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가 돈이다.

탄소 = 돈

탄소가 돈이다
온실가스 감축이 더 이상 환경 캠페인에 머무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탄소는 규제의 대상이자 거래의 대상이며, 기업 실적과 산업 경쟁력을 가르는 비용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의 배출권거래제는 2015년 도입 이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4%를 관리하는 핵심 제도로 자리 잡았고, 2026년부터는 제4차 계획기간이 본격 시작되면서 시장의 무게감이 더 커졌다. 배출권 가격은 기업에 비용이지만, 여유 배출권을 가진 기업에는 자산이 된다. 탄소를 얼마나 적게 배출하느냐가 곧 돈이 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총량을 정하고 남으면 팔고 모자라면 산다.

 


탄소배출권은 정부가 기업별로 허용한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뜻한다. 

핵심은 ‘총량 제한(cap)과 거래(trade)’다. 정부가 먼저 산업 전반의 배출허용총량을 정한 뒤, 일정 기준에 따라 대상 기업에 배출권을 나눠준다. 이후 어떤 기업이 감축에 성공해 배출권이 남으면 시장에 팔 수 있고, 반대로 배출량이 늘어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사야 한다. 배출권거래제는 결국 “탄소를 적게 줄인 기업이 비용을 내고, 많이 줄인 기업이 보상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한국 제도는 무상할당과 유상할당을 병행하며, 국내외 상쇄배출권도 일정 한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숫자이지만 의미는 비용이다.
배출권 거래가격은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탄소비용이다. 가격이 오르면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가격이 내리면 감축 유인이 약해진다. 한국 배출권시장은 그동안 거래량이 적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최근 제도 개편과 4차 계획기간 진입을 앞두고 가격 민감도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ICAP에 따르면 한국 배출권거래제의 2025년 평균 경매가격은 톤당 9,956원, 평균 2차시장 가격은 9,393원이었다. 또 S&P Global은 2026년 2월 6일 기준 한국 배출권(KAU)을 톤당 9,450원으로, 한국 상쇄배출권을 1만450원으로 평가했다. 민간 집계인 RE100정보플랫폼에는 2026년 3월 30일 국내 배출권 시세가 1만5,600원으로 올라선 기록도 남아 있다. 같은 제도 안에서도 시점과 상품, 수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는 의미다. 

 

 

기업은 공짜로도 받고, 경매로도 받고, 시장에서 사기도 한다.
기업이 배출권을 받는 방식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정부의 사전할당이다. 

할당대상업체는 과거 배출량, 시설 변화, 동종 업종 대비 배출효율, 국가 감축목표 기여도 등을 고려해 연도별 배출권을 배정받는다. 

 

둘째는 유상할당, 즉 경매다. 

정부가 일부 배출권을 보유한 뒤 경매 방식으로 공급하면 기업은 이를 사서 확보한다. 

 

셋째는 장내·장외 거래다.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한국거래소 시장이나 중개거래를 통해 필요한 물량을 조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받는 것”만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니라, 부족분을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시장형 규제다.
 

작성 2026.05.27 07:07 수정 2026.05.2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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