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영화 살릴까… 정부·극장·OTT 한자리에 모였다

침체가 길어지는 한국 영화산업이 새로운 유통 질서 마련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는 29일 서울 중구 영진위 기획개발지원센터 ‘씬원’에서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협의체는 극장 관객 감소와 OTT 중심 소비 확산 등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 환경 속에서 한국 영화의 수익 구조를 다시 설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가 직접 주도하지만 규제보다 자율 합의를 중심에 둔 것이 특징이다.


회의에는 최휘영 장관을 비롯해 제작사와 배급사, 극장업계, OTT 플랫폼 관계자 등 영화 유통 전 과정의 핵심 의사결정자 22명이 참여한다. 단순한 간담회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산업 구조를 조정할 실무 논의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가장 큰 쟁점은 ‘홀드백’이다. 홀드백은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뒤 IPTV·OTT·TVOD 등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까지의 유예기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극장 상영 직후 온라인 공개가 빨라지면서 극장 수익 감소와 영화 소비 패턴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영화계는 지나치게 짧아진 홀드백이 극장 생태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OTT 플랫폼은 빠른 공개가 이용자 확대와 투자 회수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의체는 이런 이해관계를 조율해 한국 영화산업 전체의 수익 구조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논의 대상은 홀드백만이 아니다. 스크린 상한제와 상영 기회 확대 등 멀티플렉스 중심 구조에 대한 개선 요구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특정 대작 영화에 스크린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중소영화와 독립영화 생존을 어렵게 만든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문체부와 영진위는 1차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조정안을 마련한 뒤 후속 회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후 두 달간 업계 의견을 추가 조율해 오는 8월 ‘한국 영화 상생을 위한 홀드백 자율 협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상영 시기 조정 문제가 아니다. 극장과 OTT가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경쟁 관계를 넘어, 한국 영화 전체의 생존 기반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대한 첫 공동 실험이라는 점에서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성 2026.05.29 08:11 수정 2026.05.2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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