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CMA, '자동 옵트인' 상술에 72만 파운드 철퇴…소비자 60만 파운드 환불 명령

사전선택 금지 원칙, 왜 다시 확인됐나

벌금 72만 파운드와 환불 60만 파운드의 메시지

해외직구 시대, 한국 소비자의 체크리스트

사전선택 금지 원칙, 왜 다시 확인됐나

 

2026년 6월, 온라인 장바구니를 채우던 소비자가 결제 화면에서 잠시 멈춘다. 배송 옵션 아래 작게 놓인 상자 두 개가 이미 체크돼 있다.

 

포장을 뜯어주고 재활용까지 맡아준다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총액은 조용히 불어난다. 사용자의 손가락은 클릭하지 않았는데 비용은 올라간다. 이 장면은 디지털 상거래에서 벌어지는 소비자 권리 침해의 전형적 형태다.

 

이 장면의 뒤편에서 2024년 제정된 영국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 법(Digital Markets, Competition and Consumers Act 2024, DMCC Act)이 작동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 CMA)은 가전 유통업체 마크스 일렉트리컬(Marks Electrical)에 72만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하고, 소비자에게 총 60만 파운드를 환불하라고 명령했다.

 

핵심은 하나다. 동의 없이 자동으로 추가 서비스를 얹는 '자동 옵트인'은 법이 금지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CMA는 온라인 판매에서 사전 선택된 상자, 이른바 프리-틱(pre-ticked) 화면 설계를 명백한 위반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결정은 DMCC Act에 따른 두 번째 침해 결정임을 CMA가 공식 확인했으며, 새 법률의 집행 의지를 구체적 금액과 환불 명령으로 증명했다. CMA 발표의 구체적 발표일은 본 기사가 인용한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며, CMA 공식 채널에서 추가 확인이 가능하다.

 

사건의 사실관계는 간결하다. Marks Electrical은 가전 배송 과정에서 '오래된 가전제품 재활용'과 '포장 해제 및 재활용' 같은 부가 서비스를 기본으로 선택해 두고 요금을 부과했다. 소비자가 명시적으로 체크하지 않았는데도 비용이 포함되는 구조였다.

 

CMA는 이를 2013년 소비자 계약 규정(Consumer Contracts (Information, Cancellation and Additional Charges) Regulations 2013) 위반으로 판단했다. 규정의 핵심은 명시적 동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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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비용을 부과하려면 소비자의 적극적 선택이 먼저여야 한다. CMA는 공식 발표에서 "온라인 판매 시 사전 선택된 상자나 자동 옵트인 형태를 통해 소비자가 옵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시했다.

 

법률의 문구가 기술 설계의 편의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첫 번째 근거는 금액이 전하는 억제력이다. 72만 파운드, 원화로 약 12억 5천만 원의 제재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다.

 

더구나 피해 소비자에게 돌아갈 환불 금액이 60만 파운드(약 10억 4천만 원)에 이른다. 벌금 72만 파운드와 환불 60만 파운드라는 두 개의 숫자 조합은, 사업자에게는 설계 단계에서의 준법 감수성을, 소비자에게는 권리 회복 가능성을 각인시킨다. 금전 제재만으로 끝나지 않고 원상회복을 명령한 점에서, CMA가 소비자 피해 구제와 시장질서 회복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벌금 72만 파운드와 환불 60만 파운드의 메시지

 

두 번째 근거는 법적 원칙의 재확인이다. 2013년 소비자 계약 규정은 추가 요금에 대한 '명시적 동의' 원칙을 분명히 한다. 명시적 동의는 소비자가 추가 서비스의 존재와 가격을 인지하고, 스스로 긍정의 행동을 취했음을 뜻한다.

 

반대로 자동 옵트인은 '수동적 침묵'을 동의로 간주한다. 이 간극이야말로 소비자 권리 침해의 입구다.

 

DMCC Act의 등장으로 CMA는 이 원칙을 디지털 사용자 경험 전반에 재적용했다. CMA는 "소비자는 추가 서비스에 대해 명확한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법률 용어로 '선택권'은 단지 옵션의 존재를 말하지 않는다.

 

옵션이 실질적으로 자유롭게 행사될 수 있도록 정보가 분명하고, 기본값이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세 번째 근거는 절차 설계에서 확인된다.

 

Marks Electrical은 조기 합의로 벌금의 40%를 감경받았다. 조기 합의는 조사기관과 협력해 사실관계를 신속히 확정하고,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행정·사법 절차 비용을 줄이는 제도적 선택이다.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감경이 기업에 빠른 시정 유인을 주는 한편, 환불이 지연 없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목적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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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항소를 포기했으므로 사건은 장기 소송으로 번지지 않았고, 이는 규범의 명확성에 신호를 더했다. 조기에 수용하고 고치라는 메시지가 판결 구조 안에 내재된 것이다.

 

네 번째 근거는 디지털 상거래 현실에 대한 대응력이다. 옵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때도 있다. 문제는 기본값이다.

 

가격이 누적되는 구조에서 기본값이 유료 서비스인 순간, 정보 비대칭과 주의력 편향이 결합한다. 화면 하단의 작고 흐린 글자, 대조도가 떨어지는 선택 박스는 사용자의 피로와 결합해 묵시적 동의를 유도한다.

 

새 법률 체계 아래에서 CMA가 사전 선택을 금지한 것은 이러한 심리·디자인 요인을 법적 판단의 전면으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기업에게 요구되는 것은 서비스 자체의 철거가 아니라, 선택 과정을 투명하고 중립적으로 설계하라는 주문이다. 이 사건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직접적 시사점을 남긴다.

