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보다 기억되는 것은?

광주고와 배제고의 고교야구 문제의 응원구호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를 응원 구호로 선택했을까?

승리했지만 스포츠맨십도 스스로의 존엄성도 잃었다.

 

승리보다 먼저 잃어버린 것

지남 6월 30일 열린 고교야구 경기에서 나온 응원 구호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상대 지역의 역사적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이후 사과와 조사, 징계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사건 자체보다 오래 남는 것은 언제나 질문이다.

 

왜 그런 말이 응원이 되었을까?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를 외치는 구호를 선택했을까?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할 수도 있고, 법적 책임을 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떠 오른 것은 조금 다른 질문이었다. 우리는 경쟁을 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법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서로에 대한 감각과 존중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경쟁은 성장의 힘이 되기도 한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이기는 것이 과정보다 더 중요해진 것은 아닐까? 결과를 향한 열정은 커졌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번 응원 구호를 선택한 사건을 보며 지켜야할 것을 잃어버린 승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상대를 자극하는 말이 응원으로 받아들여지고, 논란 자체가 관심이 되는 문화는 언제부터 자연스러워졌을까?

 

스포츠에는 규칙이 있다. 그러나 스포츠맨십은 규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심판이 제지하는 상황도 있고, 그렇지않은 상황도 있다. 심판이 제지하지 않았다고 해도 모두 괜찮은 행동이 되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있어야 경기가 성립하고, 상대를 존중할 때 승패 역시 의미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사회를 보며 자란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큼이나 어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세상을 익힌다. 그렇다면 이번 일을 보며 아이들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일상에서 보여 주는 경쟁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대한민국은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경쟁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힘이었다. 하지만 경쟁이 강할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감각인지도 모른다. 성취를 향해 달리는 속도만큼, 함께 살아가는 방식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군가는 더욱 촘촘한 법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보다 앞서 있는 질문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은 무엇을 이기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그 승리를 위해 무엇까지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는 거창한 선언보다도, 운동장에서 던지는 한마디, 일상에서 건네는 한마디에 더 잘 드러난다.

 

어제 경기에서 잠시 멈춘 것은 경기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 장면은 우리가 경쟁과 존중 사이에서 무엇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으로 남았다.

작성 2026.07.02 00:30 수정 2026.07.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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