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대한제국실을 새롭게 구성해 7월 30일 다시 공개했다. 보물 7점과 등록문화유산 1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을 통해 대한제국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외교 활동, 국권 침탈에 맞선 저항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을 개편해 7월 30일 재개관했다.
대한제국실은 2025년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구역에 포함되면서 문을 닫았다가 약 9개월 만에 관람객을 다시 맞았다. 새 전시에는 보물 7점과 등록문화유산 1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이 출품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자료도 전시한다.
전시는 대한제국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정책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제국주의가 확산하던 근대 전환기에 자주권을 지키려 했던 움직임을 조명한다. 조선왕조가 근대 주권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이라는 정체성과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선 저항도 다룬다.
국내외 외교 활동을 유물과 사진, 영상으로 소개하는 공간을 새로 마련했다. 민영환과 안중근 등 초기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살펴보는 전시품도 배치했다. 대한제국 이후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조선총독부 관련 유물도 일부 공개한다.
황제국 선포와 근대국가로의 변화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대한제국이 자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황제국을 선포한 배경과 의미를 살펴본다.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새 3점과 1897년 황제 즉위식 과정을 기록한 보물 ‘대례의궤’가 전시된다.
전 채용신 필 ‘고종황제어진’도 7년 만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작품의 작가 표기를 확정하지 않고 ‘전 채용신 필’로 소개하고 있어 기사에서도 같은 표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2부는 행정제도의 변화와 신식 교육 확대, 신문·잡지를 통한 대중의식의 확산, 서구적 요소가 들어온 미술과 문화의 변화 등을 다룬다. 대한제국이 근대 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문화의 변화를 전시품으로 보여준다.
3부에서는 일제의 국권 침탈과 이에 맞선 저항을 조명한다. 을사늑약에 반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 관련 유물과 보물 ‘안중근 의사 유묵’, 보물 ‘데니태극기’ 등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데니태극기를 국내에 전하는 태극기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사례로 소개했다. 이 평가는 박물관의 전시 설명에 따른 것이다.
1996년 옛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할 때 발견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도 이번에 처음 공개한다. 한국병합기념장과 증서 등 일제강점기 자료도 함께 전시해 국권 침탈의 과정을 보여준다.
투명 OLED·AI 활용 영상 5종 상영
새 대한제국실에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인공지능, 곡면 화면 등을 활용한 영상 5종이 설치됐다.
전시 도입부에서는 근대 문물을 상징하는 전등과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이화문을 겹쳐 보여주는 영상을 투명 OLED로 상영한다.
전시실 내부 영상은 근대 도시로 변해가는 한성의 모습과 대한제국의 외교 활동을 다룬다. 각국 공사관이 들어선 한성의 공간과 해외로 이어진 외교 관계를 영상으로 구성해 전시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보완했다.
박물관은 대한제국 시기 흑백 사진을 영상으로 다시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공지능이 적용된 구체적인 범위와 원본 사진의 처리 방식은 보도자료에 자세히 제시되지 않았다.
조선3실 19세기 전시도 개편
대한제국실 개편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일부 바뀌었다.
새 전시는 ‘민의 성장과 시대의 전환’을 중심으로 북학과 연행을 통한 세계 인식의 확대, 서양 과학의 수용, 개항과 개혁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혼천의와 ‘시헌기요’, ‘의기집설’ 등을 통해 전통 학문이 서양 과학을 받아들인 사례를 소개한다. ‘척사윤음’은 전통 질서와 새로운 종교가 충돌한 양상을 보여주는 자료로 전시된다.
신미양요를 다룬 미국 주간지와 조선 최초의 근대 신문 ‘한성순보’, 근대 교육제도의 출발을 보여주는 ‘소학교령’ 초안도 공개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새 대한제국실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120호에서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