣함, 기능 저하, 진행하는 관절 변형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적합하지 않을 때 관절치환술 의뢰를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수술 의뢰 여부는 수치화한 관절염 점수보다 임상평가를 바탕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검토할 수 있는 신호는 다음과 같다.
▲ 운동과 약물치료 등을 시행해도 통증이 충분히 줄지 않는다
▲ 쉬거나 밤에 잘 때도 통증이 이어진다
▲ 걷기와 계단 이용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된다
▲ 무릎이 점차 휘거나 관절 불안정성이 심해진다
▲ 통증 때문에 활동이 줄면서 근력과 전신 건강도 나빠진다
▲ 비수술적 치료의 한계와 수술 위험을 이해한 뒤 기능 개선을 원한다
이 가운데 한 가지 증상만으로 수술 여부를 정할 수는 없다. 증상이 지속된 기간과 기존 치료 과정, 동반질환, 환자가 회복하고 싶은 생활 수준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부분치환술과 전치환술, 손상 범위가 기준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 범위에 따라 부분치환술과 전치환술로 나뉜다.
부분치환술은 무릎의 안쪽이나 바깥쪽 등 한 구획에 관절염이 제한돼 있고 다른 구획과 인대 상태가 수술에 적합할 때 손상된 부분만 바꾸는 수술이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무릎 안쪽 구획에만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게 부분치환술과 전치환술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
관절염이 여러 구획에 퍼졌거나 다리 변형과 인대 불안정성이 심하면 전치환술을 고려한다. 전치환술은 손상된 관절면을 정리한 뒤 금속과 의료용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부분치환술이 전치환술보다 무조건 좋은 것도, 전치환술이 모든 환자에게 더 확실한 것도 아니다. 손상 범위와 인대 상태, 변형 정도와 활동 수준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달라진다.
로봇 사용 여부만으로 수술 결과 판단 못 해
로봇 보조 수술은 수술 전 계획과 뼈 절삭, 인공관절 위치 설정 등을 돕는 기술이다. 그러나 로봇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통증과 기능, 합병증 등 임상 결과가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현재 확인된 단기 근거에서 로봇 보조 인공관절수술과 기존 수술 사이에 기능과 합병증의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중·장기 결과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수술방법을 선택할 때는 장비 이름보다 환자의 관절 상태와 집도의의 경험, 예상되는 회복과 합병증, 추가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고령 자체는 인공관절 수술 배제 기준 아냐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나이와 성별, 흡연, 동반질환, 과체중이나 비만만을 이유로 관절치환술 의뢰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다만 이런 요인이 개인의 수술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별도로 평가하고 설명해야 한다.
고령 환자의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다음 사항을 함께 확인한다.
▲ 심장·폐·신장질환과 뇌혈관질환
▲ 당뇨병과 혈당 조절 상태
▲ 빈혈과 영양상태
▲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질환이나 상처
▲ 흡연 여부와 혈전 위험
▲ 수술 후 재활운동을 수행할 근력과 인지·보행 상태
▲ 퇴원 뒤 재활과 일상생활을 지원받을 환경
미국류마티스학회와 미국고관절·슬관절외과학회는 비만 환자가 특정 체질량지수에 도달할 때까지 수술을 일률적으로 미루지 않도록 조건부 권고한다. 반면 당뇨병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거나 니코틴 의존이 있다면 혈당 조절과 금연을 위해 수술을 늦추는 방안을 조건부로 권고한다.
다만 이 지침의 권고들은 근거 수준이 낮거나 매우 낮다. 개별 환자의 수술 여부와 시점은 일률적인 기준이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의 공동 의사결정을 통해 정해야 한다.
수술 결정했다면 효과 없는 치료 반복도 점검
운동과 체중관리, 약물 등 비수술적 치료는 무릎관절염 관리의 기본이다.
그러나 중등도 이상의 영상학적 관절염과 심한 통증·기능 저하가 있고 적절한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를 내지 못해 환자와 의료진이 수술을 결정했다면, 효과가 없었던 치료를 반복하기 위해 수술을 일률적으로 미룰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미국류마티스학회와 미국고관절·슬관절외과학회는 이런 환자에게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보조기, 관절주사를 다시 시도하기 위해 수술을 늦추지 않도록 조건부 권고했다. 이는 초기 관절염 환자나 비수술적 치료를 제대로 받아보지 않은 환자에게 곧바로 수술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과 기능을 개선할 수 있지만 감염과 혈전, 관절 뻣뻣함, 지속되는 통증과 재수술 가능성도 있다. 수술 전에는 기대할 수 있는 활동 수준과 회복기간, 재활계획, 개인별 합병증 위험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결국 수술 시점을 정하는 핵심은 “몇 살인가”나 “연골이 얼마나 닳았는가” 하나가 아니다.
약과 주사로 얼마나 오래 버틸지를 고민하기보다 현재 치료로 통증과 기능이 관리되는지, 무릎 때문에 일상이 얼마나 제한되는지, 수술로 얻을 이익이 개인의 위험보다 큰지를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