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만 몇 번째'… 호만천 오염 잔혹사, 왜 '종합대책'은 부재한가

-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오염 루트', 하수관로 관리 공백

- 여전히 주민 제보에만 의존하는 행정

- 시스템은 부재한데, '초동 수습 노하우'라는 자화찬이 기만적인 이유

최근 발생한 남양주시 호평동 호만천 기름 유출 사고를 두고 주광덕 국민의힘 남양주시장 후보 측은 '과거 경험을 살린 신속한 초동 대처'라며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행정 기록을 조금만 들추어보면, 이번 사고는 미담이 아니라 남양주시의 ‘환경오염 예방 종합대책 부재’가 낳은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간을 5년 전인 2021년 4월로 돌려보자.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평동 소재 아파트 외벽 도장작업 중 발생한 폐(廢) 페인트가 우수관을 통해 호만천으로 무단 방류되어 생태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사건이 있었다.

놀라운 점은 5년 전 페인트 유출 사고와 최근 발생한 차량 정비소 기름 유출 사고의 오염 유입 경로와 행정의 대응 방식이 소름 끼치도록 닮아있다는 것이다. 이는 남양주시가 그동안 수많은 하천 오염 사건을 겪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1년 호만천 페인트 방류 및 26년 호만천 기름 유출사고 반복>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오염 루트', 하수관로 관리 공백

2021년 페인트 무단 방류 당시 오염 물질은 빗물을 배수하는 '우수관'을 타고 호만천으로 직행했다. 최근 발생한 정비소 기름 유출 역시 정비소 앞에 방치된 드럼통의 기름이 '하수관로'를 거쳐 호만천으로 흘러들었다.

상식적인 지자체라면 2021년 사고 이후, 혹은 민선 8기 재임 시절 발생했다는 2023년 8월 사릉천 식용유 유출 사고 이후에 ‘관내 하천 유입 우수관로 전수조사 및 차단막 설치’와 같은 종합대책을 수립했어야 한다. 기름이나 페인트 등 유해 물질을 다루는 하천 인근의 사업장(차량 정비소, 도장 공산업체 등)에 대한 우수관 밀폐 의무화나 간이 정화조 설치 등 제도적 예방책이 있었다면 이번 사고는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경로를 뻔히 알면서도 방치한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다.

 

여전히 주민 제보에만 의존하는 행정

감시 체계의 종합대책 부재도 심각하다. 2021년 페인트 사건 당시 시청이 현장 조사에 나선 계기는 "호만천을 산책하던 주민들의 신고"였다. 최근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역시 "주민의 유출 제보가 접수"된 이후에야 후보와 공무원들이 현장으로 뛰어갔다.

남양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호만천을 생태하천으로 정비했다고 자랑하지만, 오염 물질 유입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질 모니터링 센서'나 '스마트 스크리닝 시스템' 같은 종합적인 상시 감시 체계는 5년이 지난 지금도 구축되지 않았다. 하천이 시커멓고 붉게 물들 때까지 행정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주민들이 발견하고 신고해야만 움직이는 '천수답 행정'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초동 수습 노하우'라는 자화찬이 기만적인 이유

주 후보는 과거 사릉천 식용유 유출 당시의 방재 작업 노하우 덕분에 이번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자체장과 행정 책임자의 진짜 역량은 사고가 난 뒤 흡착포를 얼마나 빨리 던지느냐가 아니라, 사고가 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종합대책 수립 능력’에서 증명된다.

사후 수습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되었다면, 왜 그 노하우가 예방 행정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는가? 흡착포와 오일펜스로 하천을 뒤덮는 임기응변식 대처는 임시방편일 뿐 종합대책이 될 수 없다. 매번 오염 사고가 터질 때마다 유세복을 입고 현장에 나타나 '구세주'를 자처하는 퍼포먼스는, 본질적인 예방책 마련 실패를 덮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호만천은 남양주 시민의 소중한 쉼터다. 이 공간이 5년 주기로 페인트에 오염되고, 기름에 뒤덮이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땜질식 수습 능력 자랑'을 멈추어야 한다.

지금 남양주시에 필요한 것은 현장 출동 퍼포먼스가 아니라, ▲관내 오염원 취약 지역 우수관로 전수 점검, ▲오염 물질 유입 즉시 차단이 가능한 스마트 개폐 시스템 도입, ▲하천 변 고위험 사업장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남양주시 하천 오염 방지 종합대책]의 즉각적인 수립과 실행이다.

 

작성 2026.05.27 09:19 수정 2026.05.2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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