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전국의 선거판은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중앙정치의 흐름은 지방선거에도 강하게 투영되고 있다. 최근 전문가 전망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우세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동시에 부산·울산·경남 등 일부 지역은 끝까지 경합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현 정부에 대한 평가, 지역 행정의 연속성, 민생 회복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얽힌 선거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질은 중앙정치의 바람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군수와 시장, 구청장은 주민의 생활을 직접 책임지는 자리다. 도로, 일자리, 복지, 관광, 농어업, 규제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문제는 이념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유권자가 따져야 할 것은 어느 정당의 깃발이 더 크게 펄럭이느냐가 아니라, 누가 지역의 현실을 더 정확히 알고 있고, 누가 이미 시작된 일을 책임 있게 마무리할 수 있으며, 누가 주민 앞에서 약속을 행정의 결과로 바꿀 수 있느냐다.
강화군수 선거는 이러한 지방선거의 본질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강화군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후보,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 무소속 문경신 후보의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천투데이는 세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으며, 한 후보는 행정 전문가, 박 후보는 현직 군수로서 재선 도전, 문 후보는 강화군에서 38년간 공직 생활을 한 인물로 소개했다.

강화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중부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방선거 도입 이후 민주당 계열 후보가 강화군수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두 차례에 그쳤고,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선거는 정치 지형 변화와 지역 개발 기대감, 무소속 후보의 출마가 맞물리며 단순한 양자 구도 이상의 복잡성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 역시 강화군수 선거가 쉽게 결론 난 선거가 아님을 보여준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5월 9~1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한연희 후보 50.8%, 박용철 후보 42.5%로 오차범위 내 경합이 나타났다. 반면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박용철 후보 46.7%, 한연희 후보 46.2%로 사실상 초박빙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38.6%, 국민의힘 37.4%로 오차범위 안의 접전이었다.
이후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5월 18~1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용철 후보 47.9%, 한연희 후보 46.0%, 문경신 후보 2.6%로 나타나 역시 오차범위 안 박·한 후보의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이 흐름을 종합하면 강화군수 선거의 핵심은 단순한 정당 대결이 아니다. 첫째, 기존 보수 지형이 얼마나 결집하느냐. 둘째, 민주당 후보의 네 번째 도전이 얼마나 확장성을 얻느냐. 셋째, 무소속 문경신 후보가 어느 정도의 표를 가져가느냐. 넷째, 막판 선거전에서 정책 경쟁이 유지되느냐, 아니면 네거티브와 의혹 제기로 흐르느냐다.
문제는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보다 소문이 앞서고, 공약보다 감정이 앞서며, 사실보다 ‘카더라’가 더 빠르게 퍼진다는 점이다. 강화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유언비어와 출처 불명의 가짜뉴스가 민주주의를 병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 송사를 현 군수와 억지로 연결하는 허위 선동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선거에서 의혹 제기는 필요할 수 있다. 후보자 검증은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다. 그러나 검증과 흑색선전은 다르다. 검증은 자료와 근거를 요구하고, 흑색선전은 감정과 의심을 증폭시킨다. 검증은 유권자의 판단을 돕지만, 흑색선전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린다. 검증은 공익을 향하지만, 흑색선전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데 목적을 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강화 5.18 사건’이라는 표현과 함께 국민의힘 선거캠프 내부 동요 가능성을 언급하는 영상도 등장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 제목은 “강화 5.18사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파장 커질듯… 국민의힘 선거캠프 와해 움직임”이라는 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다만 현재 확인 가능한 공개 보도에서는 이 사안을 정식 기사로 검증해 다룬 내용은 제한적이며, 따라서 언론은 이를 단정적으로 보도하기보다 사실관계 확인, 당사자 반론, 선관위·수사기관 또는 공식 입장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소속 문경신 후보의 경우,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보도에서는 “선거 포기설은 가짜뉴스”라며 완주 의지를 밝힌 내용, 여야 후보에게 정책 중심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내용, 군민께 보내는 편지 형식의 메시지 등이 확인된다. 문 후보는 강화군 공직 경험과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군민 중심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강화군민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후보의 출마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소속 출마가 만들어내는 표의 흐름, 의혹 제기가 만들어내는 여론의 흔들림, 그리고 지역 발전 의제가 네거티브에 묻히는 상황이다. 강화의 미래를 결정할 선거가 개인 감정의 장이 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정책 토론을 압도하는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강화군수 선거의 본질은 분명하다. 강화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연희 후보는 평화도로 조기 개통, 접경지역 규제 완화, 조업한계선 조정 등을 제시했고, 박용철 후보는 강화 남단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계양~강화고속도로 건설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유권자의 판단 기준은 선명해진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선거 때마다 새로 포장되는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획이다. 지역 발전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앙정부, 인천시, 국회, 행정조직, 주민 여론을 동시에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유권자는 묻고 또 물어야 한다. 누가 더 큰 약속을 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그 약속을 실행할 구조와 경험을 갖고 있는가. 누가 더 강한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미 시작된 사업을 중단 없이 끌고 갈 수 있는가.
대한민국 정치가 오랫동안 반복해 온 병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선거 때는 지역을 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중앙정치의 이해관계가 앞선다. 민생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진영의 승패가 먼저다. 공정과 상식을 말하지만, 막판에는 상대를 흠집 내는 말들이 더 큰 소리로 퍼진다. 이런 정치가 반복될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정당이 아니라 주민이다. 후보가 아니라 지역이다. 결국 피해자는 강화군민이다.
이번 강화군수 선거에서 군민에게 필요한 자세는 냉정함이다. 첫째, 여론조사는 흐름을 보는 참고자료일 뿐 결과가 아니다. 둘째, 후보자의 말보다 이력과 실행 경험을 함께 봐야 한다. 셋째, 네거티브 의혹은 사실관계와 반론권이 확인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넷째,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이 구체적 재원과 행정 절차를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 강화의 미래를 한 번 더 실험할 것인지, 이미 시작된 흐름을 완성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선거는 분노를 배출하는 절차가 아니라 미래를 위임하는 절차다. 강화군민의 한 표는 단순히 정당을 선택하는 표가 아니다. 강화의 도로와 일자리, 청년 정착과 노인 복지, 관광과 농어업, 접경지역 규제 완화와 미래 성장 동력을 결정하는 표다.
소문은 빠르지만 책임지지 않는다. 구호는 크지만 예산을 만들지 못한다. 의혹은 자극적이지만 지역의 길을 놓지 못한다. 반대로 행정은 느려 보여도 결과를 남긴다. 정책은 화려하지 않아도 주민의 삶을 바꾼다. 선거의 마지막 순간, 강화군민이 붙잡아야 할 기준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강화의 선택은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 있는 길을 걸어왔느냐다. 이번 선거가 강화의 미래를 흔드는 선거가 아니라, 강화의 미래를 단단히 세우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환경감시일보 = 정인성 보도국장 이메일: jeongis@kaka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