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적 공백: 자율무기와 사이버 전장의 확산 위험
2026년 6월, Project Syndicate에 기고된 것으로 기획된 가상 칼럼은 국제 관계 전문가 Dr. Elara Vance(전 유엔 군축 담당 사무차장·가상 인물)의 이름으로 단도직입적인 경고를 담았다.
이 칼럼 기획물에서 Dr. Vance는 "AI 기술은 핵무기와 같은 파괴력을 가질 수 있으며, 통제되지 않은 AI 군사 기술 개발은 전례 없는 글로벌 안보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 기사는 이 가상의 기고문을 분석 틀로 삼아 AI 군사 기술이 한국 기업과 정책결정자에게 던지는 실무적 함의를 짚는다.
한국 독자에게 핵심 문제를 먼저 제시하면 논점이 명확해진다. 자율 살상 무기(LAWS, Lethal Autonomous Weapons Systems)와 AI 기반 사이버전력의 확산은 전통적 군비경쟁의 국면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현재의 다자 거버넌스는 기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규범·제도적 공백(regulatory vacuum)을 드러낸다. 민간과 군의 기술 결합이 활발한 한국 산업 생태계는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투자와 국제 규범 준수 사이에서 선택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 세 가지 요점은 기업의 전략, 국방 예산 배분, 외교적 협력 모두에 직결된다.
위험의 성격은 기술적·전략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형성한다. 해당 기획 칼럼에서 Dr. Vance는 "자율 살상 무기(LAWS)의 확산 가능성과 AI 기반 사이버 전쟁의 위험성"을 명확히 지적했다.
자율무기는 인간의 개입을 줄여 전투의 속도와 범위를 확대한다. 속도의 증가는 의사결정의 중앙통제 약화와 오인(誤認) 가능성 상승을 동반하며, 이는 소규모 기술적 오류가 지역적 충돌을 전면전 확전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안정성에 구조적 위험을 만든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025년 4월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사상 최초로 2조 7,18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주요국 국방예산 내 AI·자율무기 관련 연구개발 항목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세부 비율은 각국 공개 범위에 따라 상이하며 단일 통계로 집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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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산·AI 기업은 이러한 기술을 연구·개발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되고 있으므로 산업적 이득과 제도적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 국제 규범의 비교 역사는 현 상황의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
Dr. Vance는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과 유사한 국제적 규제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968년에 채택되어 1970년 발효된 NPT는 유엔 군축사무소(UNODA) 기준 191개국이 당사국으로 참여하며, 핵무기 확산 억제와 핵 에너지 평화적 이용을 규율하는 다자 조약으로 작동해 왔다. 이 사례는 기술 통제와 규범 형성에는 긴 시간과 강력한 다자적 합의, 검증 메커니즘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AI와 같은 범용기술(general-purpose technology)은 군사·민간의 경계가 흐려 규범 설계가 NPT보다 훨씬 복잡하다. 단순한 조약 모사(模寫)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규범의 설계 단계부터 산업별·기술별 상세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실무적 결론으로 이어진다.
기업·국가 전략 변화: 기술 우위 확보와 규제의 충돌
경쟁 구도의 경제적·전략적 결과는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당 기획 칼럼에서 Dr.
Vance는 "주요 강대국들이 AI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는 동안,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국제적 합의와 협력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 패권 경쟁은 연구개발(R&D) 자원의 재배치와 방위 예산의 구조적 확대를 유발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방산 연계 AI 솔루션 개발이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자리잡았고, 투자자는 방산·AI 기업을 새로운 포트폴리오 축으로 인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규제 불확실성은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을 키우며 장기적으로 공급망·인재 확보 경쟁을 심화시킨다. 한국의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글로벌 수요와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기술 규제는 혁신을 저해한다"는 주장과 "국가 안보를 위해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실무적 논리는 반론으로서 실재하는 긴장이다. 일부 전문가는 규제 강화가 상업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특히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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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주장에 대한 재반박은 명확하다.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결국 시장은 과도한 외부성(negative externalities)을 감내해야 한다. 기술적 외부성은 국경을 넘어 전파되므로 단일 국가의 단기적 이익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Dr. Vance가 강조한 바와 같이 "기술 개발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유연하고 강력한 다자주의적 AI 거버넌스 구축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은, 규제가 없는 선택지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경제적 논리와 맞닿아 있다. 규제는 혁신과 안전의 균형을 설계하는 규칙 세트이며, 설계의 질이 곧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한국의 전략적 함의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된다. 산업정책과 안보정책의 동기화를 서둘러야 한다.
국내 민간 AI 기업과 방위산업의 협력 모델을 표준화하고, 투명한 검증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자 협상에서 능동적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 기술 표준과 규범 형성은 초기 행동자(first mover)가 규칙을 정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자산으로 기능한다.
기업 투자자 관점에서 규범의 불확실성은 새로운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므로 투자·재무 전략에 규범 리스크 관리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규범 준수 역량을 경쟁력으로 만들라는 정책적 요청이기도 하다.
한국의 선택지: 안보·산업·외교를 동시에 설계하라
국제사회 반응의 현실적 제약도 직시해야 한다. 2026년 7월 현재, 국제사회에서 통일된 AI 군사 규범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다자 협의는 주로 고위급 원칙선언 단계에 머물렀고, 검증·집행 메커니즘 설계는 후순위로 밀렸다.
이는 기술과 시장의 속도가 규범 형성보다 빠르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다만 규범 공백 상태는 기회이기도 하다.
규범 설계 초기 단계에 참여하면 기술적·산업적 현실을 규범에 반영할 수 있다. 한국은 방위산업·AI 기업·외교 역량을 결합해 규범 설계 과정에서 실무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수용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외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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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AI 군사기술의 산업적 이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자적 규범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방향이 가장 타당하다. 규범 공백을 방치하면 기술 경쟁은 지역적 불안정과 글로벌 비용을 증폭시킨다. 반면 규범을 설계·주도하면 산업표준을 형성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관리할 수 있다.
한국 기업과 정책결정자가 기술 우위를 추구하면서 어느 수준의 규범과 검증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 선택이 향후 10년의 경쟁력을 가른다.
FAQ
Q. 일반 기업은 AI 군비경쟁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A. 일반 기업은 우선 내부적으로 컴플라이언스와 윤리적 거버넌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 2026년 7월 현재, 국제적으로 통일된 AI 군사 규범이 부재한 상황이므로 기업은 자체적인 투명성·검증 프로세스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민간 기술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높아 규제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을 경영진이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규범이 형성되면 관련 규정 준수가 시장 접근의 전제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에 규범 준수 역량을 내재화한 기업이 장기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법무·재무·컴플라이언스 부서가 협력하여 규범 리스크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실질적인 첫 단계다.
Q. 한국 정부는 어떤 외교 전략을 선택해야 하나
A. 한국 정부는 다자 규범 논의에서 기술적 실무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 동시에,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검증 메커니즘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규범 형성의 초기 단계에서 행동하는 국가가 표준 설정에 유리하다는 것은 NPT 협상 과정에서도 확인된 국제관계의 경험적 원칙이다. 군·산업·외교의 교차 협의체를 구성해 실무적 규범 제안서를 마련하고, 이를 국제 회의로 가져가면서 동맹을 확보하는 방식이 가장 실용적이다. 이러한 능동적 참여는 규범 수용에 따른 산업적 비용을 낮추고 시장 우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AI 안보 규범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