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시작한 한 번의 베팅-청소년 도박의 시작은 소속감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아이들, 도박의 문턱을 넘다

인정받고 싶고 소속되고 싶은 청소년의 심리

통제보다 관계 회복, 예방의 시작은 대화

 

최근 청소년 도박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성인들의 문제로 여겨졌던 도박이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으로 청소년들의 일상 가까이 스며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 도박의 원인을 호기심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심에서 찾는다. 

 

하지만 청소년 도박은 돈보다 친구와 어울리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박 경험 이유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58.5%)’가 가장 많았고, ‘친구와 같이 놀기 위해(32.5%)’, ‘친구·선후배의 추천(21.7%)’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기는 또래 관계가 삶의 중심이 되는 시기다. 가족보다 친구의 영향력이 커지고, 또래 집단 안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욕구도 강해진다. 문제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심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작용할 때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아이들, 도박의 문턱을 넘다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도박 자체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친구가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소개하거나, SNS를 통해 소액 내기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이나 놀이처럼 시작되지만 점차 금전이 오가는 행위로 발전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청소년들에게 친구 집단은 중요한 사회적 공간이다. 친구들이 모두 참여하는 활동에 자신만 빠지게 되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친구들도 다 하는데 문제없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한 행동에 대한 경계심을 낮춘다. 특히 청소년기는 충동 조절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또래의 영향력은 성인보다 훨씬 크게 작용한다.

 

도박에 참여하는 순간 아이들은 단순히 돈을 거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공동체 안에 머물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문제와 심리적 문제, 학업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인정받고 싶고 소속되고 싶은 청소년의 심리

 

청소년 도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심리적 욕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정 욕구와 소속감 욕구다.

청소년은 자신이 또래 집단 안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친구들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경험은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 청소년은 도박을 통해 얻은 수익이나 성공 경험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인정받고자 한다. 실제 금액의 크기보다 "대단하다", "잘했다"는 반응이 더 중요한 동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소속감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또래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친구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과정에서 위험한 행동까지 따라 하게 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도박을 단순히 비행 행동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도박 뒤에는 외로움, 낮은 자존감, 인정 욕구, 관계 불안 등 다양한 심리적 요인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동만 통제하려는 접근보다는 아이가 무엇을 얻기 위해 도박에 접근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통제보다 관계 회복, 예방의 시작은 대화

 

많은 부모는 자녀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스마트폰을 압수하거나 강한 처벌을 선택한다. 물론 위험한 행동을 중단시키는 조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청소년 도박 예방의 핵심은 관계 회복에 있다.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을수록 아이들은 위험한 상황을 경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비난과 통제 중심의 관계에서는 문제를 숨기고 거짓말을 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감시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공감하며 건강한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 긍정적인 공동체 경험은 청소년들이 위험한 또래 문화에 휩쓸리지 않도록 돕는 보호요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의 본질은 돈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친구와 함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 따라서 예방의 출발점은 도박을 하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청소년기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어디엔가 속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한 시기다. 그 욕구가 건강한 방향으로 충족될 때 아이들은 성장하지만, 잘못된 관계 속에서 충족될 때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청소년 도박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건강한 관계와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다.

 

 


 

작성 2026.06.21 00:09 수정 2026.06.21 00:11

RSS피드 기사제공처 : 에듀마인 부모저널 / 등록기자: 민정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