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흑돈’ 보급 확대, 정책 방향은 여전히 공백

농촌진흥청, 흑돼지 ‘우리흑돈’ 보급 늘렸지만 비계 과다·가격 부담 논란에 대한 대책은 없다

 

농촌진흥청이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흑돼지 품종 ‘우리흑돈’을 올해 300마리 보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규모로, 지자체와 종돈장, 인공수정센터, 농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비계가 지나치게 많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일반 돼지고기보다 비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흑돈’은 재래돼지의 풍미와 두록 품종의 생산성을 결합해 개발된 품종으로, 토종돼지로 인정받으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육즙이 풍부하고 고소하다”고 평가하지만, 더 많은 소비자들은 “비계가 두껍고 느끼하다”, “가격이 비싸 부담스럽다”는 불만을 나타낸다. 실제로 언론에서는 “15만 원짜리 비계”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고급 흑돼지로 판매되었지만 정작 고기보다 비계가 대부분이라는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청은 수요 증가만을 강조하며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비계 과다와 가격 부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대책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불호가 분명한 현재의 ‘비싼 비계’ 이미지를 프리미엄 전략으로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 불만을 반영해 비계 함량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조차 없다.

 

이는 단순히 보급 마릿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흑돼지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오히려 소비자 불만을 키울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정책 공백으로 지적된다.

 

국내 흑돼지 산업이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비계 함량 조절, 품질 관리 강화, 가격 경쟁력 확보, 소비자 맞춤형 전략 같은 개선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수요 증가”라는 수치만 내세우는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

작성 2026.07.02 21:03 수정 2026.07.0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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