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도 폭력이 될 수 있다…모먼트 장편소설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 출간

학교 안 소문과 조롱, 따돌림 속에서 무너지는 한 학생의 삶을 그린 사회고발 소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낸 작가 모먼트, 방관하는 공동체의 책임을 묻는다

“다수의 침묵이 폭력을 키운다”…한국장편소설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 모먼트 작가


작가 모먼트는 지난 7월 1일 바른북스를 통해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소문과 조롱, 따돌림과 이를 알면서도 외면하는 집단의 침묵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그린 장편소설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를 출간하였다.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는 학교폭력을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폭력을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공동체의 책임까지 조명한 한국장편소설이다. 눈에 보이는 폭력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 방관의 침묵을 통해 오늘날 학교와 사회가 마주해야 할 질문을 던진다.


작품의 주인공 유영에게 생일은 축하받아야 할 날이 아니라 어머니를 잃은 기일이다. 어머니의 죽음에서 비롯된 결핍과 죄책감 속에서 성장한 유영은 학교에서도 끊임없는 소문과 조롱, 따돌림에 시달리며 점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잃어간다.


유영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일부 학생이 드러내는 노골적인 악의만이 아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을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학생들의 암묵적인 동조와 방관의 침묵이 유영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소설은 교실이라는 공간 안에 형성된 보이지 않는 권력 구조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누군가가 소문을 만들고 조롱을 시작하면 다수는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된다.


반 안의 권력과 방관 속에서 서서히 삶의 의지를 잃어가던 유영은 결국 “생일은 정할 수 없어도 기일은 정할 수 있잖아”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끝내기로 결심한다.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는 한 개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는 과정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 결심에 이르기까지 공동체가 무엇을 외면했는지를 추적한다.


작품이 보여주는 학교폭력은 신체적인 폭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실과 다른 소문, 반복되는 조롱, 관계에서의 배제,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시선과 침묵이 결합하면서 한 사람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구조적인 폭력으로 확대된다.


특히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는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현실과 피해 사실을 말한 뒤에도 오히려 자신의 경험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을 함께 다룬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침묵을 요구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사회적 태도가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작가 모먼트 역시 고등학교 1학년 재학 당시 극심한 학교폭력 피해를 겪었으며,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떠났다. 이후 당시의 일을 다시 마주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사실과 다른 진술을 요구받는 경험을 겪으며 폭력 이후에도 계속되는 피해자의 고통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과 문제의식은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를 집필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작가는 학교폭력 자체뿐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가 부정되고 침묵을 강요받는 현실을 문학의 언어로 기록하며, 피해자의 증언을 있는 그대로 듣는 일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작가 모먼트는 “학교폭력은 어쩌면 앞으로 더욱 교묘하고 영악한 형태로 변해갈 수 있다. 그러나 폭력을 지켜보던 다수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면 ‘다수가 주는 위압감’은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폭력을 멈추게 하는 힘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는 학교폭력 문제를 특정 학생이나 특정 학교만의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작품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의 차별점은 학교폭력의 잔혹함을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침묵하는 다수의 선택이 피해자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가해자의 행동뿐 아니라 방관자의 시선과 침묵까지 폭력의 구조 안에서 살펴보며 독자가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작품은 한 학생의 절망을 따라가면서도 학교폭력을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을 다수의 행동에서 찾는다. 누군가를 고립시키는 힘으로 작용했던 집단의 분위기가 피해자의 곁에 서는 방향으로 바뀔 때, 교실과 사회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바른북스에서 출간된 『내가 태어난 날 나는 죽으려 했다』는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족, 교사와 학생은 물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사회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건네는 작품이다. 방관의 침묵을 깨고 폭력을 멈추는 공동체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번 한국장편소설에 독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작성 2026.07.14 17:02 수정 2026.07.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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