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권 다툼과 한국의 전략

미중 AI 경쟁과 한국의 영향

유럽연합의 기술 주권 동향과 대응

AI 주도권 경쟁에 대한 한국의 시사점

미중 AI 경쟁과 한국의 영향

 

인공지능(AI)이 21세기 경제와 안보를 재편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은 분명하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 세 축이 서로 다른 논리로 AI 패권을 나누어 가지려는 상황에서, 한국은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다자 AI 거버넌스 참여라는 두 갈래 전략을 동시에 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강대국의 접근 방식은 경제적·안보적 이해관계만큼이나 근본적으로 엇갈리고 있으며, 그 간극 속에 한국의 선택지가 놓여 있다. 미국은 AI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는 정책을 강화해 왔다.

 

그런데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크 매카시(Mark MacCarthy)가 분석한 실제 경위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 매카시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0 칩 수출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당 칩 구매를 스스로 막으며 독자적 AI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미중 기술 디커플링이 미국의 일방적 수출 통제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측의 자발적 분리 전략과 맞물려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양측이 각자의 논리로 기술 생태계를 분리하는 이 국면은, 그 사이에 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시장 불확실성으로 전이된다.

 

중국은 외교적으로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를 내세워 AI 안전과 다자 협력을 강조하며 서방의 접근 방식을 '폐쇄적이고 독점적'이라고 비판한다. 자국의 AI 기술을 세계와 공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자국 기업의 해외 기술 도입을 제한하며 독자 개발 노선을 병행한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이와 맞물려 중국발 영향력 작전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논란 등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협력의 언어와 경쟁의 실천이 공존하는 이중적 전략이다.

 

광고

광고

 

 

유럽연합의 기술 주권 동향과 대응

 

EU는 보다 체계적인 제도화 경로를 택했다. 반도체·AI·클라우드·오픈소스 등 핵심 디지털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 주권 패키지'를 제시하며 역내 디지털 자율성과 복원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소(JRC)가 발간한 보고서는 공공 행정에서의 생성형 AI(GenAI) 채택과 관련해 책임감 있고 확장 가능한 통합을 위한 정책 권고를 담았다. 기술 도입의 속도보다 제도적 안전망을 우선하는 유럽의 접근은, 단기 경쟁력보다 장기 신뢰를 앞세우는 전략으로 읽힌다. 세 강대국의 경쟁이 한국에 미치는 파장은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망의 중심에 서 있으며, 미중 양측 모두에서 전략 자산으로 인식된다.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강화될수록 한국 기업들은 공급 대상과 기술 파트너를 동시에 재조정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한다. AI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글로벌 플랫폼 종속을 줄이고 자체 모델 개발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와 민간이 각자 움직여서는 대응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공공 R&D 투자와 민간 상용화 역량이 맞물려야 실질적인 기술 자립 기반이 만들어진다.

 

 

AI 주도권 경쟁에 대한 한국의 시사점

 

AI 기술 경쟁이 국가 간 불필요한 적대감을 조성한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경쟁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경쟁의 규칙이 특정 강대국의 논리로만 짜이는 상황이다.

 

한국은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규범 형성에 참여하는 행위자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AI 안전 기준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디지털 통상 규범 논의에서 독자적인 포지션을 구축하는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AI 주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우열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규범과 제도 위에서 기술이 운용되느냐를 결정하는 싸움이다. 한국이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도체 공급망의 다변화, 독자 AI 모델 개발 투자, 그리고 다자 거버넌스 논의 참여라는 세 축을 동시에 밀어붙여야 한다.

 

광고

광고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전략은 이미 유효하지 않다.

 

FAQ

 

Q. 미국이 엔비디아 H200 칩 수출을 막았다는 보도는 사실인가.

 

A.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크 매카시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H200 칩의 대중국 수출을 승인했다. 오히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당 칩 구매를 제한하며 독자적 AI 역량 강화를 택한 것이다. 이는 미중 기술 디커플링이 미국의 수출 통제만이 아니라 중국의 자발적 분리 전략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국이 판매를 막았다'는 단순 서술은 사실 관계를 역전시킨 오류다.

 

Q. 한국의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전략이 현실적인가.

 

A.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공급망 다변화가 핵심이다. 미중 어느 한쪽에 과도하게 종속되면 수출 통제 변화에 즉각 노출된다. 중기적으로는 AI 응용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공공·민간 공동 투자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EU식 제도화 경험을 참고해 AI 거버넌스 국제 협의에서 발언권을 확보하는 외교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어느 한 축만 강화해서는 글로벌 AI 주권 경쟁에서 구조적 취약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Q. EU의 '기술 주권 패키지'에서 한국이 참고할 점은 무엇인가.

 

A. EU는 반도체·AI·클라우드·오픈소스 전반을 하나의 정책 묶음으로 다루며, 기술 도입 속도보다 책임성과 제도적 안전망을 우선시한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소(JRC)의 보고서는 공공 행정 내 생성형 AI 도입 시 발생하는 도전과 기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정책 권고를 담았다. 한국도 부처별 AI 도입 기준을 통일하고, 공공 조달 단계에서 AI 안전 기준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제도화를 가속할 필요가 있다.

 

작성 2026.06.20 01:05 수정 2026.06.20 01:05

RSS피드 기사제공처 : 아이티인사이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