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상상이 국경을 넘어 동시대 미술로, AI Creator 그룹 VIVAWIN(비바윈)의 여정
지난 16일 예술의전당 전시를 통해 대중의 일상이 예술로 진입하는 현장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AI Creator 그룹 VIVAWIN(비바윈)이 일본 무대에서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글로벌 무대 진출을 이끈 주역은 VIVAWIN 소속 작가인 아바카브.JB(임좌빈), 코코아티(박미영), 그리고 그룹의 리더인 책마법사(최상희) 세 작가다.
이들은 5월 13일부터 18일까지 주식회사 갤러리문 주관으로 일본 나가노현 우에다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K-ART Global Project JAPAN 2026' 특별전에 참여해 자신들의 고유한 세계관을 온전한 시각물로 선보였다.
총 29명의 한국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대도시의 상업 갤러리가 아닌 지역 공공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는 자본주의 상업 논리에서 벗어나 현지 관람객과 일상적인 문화 교류의 접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뚜렷한 목적성을 지닌다.
전통 매체부터 최신 인공지능 예술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다층적인 양상을 조명하는 이 무대에서, 전업 작가가 아닌 비전공자들로 구성된 VIVAWIN(비바윈)은 첨단 기술을 매개로 독창적 서사를 구축해 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타국 관람객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낸 이 그룹의 여정은, 평범한 개인도 주도적으로 삶을 예술로 가꿀 수 있다는 실천적인 지향점을 제시한다.

낯선 차원의 경계에서 울려 퍼진 침묵의 전야
앞선 예술의전당 전시에서 메인 서사로 향하는 철학적 질문을 제시했던 아바카브.JB 작가는, 이번 일본 전시에 <I am Who I Am_침묵의 전야>를 출품하며 달팽이 소녀 세계관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렸다.
생업이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창작의 꿈을 키워온 그는 우에다 시립미술관이라는 공공의 무대에서 글로벌 관람객과 마주한 감회를 뜻깊게 회고했다.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상상력이 국경을 건너는 현실을 마주한 작가는 이번 전시를 "가슴에 새길 하나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출품작 속 낯선 해변에 홀로 앉아 무한한 세계를 응시하는 소녀는, 오랜 갈증을 깨고 인공지능을 통로 삼아 예술의 차원으로 발을 내디딘 작가 자신의 조용한 투영이다.
클래식 명화의 깊은 질감과 생성형 기술이 결합한 이 서사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현지 관람객의 내면에 깊은 파동을 일으켰다. 나아가 이 무대는 그에게 기술의 본질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는 "기술이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과 철학을 실어 나르는 가장 현대적인 붓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거대한 신화를 흔들림 없이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전시를 함께 완성한 갤러리문 관계자들과 비바윈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달빛과 물결처럼 스며드는 디지털 자개의 미학
디지털 강사로도 활동 중인 코코아티 작가는 5월 13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우에다 시립미술관 전시에서 전통 소재인 자개의 질감을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 자개 시리즈 연작 중 <Guardian of the Moon Forest> ‘달숲의 수호자’를 선보였다.
그는 준비 과정부터 전시가 끝나는 순간까지 창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거듭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인공지능 예술을 다루는 창작자로서 그는 "사실 AI 아트라는 게 아직은 낯선 영역이잖아요. 그래서 이번 전시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라며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제 작품이 하나의 예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하는 설렘과 떨림이 동시에 있었거든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창작자로서 AI 윤리와 철학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기술을 다루는 것을 넘어 어떤 마음과 의도로 작품을 만드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아트도 미술의 한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며 예술의 확장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바람을 덧붙였다. 전시를 마친 작가는 향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달빛처럼 은은하게,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를 남겼다.

상상하는 이들이 세상을 밝힌다, 고독한 항해를 꿈꾸는 아티스트
그룹 리더인 책마법사 작가는 상상이 형태를 갖춰가는 연작 10단계 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종본 를 공개했다. 작가가 선보인 연작 'Making Book Series'는 한 아이가 상상을 시작하면서부터 겪어가는 심적, 정서적, 정신적, 감정적 혼란과 기쁨, 두려움 등의 과정을 이미지로 나타낸 시리즈다.
<Imagination Lights the World.>는 그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신문사 The Imaginary Pocus의 슬로건으로 상상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작가가 30년 가까이 현장에서 경험한 아이들과의 북아트 수업에서는, 누구든 무언가 떠오르는 생각 하나에서 시작해 상상의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첫 번째 단계라면, 자신의 동경 상대인 영웅을 찾고 고독한 사유의 바다를 건너 자신만의 상상 세계를 구축하고 한 권의 스토리 팝업북으로 응축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오랜 시간 아날로그 창작 교육에 전념해 온 책마법사 작가는 "현재의 불안과 걱정으로 쉽게 예견하기 어려운 미래의 어린 상상가들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고 창작의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런 창작의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집집마다 원하는 미래에 불을 밝히듯 세상을 밝힐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번 출품작에 온전히 담아냈다.

"도전 아닌 즐거움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VIVAWIN의 즐거운 항해
전시를 거듭하며 세계관을 확장해 온 행보는 이들 스스로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책마법사 작가는 "비바윈은 이제 자신들의 삶에 예술의 바람이 스며들어 한층 여유로워진 마인드를 갖게 되었고, 무엇보다 하고자 하는 일들이 어렵거나 처음 하는 일이라도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도전한다기보다 한계를 넘어서는 즐거움을 만끽 중이다"라며 그룹 전체의 마음을 대변했다.
이들은 바쁜 일상 한가운데에서 잠시 방향을 잃었을 때 '예술'이라는 등불을 들고 새로운 길로 나서보면 어떨까 하는 조언을 건넸다. 두 번의 큰 전시를 연이어 치러낸 AI Creator 그룹 VIVAWIN(비바윈)은 앞으로도 각자의 세계관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더하고 다채로운 융합 콘텐츠를 실험하며 서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화려한 기술의 유무나 전공의 장벽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일상을 주도적인 예술로 가꾸어 나가는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 동시대 미술과 대중의 삶에 어떠한 영감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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