 

해외 쇼핑 과정에서 결제 직전의 화면 한 줄이 최종 가격을 바꾼다. 배송 옵션, 설치 지원, 포장 처리 같은 문구가 자동으로 선택돼 있다면 합리적 의심이 작동해야 한다.

 

이번 CMA 결정은 영국 시장을 겨냥했지만, 해외 사업자와 거래하는 소비자에게도 기준점이 된다. 사전 선택된 부가 서비스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고객센터에 문제를 제기하고 주문 확인서와 결제 화면의 스크린샷 같은 증빙을 보관하는 습관이 안전망이 된다.

 

영국 당국의 판단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거래 조건과 관할에 달려 있지만, '자동 옵트인'이라는 관행이 국제적으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인식은 분쟁 대응에서 유리한 근거로 기능한다.

 

해외직구 시대, 한국 소비자의 체크리스트

 

예상되는 반론도 있다. 첫째, 일부에서는 자동 재활용 같은 옵션이 소비자 편의를 높여 환경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그 취지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기본값을 '비선택'으로 두고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체크하면 된다. 편의와 환경 목표는 사전 동의 원칙과 양립한다.

 

둘째, 과징금과 환불이 과도해 기업의 서비스 혁신을 위축시킨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서비스의 존재를 제한하기보다, 설계 방식을 바로잡으라는 요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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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비용은 화면 한 줄, 체크박스의 기본 상태, 가격 표시의 선명도에 달려 있다. 셋째, 조기 합의로 벌금이 40% 감경된 점을 들어 제재의 실효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항소 포기와 신속 환불이라는 확정성과 구제의 속도는, 장기 분쟁을 통해 시간을 벌려는 전략을 차단한다. 위반 판단과 불법 방식의 금지가 명료하게 남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결정은 새 법률의 상징적 이정표이기도 하다. DMCC Act에 따른 두 번째 침해 결정이라는 사실은, 제도가 선언을 넘어 집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과징금 72만 파운드와 환불 60만 파운드라는 숫자는 단순한 제재 규모를 넘어, 가격표의 바깥에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관행에 대한 경계선을 그었다.

 

기업에게는 컴플라이언스의 구체적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체크박스는 비어 있어야 한다.

 

선택 전 정보는 명료해야 한다. 가격은 전체와 구성 항목이 동시에 읽혀야 한다. 이 세 문장은 법률가의 강의 노트가 아니라,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작업 지시서에 가까워져야 한다.

 

이 사건을 글로벌 표준의 단번 수립으로 과장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온라인 결제 화면이라는 생활의 현장에서, 법의 문장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만나는 방식이 분명해졌다는 점은 강조할 만하다.

 

낡은 방식의 판매 기법이 디지털 환경에서 새 옷을 입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관행을 퇴장시키는 작업은 규범의 엄정함과 집행의 속도가 만날 때 비로소 진전된다. 장바구니를 닫기 전, 지금 올라간 가격이 본인의 선택이 만든 결과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대신 눌러 둔 체크박스의 결과인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디지털 시대의 기본 소비자 역량이 됐다.

 

FAQ

 

Q. 해외 쇼핑에서 자동 옵트인을 어떻게 식별하고 대응해야 하나

 

A. 결제 직전 화면에서 부가 서비스 항목이 기본 선택 상태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포장 해제, 설치 보조, 재활용 같은 문구가 기본으로 체크돼 있다면 스크린샷을 남기고, 필요하지 않은 항목은 체크를 해제한 뒤 결제해야 한다. 결제 후 자동 부가 요금이 발견됐다면 주문 확인서와 화면 증빙을 첨부해 판매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1차 대응이다. 관할 규제기관의 판단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지는 거래 조건에 달려 있으나, 자동 옵트인이 국제적으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인식은 분쟁 처리에서 설득 자료로 기능한다. 거래 전 사업자의 약관과 환불 정책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Q. 영국 CMA의 이번 결정이 한국 소비자의 환불에 직접 영향을 주나

 

A. CMA 결정은 영국 내 집행 사안으로, 한국 소비자의 개별 거래에 법적 구속력을 직접 행사하지는 않는다. 다만 영국 사업자와의 거래에서 동일한 화면 설계가 적용돼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번 결정의 논리를 근거로 판매자에게 자율 환불을 요청하는 전략적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CMA 발표의 구체적 날짜는 본 기사가 인용한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나, 벌금 72만 파운드와 환불 60만 파운드라는 조치 내용은 CMA가 공식 확인한 사실이다. 해외 분쟁은 계약 조건과 관할 규정에 좌우되므로, 거래 전 약관과 환불 정책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Q. 기업은 어떤 화면 설계를 해야 법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나

 

A.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기본값의 중립성이다. 모든 부가 서비스의 체크박스는 비활성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며, 가격과 서비스 내용이 명확한 문장으로 표시되어야 한다. 전체 금액과 항목별 금액을 동시에 보여줘 소비자가 선택의 결과를 즉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제공 자체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DMCC Act와 2013년 소비자 계약 규정이 확인한 명시적 동의 원칙을 사용자 경험에 충실히 반영하라는 요구다. 준수 비용은 체크박스 기본 상태 변경과 가격 표시 명료화 수준에 그치므로, 서비스 혁신을 저해할 이유가 없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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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작성 2026.06.22 06:07 수정 2026.06.2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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