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모든 신들은 하늘의 천신(天神)들이었다. 부처도, 예수도, 알라도 하늘에 있는 신이었고, 고대 페르시아의 저명한 예언자였던 조로아스터(Zoroaster)가 창시한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의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 신(神)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었다. 모든 종교는 왜 이렇게 그들이 믿는 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으로 각인시키는데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일까? 난생(卵生)설화와 천생(天生)설화가 말해주듯 하늘은 거부할 수 없는 오직 복종하는 길밖에 없는 신비적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의 문명으로 손꼽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출발점인 수메르(Sumer)의 창조신화도 예외가 아니다. 수메르 신화에 의하면 태초에는 여신 남무(Nammu)가 탄생시킨 태고의 바다가 있었을 뿐이다. 그 태고의 바다는 하늘과 땅을 모두 포괄하는 우주의 신(神) 안키(Anki)를 낳았다. 안키의 안(An: 하늘이라는 뜻)은 남성이었고, 키(Ki: 땅이라는 뜻)는 여성이었는데 그 두 신이 교합하여 대기의 신인 엔릴(Enlil)을 낳았다.
엔릴(Enlil)은 대기를 다시 하늘과 땅으로 가르고, 아버지인 안(An)은 하늘을 가지게 하고 어머니인 키(Ki)는 땅을 가지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지구에 아무런 생명체도 없었을 때 홀로 땅으로 내려와 동식물과 인간을 만들고 문명을 일으켰다. 또 대기의 신(神) 엔릴(Enlil)은 태양의 신 우투(Utu)와 달의 신 난나(Nanna)를 만듦과 동시에 흩어져 있었던 원시 바다의 부분들을 한데 모아 티그리스강(Tigris River)과 유프라테스강(Euphrates River)을 만들고 땅에는 소를 풀고 강에는 물고기를 풀었으며, 강둑에는 기름진 습지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도시 우루크(Uruk)를 안(An)이라는 신(神)이 다스리다가 하늘로 올라간 후 나머지 여섯 신들이 수메르의 도시를 나누어 통치하였다고 한다.
수메르(Sumer)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니푸르(Nippur)는 바람의 신 엔릴(Enlil)이, 북쪽의 작은 도시 키쉬(Kish)는 여신 닌후르쌍(Ninhursang)이, 유프테스강 하류의 삼각주 지역에 위치한 에리두(Eridu)는 지혜의 신 엔키(Enki)가 다스렸고, 에리두(Eridu) 남쪽에 위치한 우르(Ur)는 달의 신 난나(Nanna)가, 해가 뜨는 동쪽에 위치한 라르싸(Rarcia)는 정의의 신 우투(Utu)가, 우루크의 서쪽은 질투의 여신 이난나(Inanna)가 다스리고 있었다.
안(An)을 포함한 수메르의 일곱 신들이 자리 잡은 이 같은 위치는 상중하 동서남북으로 나누어져 있어 북두칠성의 위치와 흡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들을 창조하고 문명을 전해준 신의 은혜도 모르고 오히려 신들을 넘어서려 했기 때문에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신들은 홍수로 인간을 멸망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그런데 하늘의 신(神) 안(An)에게는 엔키(Enki)라는 둘째 아들이 있었다. 엔키도 신이었으므로 신들의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엔키는 신들의 회의에서 홍수로 인간을 몰살시키기로 결정하자 살려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지우수드라(Ziusudra)와 그의 부인에게 홍수가 나면 방주를 만들어 홍수가 멎을 때까지 방주에서 지내라고 일렀다. 엔키도 신이었으므로 신들의 비밀 결정을 누설하는 것은 신들을 배신하는 행위였다.
폭풍우는 온 세상이 물에 잠길 때까지 쉬지 않고 몰아쳤다. 그러나 엔키의 지시대로 방주를 만들어 그곳에 머물렀던 지우수드라(Ziusudra)와 그의 부인은 살아남아 모든 인간의 죽음을 슬퍼하며 태양신 앞으로 나아가 소와 양을 잡아 제사를 지냈다. 그 결과 신들의 축복을 받아 신처럼 영생하게 된 지우수드라(Ziusudra) 내외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변에 마을을 짓고, 다시 인간을 번창시켜 새로운 인간 세상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신들을 배신하고 인간을 살려낸 엔키(Enki)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역사에서 인간을 구원한 구세주로, 또 지혜의 신으로 추앙받는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방주의 이야기는 위와 같은 수메르 신화를 그대로 배껴 만든 표절판(剽竊板)에 불과하다. 히브리 민족은 다신교 대신 일신교를 받아들였는데 이는 신의 개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구약성경의 앞부분을 보면 히브리인들이 주변 세계의 신(神)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였고 이를 어떻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신교적 유일신으로 변형시켰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 골자는 히브리인은 신과의 직접적인 계약을 통해 선택된 민족으로 거듭 태어났다는 것이다. 히브리인들은 그런 자기화 과정을 거쳐 수메르적인 다신교를 유일신을 신봉하는 일신교로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 표절판을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우기는 유대인들은 수메르 신화를 도둑질한 도둑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도둑놈들이 짜집기한 성경을 믿고 우러러 받들어야 할까? 배알도 줏대도 없는 천노(賤奴)같은 후손이 아니라면 당장 그 표절판을 집어 던져야 하지 않을까?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