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근거 부족한 비급여 치료에 한 달 380억원…환자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2025년 3월 23만7156건 분석…보고된 비급여 진료비 건당 평균 약 16만원

싸이모신알파1 194억원·방사선 온열치료 86억원…두 항목이 전체의 73.7%

‘권고하지 않음’은 불법 의미 아냐…특정 질환에서 치료효과 근거 부족

  1. 의료기관마다 가격·횟수 달라…한 번의 비용보다 예상 총액 확인해야
  2.  
  3. 심평원에서 가격 비교하고 건보공단에서 효과 평가 확인…비급여 선택법

 

 

치료효과를 뒷받침할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된 비급여 의료기술에 2025년 3월 한 달 동안 380억원이 넘는 진료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한 싸이모신알파1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제가 아니라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주사제로, 보고된 진료비를 기준으로 건당 평균 금액은 약 32만원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5년 3월 비급여 보고자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의료기술 재평가 결과를 연계한 결과, ‘권고하지 않음’에 해당하는 질병·비급여 진료행위 조합은 23만7156건이었다. 

해당 진료비는 총 380억4697만원으로, 건당 평균 약 16만원이다.

 

다만 건수는 환자 수가 아니다. 같은 환자가 주사나 치료를 여러 차례 받았다면 각각 집계될 수 있다. 개인별 실제 총부담액과 실손의료보험에서 돌려받은 금액도 이번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환자와 가족이 비급여 면역주사와 온열치료의 근거, 치료 횟수, 예상 총비용과 대체 치료를 확인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싸이모신알파1 194억원…전체 비용의 절반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한 항목은 싸이모신알파1이었다. 한 달 동안 6만385건이 보고됐고 진료비는 194억2975만원이었다. 전체 분석 대상 진료비의 51.1%다.

 

방사선 온열치료가 1만4464건, 86억151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동맥경화도검사는 8만3035건에 43억7862만원, 사지관절 부위 증식치료는 5만8980건에 30억7831만원이었다.

 

싸이모신알파1과 방사선 온열치료 두 항목에서 발생한 비용은 약 280억4494만원으로 전체의 73.7%를 차지했다.

 

비급여 진료보고 건수보고된 진료비건당 평균
싸이모신알파16만385건194억2975만원약 32만2000원
방사선 온열치료1만4464건86억1519만원약 59만6000원
동맥경화도검사8만3035건43억7862만원약 5만3000원
사지관절 부위 증식치료5만8980건30억7831만원약 5만2000원
비스쿰알붐7889건12억2786만원약 15만6000원
이뮤노시아닌1002건7억6044만원약 75만9000원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110건2억1173만원약 192만5000원
체외자기장 요실금치료8098건1억5780만원약 1만9000원
NK세포 활성도검사1895건1억5015만원약 7만9000원
자율신경계 이상검사1298건3712만원약 2만9000원

 

건당 평균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나타난 항목별 진료비를 보고 건수로 나눈 값이다. 의료기관과 사용 제품, 투여량, 치료시간에 따라 실제 한 번의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싸이모신알파1, 암세포 공격하는 항암제는 아냐

싸이모신알파1은 인체의 흉선에서 생성되는 물질을 바탕으로 개발한 면역조절제다. 

의료현장에서는 암 환자의 면역기능을 보조한다는 목적으로 표준 항암치료와 함께 비급여로 투여되기도 한다.

 

그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항암제나 암 재발을 막는 효과가 확인된 표준치료와는 구분해야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는 면역저하자의 백신 접종 보조와 암 환자의 종양 치료·재발 예방을 위해 싸이모신알파1을 기존 치료에 추가하는 방법을 재평가했다. 

연구마다 암의 종류와 병기, 환자 특성이 달랐고 최신 암 치료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권고하지 않음’으로 결정했다.

 

비스쿰알붐과 이뮤노시아닌도 암 환자에게 면역반응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비급여 주사제다. NECA는 종양 치료와 재발 예방을 위해 표준치료에 추가했을 때 임상적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방사선 온열치료, 조직 가열하는 암 보조치료

방사선 온열치료는 기기를 이용해 신체 조직을 최대 45도 정도로 가열하는 치료다. 암세포에 열을 가하거나 암 조직이 방사선치료와 항암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름에 ‘방사선’이 들어가지만 방사선을 직접 쏘는 일반적인 방사선치료와는 다르다. 

온열치료 장비를 이용해 암이 있는 부위나 주변 조직을 가열하는 방식이다.

 

NECA는 이 치료가 국내에서 10년 이상 사용됐지만 암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안전성과 효과를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정보 포털에도 암 환자에서 방사선 온열치료를 ‘권고하지 않음’으로 평가한 내용이 공개돼 있다. 

 

건당 평균은 약 59만6000원이지만 치료가 반복되면 환자가 내는 총액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의료기관마다 권하는 횟수가 다를 수 있으므로 한 번의 가격만 보지 말고 전체 치료기간과 예상 횟수, 총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동맥경화도검사, 혈관 위험 예측하는 보조검사

동맥경화도검사는 팔과 다리 등에서 맥파가 전달되는 속도를 측정해 혈관이 얼마나 뻣뻣한지를 살펴보는 검사다. 고령자나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에게서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보조검사로 사용된다.

 

이 검사만으로 동맥경화증이나 심장질환을 확진하거나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NECA는 검사 자체가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주지는 않지만, 검사 결과를 활용한 진료가 환자의 건강 결과를 개선한다는 효과성 근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동맥경화도검사의 건당 평균 금액은 약 5만3000원이다. 개별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보고 건수가 8만3035건으로 가장 많아 전체 진료비가 43억원을 넘었다.

