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동산 투자는 목돈이 있어야 가능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여겨졌다. 아파트나 상가를 매입하려면 수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고, 대출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의 자금으로도 부동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리츠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도 임대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호텔, 쇼핑몰, 데이터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 뒤 발생한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쉽게 말해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건물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월세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국내 리츠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투자자 중심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일반 투자자도 증권 계좌를 통해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다. 실제로 상장 리츠는 한국거래소에서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되며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직장인 김모(45) 씨는 “상가를 직접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컸지만 리츠를 통해 물류센터와 오피스빌딩에 투자하고 있다”며 “매달 월급 외에 배당금이 들어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물류센터 리츠,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리츠, 고령화 시대에 맞춘 헬스케어 시설 리츠 등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특정 산업 성장과 부동산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노승철 교수(수원대 부동산학전공)는 “리츠는 적은 자본으로도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산층과 은퇴 세대의 자산관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배당 중심 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츠 역시 투자 상품인 만큼 위험 요인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거나 공실률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보유 자산의 위치, 임차인 구성, 부채 비율, 운용사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자금을 고민하는 60대 투자자 박모 씨는 “예전에는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건물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정기적인 배당금이 노후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리츠 시장이 고령화와 배당 투자 문화 확산, 디지털 인프라 성장 등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을 직접 사지 않아도 부동산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대. 리츠는 이제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열린 새로운 부동산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