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나스닥의 변동성을 즐기던 시대가 가고, 이제 국내 증시의 기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도 '화끈한 배팅'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오는 5월 27일, 자본시장의 시선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쏟아낼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상장을 목표로 한 16종의 신규 ETF 상품들이 효력 발생 공시를 마치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이번 상장의 핵심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등락률을 정확히 2배로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이는 기존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보다 변동성 노출도가 극대화된 구조로, 특정 종목의 향방에 확신을 가진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수익 창출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는 명확하다. 삼성전자가 하루 3% 상승하면 해당 레버리지 ETF는 6%의 수익을, 반대로 3% 하락 시에는 6%의 손실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선물 인버스(역방향)' 상품이 함께 출시된다는 사실이다. 소위 '곱버스'라 불리는 이 상품들은 반도체 업황의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헤지(Hedge)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번 '2배 매운맛' ETF 대전에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상위 8개사가 모두 참전했다. 각 운용사는 자사 브랜드의 명운을 걸고 라인업을 구성했다. 대부분의 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를 각각 1종씩 출시하는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에 집중한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에 특화된 레버리지와 인버스 라인업을 구축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상품 출시가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의미하면서도, 동시에 운용사들 간의 출혈 경쟁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상품 간 구조적 차별화가 어려운 만큼, 운용사들은 '수수료 인하'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주식형 레버리지 ETF의 평균 연간 보수가 0.44%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번 신규 상품들의 수수료는 파격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는 연 0.0901%라는 압도적인 최저가 보수를 책정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와 하나자산운용의 '1Q' 역시 0.091%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신한자산운용(0.1%)과 한화자산운용(레버리지 0.1%) 역시 0.1%대의 벽을 허물며 투자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반면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는 연 0.29%로 책정되어 브랜드 파워와 안정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는 양날의 검이다. 주가가 횡보할 경우 일일 재조정(Rebalancing)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Volatility Drag)'로 인해 원금이 급격히 잠식될 위험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을 수익 극대화의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은 역대급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장(국내 증시)의 활력 제고와 변동성 확대라는 두 갈래 길에서 이번 27일의 상장 대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의 출시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서학개미' 부럽지 않은 공격적 투자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은 보수율 비교뿐만 아니라 일일 복리 효과에 따른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운용사들의 수수료 경쟁이 투자자에게는 이득이 되겠지만, 본질적인 자산 관리 전략이 수반되지 않은 투자는 위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