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평생교육센터 대표 정해영
인류의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어떻게 오래 사는가’는 이제 ‘나를 잃지 않고 사는가’라는 생존의 화두로 이동했다. 보건의료계의 치매 관리 패러다임은 ‘발병 차단’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를 넘어, 인지적 회복력을 높여 발병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인지적 풍요(Cognitive Enrichment)’의 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6년 대한민국 정부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역시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 내에서 일상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치매 예방의 핵심 이론인 ‘코그니사이즈(Cognicise)’는 인지(Cognition)와 운동(Exercise)의 합성어로, 신체 활동에 인지 과제를 결합하여 뇌의 전두엽과 해마를 동시에 자극하는 훈련법이다. 단순 반복 운동이 뇌 건강의 기초 체력을 다진다면, 코그니사이즈는 여기에 집중력과 기억 과제를 얹어 뇌 신경 가소성을 극대화한다.
◆인지운동은 지식전달이 아닌 자신감 향상의 과정
교육 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르신들의 변화는 과학적 근거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 코그니사이즈를 처음 도입하면 어르신들은 낯설고 어려운 과제 앞에서 잠시 주춤하거나 버벅대기 일쑤다. 하지만 ‘실패해도 괜찮다’는 격려와 함께 두세 번 반복을 거듭하면, 거짓말처럼 동작과 인지가 하나로 엮이며 어르신들은 곧잘 따라오신다. 난이도 있는 과제를 반복하며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는 순간,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돈다. 이는 신체와 뇌가 동시에 움직이며 만드는 긍정적 변화이며, 인지 운동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하는 과정임을 매번 실감한다.
◆숫자 거꾸로 세면서 걷기
'코그니사이즈(Cognicise)'는 근육과 뇌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과제훈련이다. 걷거나 뛰는 등의 신체 활동을 하면서 인지 과제를 수행해 뇌 활동을 극대화하는 활동을 말한다. 걸으면서 숫자를 거꾸로 세거나, 알파벳을 외우는 도중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면 뇌와 신체의 협응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걸음 수가 3의 배수나 특정 숫자일 때 박수를 치거나 다른 운동을 하면서 언어 퍼즐을 푸는 등의 활동을 매일 하면 두뇌 신경망이 고루 자극돼 인지 기능이 뒤처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벽잡고 한 발 서기가 있다.
한쪽 발로 벽을잡고 안전을 위하여 5초 동안 서 있지 못한다면 인지 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메이요클리닉 켄톤 카우프만에 의하면, 한 발로 균형을 잡으려면 근력과 유연성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신체의 움직임과 관련한 체감각계의 정보를 뇌에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다만 관절의 무리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방법으로 실행한다.숫자를 거꾸로 혹은 10단위씩 더해서 생각하면서 걷거나 간단한 박수를 치는 행위도 가능한다.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적
최근 연구 동향은 이러한 다중 영역 결합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2025년 12월 ‘물리치료재활과학(Physical Therapy Rehabilitation Science)’에 게재된 필라테스 기반 코그니사이즈 연구는 인지-운동 복합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인지 기능 개선에 탁월함을 입증했다. 또한, 2025년 3월 ‘뉴런(Neuron)’ 지는 유산소 운동과 인지 자극을 결합한 복합 중재가 기억력 통합에 더 큰 향상을 가져온다는 점을 시사했다.
국내 정책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다. 2026년부터 치매안심센터는 검사 중심에서 벗어나,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연계된 생활 밀착형 통합 인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예방 교육이 더 이상 분절적이지 않고 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의 힘’이다. ‘랜싯(Lancet)’ 지의 연구는 치매 예방의 가장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사회적 고립 탈피와 커뮤니티 활동 참여를 꼽았다. 코그니사이즈 역시 현장에서 이웃과 웃음을 나누며 실천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
결국 진정한 ‘치매 없는 노후’는 정교한 의학적 관리와 더불어, 일상에서 전두엽을 즐겁게 혹사시키는 코그니사이즈 실천과 사회적 교류라는 ‘자극 축적’ 습관에 달려 있다. 현장에서 몸·말·마음을 통합적으로 쓰는 교육을 진행하며 확신하는 것은, 우리 뇌는 멈추지 않는 한 언제나 새로운 회로를 연결하며 삶을 지켜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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