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암부터 담도암까지: 임상현장에서 제시된 치료 전략들
2026년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에서 한국 연구진이 발표한 다수의 임상 연구 성과가 국제 무대에서 가시적 근거를 제시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를 중심으로 한 국내 다기관 연구들이 전이성 대장암, 위암, 림프종, 담도암, 중추신경계(CNS)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적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핵심은 국내 연구진이 2상·다기관 무작위 연구를 통해 현실적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번 발표는 환자군의 실제 치료 선택지에 영향을 줄 근거를 공급했다. KCSG CO21-21, ATTRACTION-6, HERBOT, VT-EBV-N 등 연구명이 학회 초록에 포함되어 발표되었다. 임상 현장에서의 치료 순서와 1차·2차 치료 선택의 현실적 근거 부족은 오랜 과제였다.
전이성 대장암 분야에서는 연세암병원 김한상·안중배 교수팀의 KCSG CO21-21 연구가 2차 치료에서 아플리버셉트와 FOLFIRI 병용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는 점이 중요한 사례로 제시되었다. 연구팀은 1차 치료에서 베바시주맙(bevacizumab) 또는 세툭시맙(cetuximab)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유사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혈액 단백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치료 반응 및 예후 예측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여 정밀의료 적용의 실마리를 더했다.
연세암병원 김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1차 치료 약제 선택과 무관하게 2차 치료로서 아플리버셉트 병용이 임상적으로 유효함을 시사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언은 실제 임상에서 2차 치료 전환 시 의사결정에 직접적 근거로 작용했다. 면역치료와 표적치료의 병용 전략이 1차 치료 단계로 전진할 수 있는지도 이번 학회의 핵심 쟁점이었다.
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의 ATTRACTION-6 관련 발표는 HER2 음성 진행성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1차 치료에서 니볼루맙(nivolumab), 이필리무맙(ipilimumab)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의 일부 지표에서 긍정적 경향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오도연 교수는 "병용요법이 일부 환자군에서 반응지표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하며, 이는 1차 치료 설계에서 면역치료의 조기 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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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발표 문헌은 장기생존 지표의 확정적 개선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 사례는 면역치료 병용을 둘러싼 근거 축적 과정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희귀·난치성 영역에서의 신약·세포치료 연구도 이번 학회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여의도성모병원 전영우 교수는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 EBV 특이 T세포 치료제 VT-EBV-N의 무작위 2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영우 교수는 "VT-EBV-N 투여군에서 무질병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바이러스 관련 종양에서 면역세포 치료가 재발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분당차병원 김정선·서울대병원 김태민 교수팀은 재발·불응성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에서 티슬렐리주맙(tislelizumab)과 페메트렉시드(pemetrexed) 병용의 높은 반응률과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보고했다. 연구팀은 순환종양DNA(ctDNA)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치료반응 모니터링과 정밀의료 적용 가능성도 함께 탐색했다.
다기관 연구의 확장성과 정밀의료 바탕의 근거 축적
표적치료를 1차 치료로 끌어오는 시도 역시 이번 ASCO에서 구체적 데이터를 얻었다. 연세암병원 이충근 교수가 발표한 KCSG HERBOT 연구는 HER2 양성 진행성 담도암 1차 치료에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니볼루맙,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병용한 4제 요법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충근 교수는 "HER2 표적치료를 초기에 적용함으로써 반응률과 치료전환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히며, 1차 치료 단계에서 표적치료 병용의 임상적 신뢰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강조했다.
이 발표는 표적치료 적용 시점에 관한 임상 설계 논의에 실질적 데이터를 공급했다. 다만 연구는 추가 추적관찰을 통해 장기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연구의 조직적 역량과 국제적 경쟁력에 대한 평가도 이번 학회를 계기로 재조명되었다.
KCSG를 중심으로 한 다기관 연계 연구가 ASCO 2026에서 다수 발표된 점은 협력 임상연구의 규모화·표준화가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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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SG 관련 발표는 단일기관 소규모 파일럿을 넘어 다기관 무작위·2상 설계의 결과를 포함했다. 다기관 연구는 환자 모집 속도와 데이터 신뢰도를 동시에 높이는 장점을 갖는다는 점이 이번 발표를 통해 재확인되었다. 이러한 조직화는 글로벌 제약사 주도의 대형 임상과 다른 축으로 작동하며, 국내 환자 접근성 개선과 신약 개발 주도권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몇 가지 예상되는 회의적 시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부 연구는 임상적 유의성의 확인을 위해 더 큰 표본수와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 점에 대해 연세암병원 안중배 교수는 "초기 다기관 연구의 결과는 방향성을 제시하지만, 확정적 지표는 추가 대규모 연구에서 검증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약·세포치료의 상용화 비용과 환자 접근성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비용 문제가 실제 치료 도입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번 발표들은 치료효과와 안전성의 근거를 쌓음으로써 보험급여·임상가이드라인 논의의 기초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사회·의료체계에 미칠 파급효과와 향후 과제
한국 의료체계와 사회에 미칠 영향은 구체적이다. 다기관 근거 축적은 국내 임상진료지침의 근거 레벨을 상향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향후 급여 결정과 병원별 표준치료 방침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환자 측면에서는 선택 가능한 치료옵션 확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
EBV 양성 림프종에서 VT-EBV-N의 재발 예방 가능성 제시는 재발 위험군 환자의 치료계획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K-바이오 기업과 병원 기반 연구협력이 강화되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국내 주도적 확장이 기대된다.
다만 비용·접근성 문제는 정책적 보완 없이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다수의 대형 제약사가 대규모 3상 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학병원과 KCSG 같은 협의체를 중심으로 2상·다기관 연구를 통해 현실적 치료전략을 먼저 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접근은 빠른 실용적 근거 제시와 환자 모집의 장점을 가지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파트너와 공동개발을 모색할 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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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김한상 교수의 발표와 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의 발표는 각각 임상적 적용 가능성과 병용요법의 초기 신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비교 분석의 핵심 사례로 남는다. ASCO 2026에서 제시된 한국 연구진의 성과는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실무적 근거를 제공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학회 발표를 넘어 국내 임상진료와 정책 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확정적 결론을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시험과 장기 추적, 비용-효과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근거 축적이 실제 환자 치료의 표준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어느 지점에서 추가 증거가 확보되어야 하는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다.
FAQ
Q. 일반 환자는 이번 ASCO 발표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A. 이번 발표는 연구 단계에서의 유효성·안전성 근거를 제시한 것이며, 모든 결과가 즉시 표준치료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특정 병용요법과 세포치료가 일부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신호를 보였다는 점이다. 환자는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병력·분자표지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참여 가능성이나 맞춤치료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 향후 보건당국의 급여 결정과 가이드라인 반영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의료기관과 정책입안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의료기관은 다기관 연구에 참여·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와 임상연구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다기관 연구가 증가하는 추세는 환자 모집 속도와 데이터 신뢰도를 함께 높이는 배경이 된다. 정책입안자는 임상적 근거가 쌓이는 과정에서 비용·급여 문제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신속심사 또는 조건부급여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 안전성·효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등록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