 

증식치료, 치료 부위와 질환에 따라 근거 달라

증식치료는 관절이나 인대·힘줄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조직의 회복 반응을 유도하려는 치료다. 흔히 ‘프롤로테라피’라고 부른다.

 

이번 분석에서 사지관절 부위 증식치료는 5만8980건, 30억7831만원으로 집계됐다. 건당 평균은 약 5만2000원이다.

 

증식치료의 효과는 어깨·무릎 등 치료 부위와 진단명, 주입 물질, 비교치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증식치료 전체가 효과 없다고 단정하거나 반대로 손상된 연골과 인대를 모두 재생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자신의 정확한 진단명에서 통증과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는지, 물리치료나 운동치료 등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권고하지 않음’, 불법이나 전면 금지 의미는 아냐

NECA의 ‘권고하지 않음’은 평가 대상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효과성, 근거 수준 등을 종합했을 때 대부분의 국내 임상 상황에서 사용을 권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해당 의료행위가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정한 것도 아니다. 관련 연구가 부족하거나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환자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한다.

 

반대로 비급여로 시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가가 효과를 인정하거나 치료를 권장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건강보험의 급여·비급여 결정과 NECA의 의료기술 근거 평가는 목적과 절차가 다르다.

 

이번 분석은 2025년 3월 진료내역에 이후 확인된 NECA 권고등급을 연결한 것이다. 싸이모신알파1 등 일부 의료기술의 재평가 결정은 해당 진료가 이뤄진 뒤 내려졌다. 당시 모든 의료기관이 ‘권고하지 않음’ 평가를 알고도 진료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380억원은 실손보험 보상 전 진료비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받을 때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항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보고자료에는 의료기관이 보고대상 월에 시행한 항목별 단가와 진료비, 진료내역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집계된 380억4697만원은 의료기관이 보고한 비급여 진료비다. 환자가 이후 실손의료보험에서 돌려받은 금액은 반영하지 않는다. 가계가 최종적으로 부담한 순비용이라기보다 진료 당시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비급여 금액으로 이해해야 한다.

 

2025년 3월 한 달 자료를 12배 해 연간 비용으로 단순 환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월별 환자 수와 치료량이 다를 수 있고, 같은 환자의 반복치료가 포함됐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급여 선택 전 ‘한 번의 가격’보다 총비용 확인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치료 이름과 가격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비급여를 권유받은 시점부터 진료 후까지 단계별로 살펴봐야 한다.

 

▲ 치료 목적부터 구분한다

질병을 직접 치료하는 표준치료인지, 증상 완화나 회복을 돕기 위한 보조치료인지 묻는다. “면역력을 높인다”거나 “재생을 돕는다”는 설명만으로는 치료 목적과 기대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 자신의 진단명에서 확인된 근거인지 묻는다

같은 의료기술도 질환과 환자 상태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암이나 다른 관절질환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자신의 질환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1회 가격이 아닌 예상 총액을 계산한다

1회 비용에 권장 횟수를 곱하고 검사비와 약제비, 입원료, 재료비가 별도로 붙는지 확인한다. 치료기간이 늘어나거나 중도에 중단했을 때 이미 낸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 심평원에서 의료기관별 가격을 비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별 주요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공개한다. 같은 항목이라도 의료기관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낮다고 치료의 질이 낮거나, 비싸다고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공개가격과 함께 치료기준·횟수·포함 항목을 비교해야 한다. 

 

▲ 건보공단에서 안전성·효과성 평가를 확인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정보 포털에서는 비급여 항목 설명과 가격통계, 관련 질환, 일부 의료기술의 안전성·효과성 평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별 가격은 심평원에서, 비급여 이용 현황과 근거 정보는 건보공단 포털에서 살펴보는 방식이 유용하다. 

 

▲ 비급여 항목과 가격 설명을 요구한다

의료기관은 비급여 항목과 가격을 환자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하며, 고지한 금액을 초과해 받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설명 대상 비급여를 시행하려면 진료 전에 항목과 가격을 직접 설명해야 한다.

설명을 들었다는 서명이 치료효과를 보장하거나 모든 진료에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결정을 미루고 다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 반복치료 전 효과를 다시 확인한다

정해진 횟수를 기계적으로 채우기보다 통증과 기능, 검사 결과 등 처음 기대했던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효과가 불분명하거나 부작용이 생겼다면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지 의료진과 다시 논의해야 한다.

 

▲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를 보관한다

진료비 계산서·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 비급여 설명자료를 보관하면 실제로 어떤 항목에 얼마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실손보험 청구뿐 아니라 진료비에 의문이 생겼을 때도 근거자료가 된다.

 

“실손보험 되니까 받자”는 선택도 주의

실손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필요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가입 시기와 상품, 약관에 따라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금이 다르고 보험사가 치료 목적과 의학적 필요성을 심사할 수도 있다.

 

환자는 치료를 결정하기 전에 보험사에 상품명과 의료행위명, 예상 횟수를 알려 보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의료기관의 “실손 처리가 된다”는 설명만으로 보험금 지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비급여 치료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비급여도 있다. 

 

다만 효과의 불확실성이 크고 반복할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치료라면 의료진에게 다음 세 가지를 명확히 물어야 한다.

 

▲ 이 치료를 받으면 어떤 결과가 얼마나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가
▲ 같은 목적을 달성할 건강보험 적용 치료나 다른 대안이 있는가
▲ 몇 차례 받은 뒤 어떤 기준으로 계속하거나 중단할 것인가

 

비급여 의료기술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기준은 비싼지 싼지만이 아니다. 

 

자신의 질환에서 기대효과가 확인됐는지, 예상 총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치료 후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작성 2026.09.30 11:22 수정 2026.09.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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