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그리는 시니어 일자리 지도

지역에서 출발한 '일자리의 재설계' 사례들

고령 인력을 경제적·사회적 자원으로 전환하는 조건

정책적 지원의 방향과 민간의 역할

지역에서 출발한 '일자리의 재설계' 사례들

 

경상북도는 고용노동부 주관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2026년 사회적기업 육성 우수자치단체 최우수상을 받았다. 단순한 상장 수여가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이 시니어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는지에 대한 재현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필자는 이 사례를 토대로 우리 사회가 고령 인력 문제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 묻고자 한다. 핵심 주장은 분명하다.

 

사회적기업은 시니어 일자리 문제의 '임시 처방'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돌봄 체계를 동시에 재편하는 구조적 해법으로 기능할 수 있다.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202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천 명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노동 참여 증가가 아니라, 노인 빈곤과 생계 지속의 필요성이 노동시장으로 이들을 다시 불러들인 현실을 포함한다.

 

동시에 경상북도의 발표(2026년)에 따르면 도내 사회적기업의 매출은 5,500억 원, 상근 근로자 수는 4,300여 명에 이르렀으며, 취약계층 고용률은 54%로 2,277명을 기록했다(복지뉴스·CTN 보도, 2026년). 이 수치들은 시니어 일자리가 단순한 고용 확대를 넘어 지역경제와 돌봄 체계와 연결되는 복합적 과제임을 보여 준다. 지역 사례는 구체적이다.

 

상주시의 상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주민 중심 1차 의료 모델인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간호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령층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조합 관계자는 "집으로 찾아가는 의료·간호 서비스가 고령 주민의 삶과 일자리를 동시에 바꿨다"고 말했다. 이 모델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에게 필수적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내 고령 인력과 전문 인력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했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요구되는 상담 역량, 이동 보조, 기초 건강 체크 등은 고령 인력의 생애 경험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특히 농촌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경북의 지역적 특성상, 이 모델이 확산될 경우 돌봄 공백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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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는 ㈜향기내는사람들이 장애인 바리스타 150여 명을 직접 고용한 사례가 있다. 이 기업은 체계적 교육과 훈련 과정을 통해 직무 수행 능력을 확보했고, 그 결과 취약계층의 지속적 고용이 가능해졌다고 보고했다.

 

㈜향기내는사람들 대표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장애인 바리스타들의 고용을 안정적으로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 사례는 단순 고용이 아니라 직무 재설계와 훈련, 업무 환경 개선이 병행될 때 성과가 나온다는 점을 보여 준다. 고령 인력과 장애인 등 다양한 취약계층이 함께 배치될 때 시너지와 관리상의 어려움이 공존한다는 사실 역시 드러난다.

 

 

고령 인력을 경제적·사회적 자원으로 전환하는 조건

 

사회적기업의 강점은 경험과 신뢰를 실질적 자원으로 전환한다는 점이다. 고령 인력의 장기간 축적된 지식과 지역 네트워크는 고객 응대, 상담, 전수(傳授)형 직무 등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경상북도의 사회적기업 지원 전략사업은 이 점을 겨냥해 돌봄 체계 구축과 취약계층 일자리 원스톱 지원을 병행했고,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경상북도 발표, 2026년).

 

이러한 접근은 노동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구조적 난제도 여전하다.

 

고령 인력은 건강 상태의 변화, 가사·돌봄 의무, 재교육 필요성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 적응 난도가 높다. 일자리 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사회적기업이 이 문제의 일부를 완화해 왔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전환을 위해서는 재교육 체계, 탄력적 근로시간, 건강관리 지원 등 다층적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울시복지재단의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고령층을 포함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사례로, 지자체와 공공재원 연계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서울시복지재단 자료, 2025년). 예상되는 반론은 두 가지다. 첫째, 사회적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규모가 작고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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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고령자 고용 확대가 노동시장 전체의 세대 간 경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첫 번째 반론에 대해서는 경상북도의 통계가 실질적 답을 준다. 매출 5,500억 원, 상근 근로자 4,300여 명, 취약계층 고용률 54%(2,277명)라는 수치는, 사회적기업이 지역 경제 안에서 유의미한 고용 공급원으로 기능했음을 입증한다(경상북도 발표, 2026년).

 

두 번째 반론에 대해서는 고령 인력의 고용 증대가 반드시 청년층의 일자리를 잠식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시니어 일자리는 전수·멘토링, 돌봄, 소매·서비스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며, 이들 업무는 생애 경험 기반의 전문성과 지역 신뢰가 핵심이다. 재분배 정책과 직무 재설계, 세대 간 협업 모델을 함께 추진하면 충돌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정책적 지원의 방향과 민간의 역할

 

그렇다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첫째, 사회적기업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직무 재훈련)과 건강관리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지역 단위의 수요 분석에 기반한 직무 설계가 필요하다. 상주시 사례처럼 지역의 의료·복지 수요를 파악하고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이 재현 가능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셋째, 사회적기업과 지자체, 공공재원이 연계된 장기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경상북도의 사업비 지원 사례는 초석이지만,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성과 기반 재원 배분, 고용 유지 인센티브, 교육 예산 보강이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 시니어 일자리는 더 이상 임시적 처방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경제를 재편하는 주요 축으로 다뤄야 한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고령 인력의 경험을 사회적 자원으로 전환하면 노인 빈곤 완화뿐 아니라 돌봄 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단순한 고용 확대보다 더 큰 가치가 여기에 있다. 정책은 이 가치를 기준으로 재편되어야 하며, 민간은 이를 실현할 설계와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끝으로 묻고자 한다. 우리는 고령 인력을 어떻게 시민의 경험과 역량으로 전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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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모델을 단발성 성공 사례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제도와 재원으로 확장해 지역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지도로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은 곧 우리 사회의 고령화 대응력과 사회적 연대의 깊이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FAQ

 

Q. 일반 시민이 시니어 일자리 확대에 직접 참여할 방법은 무엇인가

 

A. 지역 기반 사회적기업의 서비스에 수요자로 참여하거나 자원봉사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지역 자치단체의 공청회나 사업설명회에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면 제도 설계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기업의 채용 연계 교육 프로그램에 후원하거나 멘토로 참여하는 것도 재교육 자원을 확충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다. 이러한 활동은 현장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기업의 안정적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Q. 사회적기업 중심의 시니어 일자리가 청년층 일자리를 침해할 위험은 어떻게 줄일 수 있나

 

A. 직무의 성격을 세분화해 세대 간 보완적 역할을 설계하면 충돌을 줄일 수 있다. 고령 인력은 멘토링·상담·지역 네트워크 중심 역할에 배치하고, 청년층은 기술·디지털 업무를 맡도록 역할을 재분배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재교육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적응을 돕는다. 정책적으로는 성과 기반 지원과 세대 통합형 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Q. 정책 입안자는 무엇을 우선 개편해야 하나

 

A. 재교육(직업훈련)과 건강관리 지원을 결합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법적·재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장기적·성과 기반 재원 배분 체계를 마련해 사업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 수요 조사와 직무 설계를 표준화해 경상북도나 상주시 등 우수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때 시니어 일자리의 질이 높아지고 사회적기업의 자립이 촉진된다.

 

작성 2026.07.05 06:12 수정 2026.07.0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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