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존적 고뇌가 빚어낸 초대 교회의 정통 성(性) 윤리
초대교회 역사에서 인간이 지닌 성적 정체성과 혼인 제도 및 독신의 의미를 교리적으로 정립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를 첫손에 올려야 한다. 출판사 야웨의말씀이 선보인 소논문 선집 《아우구스티누스의 결혼론》은 그가 당대를 흔들던 이단적 극단주의에 맞서 치열하게 전개했던 신학적 고뇌와 학술적 결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본 서적은 '결혼의 선함에 관하여(De Bono Conjugali)', '결혼과 욕정에 관하여(De Nuptiis et Concupiscientia)', '경건을 위해 결혼하지 않음에 관하여(De Virginitate)' 등 핵심 문헌 세 편을 통합하여 고대 교회사적 지평을 재조명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정립한 혼인 신학(결혼신학)은 고립된 상아탑 안에서 탄생한 탁상공론이 아니다. 354년 북아프리카 타가스테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기독교 신앙을 전수하려던 어머니 모니카의 눈물어린 기도 속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청년기의 그는 마니교의 이원론과 회의주의 철학에 깊이 심취했으며, 육체적 정욕의 굴레 속에서 격렬한 실존적 방황을 겪었다. 실제로 386년 밀라노의 정원에서 바울서신을 읽고 극적으로 회심하기 전까지, 그는 한 여인과 15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자녀까지 두었던 실제적 삶의 경험자였다. 따라서 그의 결혼 및 동정 신학은 목회자로서의 깊은 돌봄과 이단과의 변증 속에서 연단된 구체적인 목회적 산물로 평가받는다.

조비니아누스 대 히에로니무스: 좌우의 극단에 맞선 주교의 중용
서기 401년에서 404년 사이에 집필된 《결혼의 선함에 관하여》는 로마 제국 전역의 영적 생태계를 뒤흔들던 조비니아누스(Jovinian)의 주장을 반박하고 정통 교리를 수호하려는 목적으로 저술되었다. 로마의 수도사였던 조비니아누스는 세례를 통과한 신자라면 혼인한 자나 평생 동정(독신 제도)을 지킨 자나 영적 공로가 완전히 동등하며, 내세의 보상 역시 차등이 없다는 도덕적 평등주의를 선언했다. 이러한 파격적 주장에 전율한 극단적 금욕주의자 히에로니무스(Jerome)는 독신(제도)의 절대적 우월성을 수호하고자 결혼을 "인간 타락이 불러온 비극적 결과물이자 죄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으로 격하하며 극단적 정죄의 칼날을 휘둘렀다.
이러한 사상적 혼란 속에서 조비니아누스 파벌은 기독교 금욕주의자들을 향해 육체와 물질 세계를 악마의 피조물로 규정하는 마니교의 동조자들이라며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좌우의 이단적 극단주의가 충돌하는 형국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혼인 제도가 그 자체로 창조주 하나님이 제정한 거룩하고 선한 제도임을 정교하게 논증하는 중용의 길을 개척했다. 그는 성과 혼인이 단순히 음행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 차악이 아니라, 인간이 타락하기 전 에덴동산에서부터 수립된 '인류 공동체의 첫 번째 자연적 유대'라고 천명했다

기독교 정통 혼인 신학의 주춧돌, 세 가지 선(Triplex Bonum)
아우구스티누스는 본 논문을 통해 기독교 성윤리의 영원한 기초가 되는 '결혼의 세 가지 선(Triplex Bonum)'을 체계화했다. 그것은 바로 자녀(Proles), 신실함(Fides), 성례(Sacramentum)이다.
첫째, '자녀'의 선은 생물학적인 종족 번식의 차원을 초월한다. 이는 가정에 선물로 주어지는 태중의 생명을 사랑으로 영접하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경건한 신앙의 유산을 전수하며 양육하는 영적 책임 의식을 완벽히 포괄한다.
둘째, '신실함'의 선은 남편과 아내가 맺는 철저한 일부일처제적 정조를 의미한다. 부부가 서로의 육체적 유약함을 보완하고 음란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상호 구제적 연대를 형성하는 결속력이다.
셋째, '성례'의 선은 기독교식 혼인만이 지니는 영원한 영적 신비를 투영한다. 지상에서의 부부 관계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깰 수 없는 영원한 연합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불가소적 유대임을 확증하는 선언이다.

구속사적 지평과 내세의 천사적 삶에 대한 통찰
나아가 아우구스티누스는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족장들이 행했던 다처제(Polygamy)를 빌미로 성경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던 마니교도들의 공세를 물리치는 변증을 전개했다. 그는 구약 시대의 다처제가 개인의 정욕을 채우기 위한 방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을 번성시켜 메시아의 도래를 준비하려 한 구속사적 지평의 신성한 의무였다고 옹호했다. 즉, 자녀의 선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대적 섭리였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그는 신약 성경의 마르다와 마리아 비유를 정교하게 대조했다. 주님의 발치에서 말씀을 경청했던 마리아는 내세에서 맛볼 천사적 삶을 현세에서 미리 살아내는 동정의 삶을 상징하며, 분주하게 가사를 돌보던 마르다는 현세에서 인류의 존속과 역사를 이어가는 혼인의 삶을 투영한다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이처럼 그의 신학은 성과 결혼을 왜곡하는 모든 시대적 알고리즘을 타파하는 거룩한 이정표로 우뚝 서 있다.
결론
아우구스티누스가 정립한 결혼 신학은 인간의 육체적 정욕을 죄악시하던 당대의 영적 무지와 기독교의 가치를 훼손하려던 이단 사상을 정면으로 돌파한 역사적 이정표이다. 가정이 붕괴되고 도덕적 정체성이 표류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의 삼중적 선의 논리는 단순한 고대의 유산이 아니라 기독교 정통 윤리를 수호하고 거룩한 가정을 재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신학적 무기이다._패밀리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