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사로 본 소비자 불신의 핵심: 안전·비상대응·악조건 성능
2026년 7월 J.D. Power가 발표한 '미국 모빌리티 신뢰도 지수(MCI) 연구'는 두 가지 수치로 현실을 압축한다. 자율주행차(AV)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전반적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36점이었고, 모빌리티 신뢰도 지수(MCI) 자체는 2023년 37점, 2024년 39점으로 소폭 상승한 뒤 2026년에도 39점으로 거의 정체 상태였다. 36점은 자율주행차 기술 전반에 대한 소비자 수용 수준을 측정한 별도 지표이며, MCI 39점과는 구분되는 수치다.
두 지표가 모두 낮은 범위에 머문다는 사실은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술적 진보와 대중 수용 사이의 거리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지도는 분명히 높아졌다.
2026년 기준 소비자의 58%가 완전 자율주행차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었는데, 이는 2024년 43%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그러나 아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인식하게 된 것'과 이를 '신뢰하여 일상에 받아들이는 것' 사이의 거리는 수치가 말해 주듯 여전히 넓다.
같은 시기 별도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운전자 중 13%만이 자율주행차 탑승을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61%는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거리가 좁혀지지 않으면 상용화 이후 기대되는 교통 효율화·이동 약자 지원·탄소 저감 같은 사회적 편익은 현실로 이어지기 어렵다.
소비자 불안의 첫 번째 축은 구체적인 안전 우려다. J.D. Power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개인 안전을 가장 큰 우려로 꼽았고, 58%는 비상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문제로 지적했다. 악천후나 교통 혼잡 같은 어려운 조건에서의 성능에 우려를 표명한 응답자도 51%에 달했다.
실제 탑승에 대한 편안함 점수는 34점, 다른 AV와 함께 도로를 주행하는 것에 대한 편안함은 35점으로 조사 항목 중 가장 낮았다. 자율주행차가 단순히 기능적 안전성을 주장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가 몸으로 느끼는 체감 안전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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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축은 상황별 신뢰 편차다. 음식 픽업처럼 예측 가능하고 저위험 시나리오에서는 응답자의 54%가 높은 신뢰를 표명했다. 그러나 어린이를 태우는 상황에서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그쳤다.
위험 인식이 높아질수록 신뢰가 급락하는 이 패턴은, 기술 개발자와 정책 입안자가 '어떤 상황에서 먼저 도입하고 검증할 것인가'라는 우선순위 설정 문제를 피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저위험·반복 가능한 시나리오에서 성공 사례를 충분히 쌓아야만 고위험 환경으로의 단계적 확대가 가능하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대형 사고 한 건이 수년간의 신뢰 구축을 무너뜨릴 수 있다.
데이터·프라이버시 우려가 구매 판단에 미치는 영향
세 번째 축은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우려다. Demand Local이 2026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4%는 자율주행차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안전성과 보안에 우려를 표명했고, 78%는 데이터 보호 정책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Auto Dealer Today가 2026년 발표한 분석에서는 응답자의 83%가 탑승 전 더 많은 안전 통계 자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들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기술 자체의 성능과 별개로, 투명한 데이터 처리 기준과 검증 가능한 공개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율주행 기업들이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안전 기록을 축적하고 있으므로, 주행 데이터와 검증 사례가 충분히 쌓이면 소비자 신뢰도 자연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이 전망은 신뢰의 심리적 구조를 과소평가한다.
단순히 주행 거리나 사고율 수치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J.D. Power 분석이 확인한 것처럼 소비자들은 수치 그 자체뿐 아니라 상황별 성능 입증, 비상 상황 대응 방식, 데이터 보호 절차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제조사와 규제기관이 공동 설계한 공개 가능한 안전 지표와 데이터 관리 기준이 동반되지 않으면 신뢰 개선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관점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실용적인 함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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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과 지자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파일럿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그러나 미국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기술 상용화 과정에서 안전성과 데이터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지 않으면 소비자 수용, 보험·책임 규정, 도심 교통 운영 시스템 등 사회 인프라 전반에 걸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어린이·노약자 수송, 좁은 도심 혼잡 구간 대응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많아 미국보다 더 촘촘한 신뢰 보완 장치가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상용화 전략과 정책 방향에 던지는 과제
정책적 함의는 세 방향으로 정리된다. 규제기관은 제조사에 요구하는 안전성 공개 범위와 표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소비자가 실제로 요구하는 상황별 성능 지표와 통계를 규제 문서에 반영하는 것이 J.D. Power 분석의 핵심 시사점이다. 또한 데이터 보호와 이용에 관한 명확한 법적 기준 및 소비자 고지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
78%의 응답자가 데이터 정책을 구매 결정의 요소로 본다면, 이는 시장 형성의 전제 조건이지 부수 사항이 아니다. 초기 상용화는 저위험 영역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각 단계별 성능과 사고 통계를 의무적으로 공개하여 신뢰를 점진적으로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규제가 과도하면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규제와 신뢰 구축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명확한 규제는 오히려 소비자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장기적 수요를 창출한다. 미국의 36점이라는 낮은 신뢰도 수치는 기술 기업과 규제당국 모두에게 동일한 과제를 제시한다.
소비자 신뢰를 측정 가능한 지표로 관리하고, 그 개선 속도를 기술 개발 속도만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J.D. Power가 2026년 7월 공개한 조사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전반적 신뢰도는 36점이었다. 개인 안전(60%), 비상 대처(58%), 악천후·혼잡 구간 성능(51%)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데이터 보안 우려는 64%에 달했다.
2025년 기준 미국 운전자의 61%가 자율주행차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수치까지 더하면, 기술적 완성뿐 아니라 투명성·규제·단계적 상용화 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자율주행차의 사회적 수용이 지연될 수밖에 없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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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자율주행의 편익을 실제로 확보하려면, 어떤 안전 기준과 데이터 정책을 먼저 세울 것인지 지금 결정해야 한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자율주행차의 안전 통계를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
A. 현재 미국에서는 J.D. Power(2026년 기준)와 같은 시장조사 기관이나 일부 제조사의 공개 보고서를 통해 안전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기관·기업마다 제공하는 지표와 범위가 달라 소비자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정부나 표준화 기구가 상황별 제동 성공률, 비상 대응 시간 등 공통 지표를 마련해 공개하면 소비자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진다. 한국에서도 국토교통부나 자율주행 관련 전담 기구가 표준 지표를 설정해 공개할 경우 실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Q. 데이터 보안 우려가 큰데 소비자는 구매 전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하나?
A. 우선 제조사·서비스 제공자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보관·처리하는지를 제품 설명서와 서비스 이용약관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Demand Local의 2026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가 데이터 보호 정책을 구매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힌 만큼, 투명한 사전 고지 여부와 제3자 감사 보고서 유무를 체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장기적으로는 법적 인증 제도와 표준 약관이 정비되면 소비자가 비교·선택하는 과정이 한층 수월해진다.
Q. 한국에서 자율주행 상용화가 본격화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A. 미국 사례가 보여 주듯, 기술 완성도 외에 안전성 공개 기준, 데이터 보호 법제, 단계별 성과 공개 체계가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특히 어린이·노약자 수송처럼 사회적 민감도가 높은 시나리오에서의 성능 검증이 선행되어야 대중 수용이 가능하다. 규제 당국이 제조사와 공동으로 단계별 안전 지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정기 공개하는 방식이 신뢰 구축의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