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EV가 '움직이는 ESS'가 된다면

연구 개요와 핵심 결론

경제성·전력망 영향·운영 변수의 균형

한국 적용의 기회와 현실적 한계

연구 개요와 핵심 결론

 

2026년 1월 IET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20권 1호에 게재된 Y. An, E. Lee, J. Lee의 논문 'An Optimisation Framework for Shared Autonomous Electric Vehicles as Mobile Energy Storage Systems'는 공유 자율 전기차(SAEV)를 모바일 에너지 저장 시스템(MESS)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이 논문은 SAEV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전력망에 유휴 시간에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운행 스케줄링, 충전·방전 전략,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을 통합해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 주장이다. 연구는 도시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발전이라는 두 축에서 출발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SAEV가 유휴 시간 동안 전력망에 연결되어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공급하는 MESS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이 표현은 SAEV를 단순 이동수단에서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 재정의하는 학술적 선언에 해당한다. 논문은 전력망 안정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완화, 피크 시간대 비용 절감이라는 잠재적 효과를 제시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화 모델을 수학적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근거는 시스템 수준의 경제성 분석이다. 연구는 SAEV 시스템의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량 대수, 배터리 용량, 충전 인프라 위치 등의 운영 변수를 최적으로 조정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에너지 시장가 변동을 반영하여 언제 충전하고 언제 방전할지를 결정한다.

 

적절한 스케줄링과 충방전 전략이 맞물리면 피크 시간대의 전력 수요를 완화하고 전력비용을 낮출 수 있음을 수치로 보여준 것이다. 전력망 운영자와 차량 운영자가 서로 다른 인센티브를 가질 때에도 조정 가능한 설계라는 점에서, 이 모델의 실용 가치는 단순한 이론 제안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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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근거는 전력망 안정성 측면이다. 논문은 SAEV가 분산형 에너지 저장소로 작동할 경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 가져오는 공급 불안정을 상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히 변동할 때 SAEV의 집합적 방전은 지역 전력망에 즉각적인 보완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점은 전력망의 빈번한 주파수 변동이나 지역적 정전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분산형 디스패처블 리소스(dispatchable resource)가 증가할수록 시스템 전체의 회복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했다.

 

경제성·전력망 영향·운영 변수의 균형

 

세 번째 근거는 운영 변수의 통합적 고려다. 연구는 단일 요소가 아닌 복수 변수의 상호작용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차량의 가동률과 유휴 시간, 배터리의 잔존가치(배터리 열화비용), 충전 인프라의 지리적 배치, 에너지 시장의 가격 신호를 동시에 고려해 최적화를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기술적 가능성 확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경제적 인센티브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SAEV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가능성을 탐색했다고 밝혔다. 네 번째 근거는 스마트시티 관점에서의 통합성이다. 논문은 미래 스마트시티에서 모빌리티와 에너지가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학술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기술했다.

 

도시계획(교통·에너지) 담당자와 자동차 제조사, 에너지 공급자가 협력하면 SAEV를 통한 MESS는 실험적 개념을 넘어 상용화 가능한 운영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의 전략적 배치와 규제·정책적 지원이 이 전환의 전제 조건으로 함께 제시되었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첫째, 차량 배터리를 잦은 충방전에 노출하면 배터리 수명 저하를 초래해 전체 비용이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논문은 배터리 열화 비용을 최적화 모델에 반영해 충방전 횟수와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총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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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SAEV가 실제로 대규모 전력공급자 역할을 하려면 충전 인프라와 통신·제어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연구는 충전 인프라의 위치 최적화와 차량 대수 배분을 통해 필요한 인프라 규모를 설계 단계에서 최소화할 수 있음을 보였다.

 

셋째, 운행 서비스 품질(QoS)이 떨어져 승객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운행 스케줄링 단계에서 승객 수요를 우선으로 보장하는 제약 조건을 모델에 포함시켜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 적용의 기회와 현실적 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명확하다. 논문은 모델 기반의 시뮬레이션과 이론적 분석을 주로 제시했을 뿐, 대규모 실증 데이터에 기반한 장기적 검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저자들 스스로 인정했다.

 

또한 한국과 같이 도심 밀집·주차 패턴이 다른 국가에서는 동일한 최적화 결과가 도출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에너지 시장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 차량 운영비용, 규제 환경이 달라지면 모델의 파라미터와 결론도 달라진다.

 

한국 적용을 검토할 때에는 국내 전력시장 규칙과 충전 인프라 현실을 반영한 별도의 후속 연구가 필수적이다. 한국 독자 입장에서 주목할 지점은 세 가지다.

 

SAEV를 MESS로 활용하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연계해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다. 자동차 제조사와 모빌리티 사업자, 에너지 기업이 협업하면 전력 판매나 수요반응 서비스 같은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다.

 

이를 실현하려면 정책적 인센티브와 규제 정비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세 번째다. 연구진의 제안은 기술적 가능성을 수학적으로 입증했지만, 상용화는 정책과 시장 구조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필자는 이 연구를 통해 SAEV가 도시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될 여지가 실질적으로 커졌다고 판단한다. 다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투자, 배터리 수명 관리, 요금·보상 체계 설계라는 세 가지 과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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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력시장과 도시 환경을 반영한 후속 실증연구와 파일럿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도심에서 공유 자율 전기차가 실제로 전력망의 한 축으로 기능하려면 무엇을 먼저 바꿔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정책 입안자와 산업계가 구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SAEV가 MESS로 활용될 때 어떤 혜택을 기대할 수 있나?

 

A. Y. An 외 연구진의 2026년 논문이 수치로 제시한 결론에 따르면, SAEV의 집합적 충방전은 전력비용 절감과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배터리 제공에 따른 보상 체계가 마련되면 차량 소유자 또는 공유 플랫폼 이용자는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상과 배터리 열화 간의 균형이 설계 단계에서 정교하게 맞춰져야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진다. 서비스 이용 품질 저하 없이 에너지 서비스가 병행되려면 운행 스케줄링 모델이 승객 수요를 우선 순위로 처리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결국 소비자 혜택의 크기는 국내 에너지 요금 체계와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달려 있다.

 

Q. 국내에서 이 개념을 실증하려면 어떤 기관들이 참여해야 하나?

 

A. 실증에는 자동차 제조사 및 모빌리티 운영사, 전력공급 사업자(공급·송배전 담당),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각 주체의 역할은 차량 운영·데이터 제공, 전력계통 연계, 인프라 설치·허가, 모델 검증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특히 전력시장 규정과 보상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전력당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현행 전기사업법과 분산자원 관련 규정에 대한 사전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실증은 소규모 파일럿에서 시작해 데이터를 축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IET 논문이 제시한 최적화 모델을 국내 데이터로 재보정하는 작업이 파일럿의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작성 2026.06.25 06:33 수정 2026.06.2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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