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규제 도입
2026년 9월부터 한국 기업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새로운 규제 체계에 직면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반복적인 개인정보 유출이나 중대한 위반을 저지른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2026년 5월 12일 국무회의에서 '예방 중심 개인정보 관리체계 전환 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이 조치는 데이터 유출 피해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새로운 위험 영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전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핵심은 반복 위반과 대규모 유출에 대한 강화된 제재다. 3년 이내에 동일한 위반이 반복되거나, 1,0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담해야 한다.
과징금 산정 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단일 기준 대신, '직전 연도 매출액'과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매출이 급성장한 기업일수록 실제 부과 과징금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번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단순한 과징금 부과를 넘어 제도 전반의 구조적 재설계를 포함한다. 이행강제금 및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 증거 은닉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함께 추진된다.
특히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최종 책임이 법에 명시되며,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 요소를 반영하는 '개인정보 중심 설계(PbD)' 원칙도 제도화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사후 처벌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강화된 과징금의 배경과 목적
정부는 위험기반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요 공공시스템 387개를 포함한 1,700여 개의 고위험 정보시스템을 직접 점검하고, 클라우드 사업자·전문 수탁사 등 공급망 전반으로 점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발적인 보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법정 기준을 상회하는 보호 조치나 보안 투자에 대해서는 과징금 감경 등의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광고
기업들이 규제 준수를 최저 기준으로 삼되 그 이상을 지향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46% 급증했으며, 해킹이 주요 원인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은 대규모 유심 정보 유출로 역대 최대인 1,3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사례는 대형 통신사조차 대규모 유출 사고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주며, 새 규제의 현실적 파급력을 가늠하게 한다.
강화된 규제가 기업,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매출 대비 과징금 비율이 급격히 높아질 경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에는 사업 지속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강력한 규제 환경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데이터 보호 역량을 높이고 소비자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데이터 보호는 이미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으며, 규제 대응 역량이 곧 시장 신뢰도와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
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가 기업의 자발적인 보안 투자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 구조는 기업이 법정 최저 기준 이상의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실질적 동기를 제공한다. 과징금을 피하기 위한 수동적 대응이 아니라, 보안 투자를 통한 과징금 감경이라는 적극적 전략을 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피해 회복이 어렵기에, 사전 예방 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출 이후 사후 수습보다 사전 예방에 자원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이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규제 설계로 명확히 신호를 보낸 셈이다.
2026년 9월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 관리 체계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향후 생존과 신뢰 모두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FAQ
Q. 새 과징금 제도에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매출액의 10%를 부과받을 수 있나?
A. 그렇다. 새 규정은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3년 이내 반복 위반 또는 1,000만 명 이상 개인정보 유출 시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실제 부과 금액은 위반의 경중, 사전 보호 조치 여부,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 적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보안 투자나 보호 조치를 시행한 기업은 과징금 감경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사전 보안 투자를 서두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 된다.
Q. 기업들은 2026년 9월 시행에 앞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우선 자사의 개인정보 처리 현황과 내부 보안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CEO가 최종 책임자로 법에 명시된 만큼 경영진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 요소를 반영하는 PbD 원칙을 적용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클라우드 사업자·외주 수탁사 등 공급망 전반에 대한 보안 점검 범위도 확대되므로, 협력업체 관리 체계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보안 조치를 취하면 과징금 감경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므로, 선제적 투자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Q.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피해자인 개인은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나?
A. 강화된 과징금 제도는 기업에 강력한 억지력으로 작용하여 유출 사고 자체를 줄이는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새로 도입되는 신고포상금 제도는 유출 사실을 제보·신고하는 개인에게도 보상 기회를 제공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직접 점검 대상이 1,700여 개 고위험 정보시스템으로 확대됨에 따라, 개인의 정보를 다루는 주요 시스템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감시망이 강화된다. 유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거나 관련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광고
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