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cus 기획] "AI가 쓴 글은 탈락?" 대전교육청 학생작가 공모전, 평가 기준을 뒤집다

결과물보다 '창작 과정'에 주목…9월 15일부터 본선 접수 시작

"기계에 의존하면 0점"…창작로그로 학생의 '주체성' 증명하라

창작의 주도권 지켜라 , 스스로 고민하며 다듬은 글이 미래의 자산


대전시교육청의 학생작가공모전 개편과 창작로그 도입
대전시교육청은 6월 11일 공교육 현장의 새로운 평가 기준을 담은 '2026 학생작가공모전' 개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공모전의 가장 큰 구조적 변화는 평가 영역을 두 가지로 분리하여 운영한다는 점이다. 

 

참가자는 연필이나 물감 등을 이용해 손글씨와 손그림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아날로그 부문과,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디지털 하이브리드 부문 중 하나를 선택해 참여하게 된다. 

 

더불어 이번 개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결과물보다 창작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창작로그 심사가 전면 신설되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공모전이 최종 산출물의 글솜씨나 그림의 완성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학생이 작품을 처음 구상하고 집필하며 수정하는 전체 과정을 어떻게 기록했는지가 핵심 심사 기준이 된다. 

 

이는 단순한 대회 규정의 변경을 넘어, 공교육 평가 체계가 인공지능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본질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대전시교육청의 '2026 학생 작가 공모전' 포스터> = 대전시교육청 


생성형AI 시대,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러한 평가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는 교육 현장에 기본 도구로 자리 잡은 생성형AI 기술의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학생이 입력창에 짧은 지시어만 넣어도 오차 없는 글이나 완성도 높은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산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로 인해 단순히 정보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만으로는 학생의 실제 사고력과 창의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워졌다. 관련 학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심도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2026년 3월 28일에 개최된 한국작문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는 인공지능 글쓰기가 단순히 텍스트를 대신 생성해 주는 기능이 아니라, 인간의 논리를 돕는 사고 도구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핵심 주제로 논의되었다. 

 

기계가 주는 편리함에 무비판적으로 기대어 막힘없는 결과물만 얻으려 한다면, 학생은 스스로 생각하고 부딪히며 배우는 지적 훈련 과정인 유익한 마찰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기계가 답을 바로 제시하는 현상을 지양하고, 공교육 프레임워크 안에 학생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서 과정 중심의 평가를 도입한 것이다.


커닝 도구가 아닌 창작 파트너, 주체성유지의 객관적 증명
새롭게 신설된 창작로그는 인공지능을 단순한 커닝 도구가 아닌 창작 파트너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글을 쓰다가 논리가 전개되지 않는 지점에서 기계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대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조력자로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기계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꾸며내는 환각 현상을 학생 스스로 의심하고 주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도 평가에 반영된다. 실제 창작로그는 구상 단계에서 주인공이 왜 울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친구인 민호와 싸웠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이어지는 집필 단계에서는 울던 친구가 문을 닫았다는 문장을 친구가 문을 닫고 쓰러져 울었다로 고치며 감정 강도를 조절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수정 이력을 기록해야 한다. 

 

이 기록을 통해 학생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의 진짜 주인이 자신임을 증명하게 되며, 평가의 본질은 학생이 창작 과정에서 주체성유지를 얼마나 명확하게 해냈는가로 귀결된다.
 

<Active Creator> Prompted by The Imaginary Pocus, Generated by Gemini


아날로그적 상상력이 만드는 지식재산권과 미래 교육의 방향
이러한 공교육 평가 프레임워크의 변화는 일선 교실과 가정의 교육 방식에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교실에서는 초등 사회과 시간의 인공지능 협력 글쓰기 수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종 결과물보다 탐구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방식이 표준화되고 있다.

 

 학부모 역시 가정에서 자녀가 디지털 도구와 아날로그 도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부 발표에서도 강조되었듯, 화면을 끄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연필로 직접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적 상상력 훈련은 고도화된 기술 시대에 오히려 필수적인 교육 과정이다. 

 

지금 초등학생이 직접 사유하며 스케치북에 남긴 정제되지 않은 글과 그림, 그리고 창작로그의 기록들은 훗날 인공지능이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지식재산권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무분별한 디지털 기술 의존을 경계하고 학생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상상하는 힘을 지켜주는 것, 이것이 이번 대전시교육청의 공모전 개편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통찰이다.


[2026 학생작가공모전 상세 안내]
▪️참여 대상: 초등학교 4~6학년, 중고등학생, 대안학교

 

▪️학생 공식 슬로건: 책 쓰는 학생, 미래를 여는 작가

 

▪️운영 부문: 손글씨 및 손그림 기반의 아날로그 부문,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하는 디지털 하이브리드


▪️부문 본선 접수 기간: 2026년 9월 15일 ~ 9월 17일

 

▪️최종 결과 발표: 2026년 11월 21일

 

▪️관련 링크: 대전시교육청 홈페이지 및 관련 보도자료 참조 권장


[전문 용어 사전]
▪️창작로그:  작품의 초기 구상 단계부터 실제 집필하고 문장을 수정하는 모든 과정을 학생이 직접 기록한 일지 문서이다. 결과물보다 창작자의 사고 흐름과 주체성을 평가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유익한 마찰:  기계가 제공하는 편리함에 무조건 의존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겪는 지적 훈련 과정이다.
 

▪️환각 현상: 인공지능 모델이 데이터의 한계나 오류로 인해,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정보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생성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오류 현상.
 

▪️지식재산권: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나 경험을 통해 창출된 지식, 정보, 기술, 저작물 등 무형적인 이익을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법적 권리.



 

작성 2026.06.12 01:07 수정 2026.06.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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