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재선 가도의 핵심 치적으로 내세운 ‘3.3조 원 규모 첨단 산업 및 4대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이 전력 당국의 규제 강화와 기반시설 부족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직면했다. 한전이 수도권 대규모 전산 센터에 대해 합법적으로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칼자루를 쥐게 되면서, 행정 역량을 무시한 선거철 ‘치적 쌓기용 장밋빛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필요 전력 72% 미확보… 카카오 제외하면 사실상 ‘셧다운’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상시 소모하는 전력 초과부하 시설이다. 본지가 유치 공약으로 제시된 4대 데이터센터의 실질 필요 전력을 정밀 분석한 결과, 전체 가동에 필요한 총전력은 최소 283MW에 달하지만 현재 전력을 확보한 곳은 카카오(80MW) 단 한 곳뿐이다.
나머지 우리금융(약 55MW)과 신한금융(약 68MW)은 전력 확보가 전무하며, 시행사 부실까지 겹친 마석 센터(약 80MW)는 선로 연계 자체가 불가능한 ‘계통 불능’ 상태다. 전체 필요 전력의 72%가 확보되지 않은 알맹이 없는 공수표인 셈이다. 일반 4인 가구 기준으로 무려 9만 4천 가구가 동시에 써야 하는 전력 규모를 대책 없이 유치하겠다고 나선 꼴이다.

<데이터센터 내부 이미지>
전력 쏠림 막는 한전의 공급 거부와 법적 장벽
정부가 수도권 전력 쏠림을 막기 위해 법령을 개정하면서 남양주시는 ‘수도권 규제 3중고’에 직면했다.
-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5조의5에 따라 5M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이 계통 신뢰도를 저해할 경우 한전이 공급을 거절할 수 있어, 기준선을 수십 배 초과하는 우리·신한·마석 사업은 한전이 거부하면 법적 구제 수단이 없다.
-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른 전력계통영향평가 의무화로 이미 과부하 상태인 경기 동북부 계통을 통과하기가 어려워졌다.
- 여기에 인허가 완화 혜택을 담은 AI 데이터센터 특별법마저 ‘비수도권’에만 한정 적용되어 남양주시는 규제 완화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주민 반발로 멈춰 선 남양주 신산업 공약의 최대 선결 과제인 특고압 변전소>
선결 과제는 ‘345kV 변전소 건설’… 부풀려진 고용 효과
전문가들은 남양주시 첨단 산업 유치의 최우선 과제로 ‘평내·호평 지역 345kV 신규 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꼽는다. 그러나 이 핵심 기반시설은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부지 선정조차 못 한 채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상위 전력망이라는 뿌리가 없으니 선로 연결 자체가 단절된 셈이다.
이러한 인프라 마비 뇌관을 외면한 채 시가 선전해 온 ‘장밋빛 고용 창출 효과’ 역시 심각한 통계 왜곡으로 드러났다. 시는 마석 6,234명, 우리금융 3,405명의 고용 유발을 홍보하지만, 이는 공사 기간의 일회성 건설 노무 인력을 합산한 착시일 뿐이다. 완공 후 상주하는 실제 IT 기술 인력은 센터당 150~300명 수준에 그친다.
지역 정가 관계자의 지적: "초고압 송전탑과 변전소 같은 주민 기피 시설 폭탄만 동네에 떨어질 뿐, 지역 청청년들을 위한 상시 고용 효과는 미미하다. 저주파 소음과 물 부족 피해만 주민들의 몫으로 남을 것"
‘선거용 거품’ 걷어내고 액션플랜 전략 짜야
에너지 및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남양주시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의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수치로 표심을 자극하기보다, 전력 확보가 확실한 왕숙 산단 내 사업의 적기 가동을 위해 ‘평내·호평 변전소 갈등 중재 TF’를 최우선으로 가동해야 한다.

<24년 1월 평내호평동 발전소 건립 반대 집회>
동시에 자본 실체가 불분명하고 전력망 연계가 불가능한 마석 개별 입지 사업에 대해서는 신속히 협약을 해지하는 등 실리적인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기반시설이라는 뼈대와 실효성 있는 내실 없이 선거철 치적용으로만 급조된 신산업 유치는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