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역 앞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옆으로 몸을 눕히고 배를 보이며 뒹군다.
한참 동안 털을 고르며 여유를 부린다.
사람이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있지만,
집 안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적은 없다.
가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한번 키워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밥을 주는 일만이 아니라,
아플 때 돌보고, 외로움을 살피고, 끝까지 함께하는 일.
생각보다 훨씬 깊은 책임이 따른다.
그래서 나는 그저 다른 집의 반려동물을 바라보며
한 생명을 사랑으로 품고 살아가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기차역 앞에서 만난 길고양이 덕분에
사랑은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까지 함께하는 것임을 다시 생각해 본 날이다.
책임이 무게가 되어도, 그 무게를 온전히 안아주는 것이 진짜 사랑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