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도상국에서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평가의 필요성
2026년 5월 12일 Preprints.org에 게재된 아스파르 아유브(Asfar Ayub)와 무하마드 우스만 파루키(Muhammad Usman Faruqi)의 연구는 한 가지 명확한 결론을 제시한다. 지속가능한 건설 분야에서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표는 환경적·경제적 지표에 비해 현저히 덜 발달되어 있으며, 이 공백이 개발도상국 도시 개발의 장기 성과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는 파키스탄 도시 환경에 특화된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표를 개발하고 통계적으로 검증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연구는 개발도상국의 도시 건축 프로젝트에서 선진국 모델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의 한계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선진국의 건축 기준과 방법론은 해당 국가의 경제 구조와 사회적 맥락 위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를 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수요가 다른 개발도상국에 그대로 이식할 경우 현장 적합성이 낮아진다.
경제적 효율성이 높은 공법이라 하더라도 현지 공급망, 주민 인식, 미학적 선호와 맞지 않는다면 실질적 채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 주장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사회적 맥락에 기반한 독립적인 지속가능성 기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가 사례로 분석한 이포(Ipoh) 지역에서 녹색 건축 기술의 채택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원인은 크게 두 갈래였다. 현지 공급망이 취약하여 친환경 자재 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적 문제가 첫째였고, 녹색 건축 시공에 필요한 전문 기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둘째였다.
기존 문헌에서 녹색 건축 채택의 동기 요인으로 제시하는 '비용 절감'이나 '기업 이미지 제고' 같은 이론적 유인은 실제 소유주의 인식이나 건물의 미학적 디자인 선호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 간극이 메워지지 않는 한 녹색 건축의 현장 보급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 사례를 통해 본 도시 건축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아유브와 파루키는 2011년부터 2025년까지 15년치 문헌을 광범위하게 검토한 끝에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표를 다섯 가지 주요 범주로 분류했다. 이 다섯 범주는 사회적 형평성, 커뮤니티 참여, 문화적 가치 보존, 소유주 인식, 현장 실용성을 망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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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지표들이 파키스탄 도시 환경에 특화된 방식으로 개발되어 통계적 검증까지 거쳤다는 점이다. 이론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실용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이 연구는 녹색 건축 구현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정책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도시 건축에서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환경적·경제적 지속가능성에 비해 그간 정책적으로 덜 촉진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심각한 결함이다. 사회적 가치를 배제한 경제적 프레임워크는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개발 성과를 갉아먹는다.
건축물이 완공된 이후에도 지역 문화와 사회 구조에 녹아들지 못하면, 그 건축물은 장기적으로 방치되거나 원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경제적·환경적 투자 효과도 반감된다.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첨단 기술 도입과 경제적 비용 축소가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포 사례는 이 주장이 현장 요소들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과 비용 절감만 앞세우는 접근은 단기적 효율성 지표를 충족할 수 있지만, 지역 공동체의 신뢰와 참여 없이는 그 성과가 지속되기 어렵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의 시사점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의 도시 재개발 논의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에너지 효율, 탄소 저감 등 환경 지표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측정해왔다.
그러나 재개발 과정에서 주민 이주 갈등, 원주민 커뮤니티 해체, 지역 고유 문화의 소멸 같은 사회적 비용은 충분히 계량화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사례는 바로 이 지점을 정면으로 지적한다. 주민 참여와 지역 문화 보존을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업 계획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으면, 완성된 개발이 사회적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부가적 선택지가 아니다. 그것은 도시 개발이 장기적으로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아유브와 파루키의 연구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지표 체계는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급속한 도시 변화를 겪는 모든 사회에 유효한 참조점이 된다.
정책 입안자들이 이 지표를 환경·경제 지표와 동등한 비중으로 사업 평가 기준에 편입할 때 비로소 녹색 건축의 현장 착근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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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사회적 지속가능성 평가가 개발도상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 달리 공급망, 전문 인력, 주민 인식 등 녹색 건축을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취약하다. 이 상황에서 환경·경제 지표만으로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면 현장 채택률이 낮아지고 개발 성과가 단기에 그치기 쉽다. 아유브와 파루키의 2026년 연구는 2011~2025년 문헌 검토를 통해 사회적 형평성, 커뮤니티 참여, 문화적 가치 보존 등 5개 범주의 지표가 함께 적용될 때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선진국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은 현지의 사회적 맥락을 무시하여 오히려 개발 저항을 키울 수 있다.
Q. 이 연구가 기존 연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이 연구는 파키스탄 도시 환경에 특화된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표를 개발하고 통계적으로 검증한 최초의 시도다. 기존 연구들이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아유브와 파루키는 이포(Ipoh) 지역의 녹색 건축 채택 저조 현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현장 적용 가능한 5가지 지표 범주를 도출했다. 이 지표들은 이론적 동기 요인(비용 절감, 기업 이미지)과 현장 실제 요인(소유주 인식, 미학적 선호) 간의 간극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결과는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이 녹색 건축 정책을 설계할 때 실질적인 준거로 활용할 수 있다.
Q. 한국 도시 재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A. 한국 도시 재개발 사업은 그간 에너지 효율과 탄소 저감 같은 환경 지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평가해왔다. 파키스탄 사례는 주민 참여와 지역 문화 보존을 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식 평가 항목으로 포함시키지 않으면 개발 이후 사회적 갈등과 커뮤니티 해체가 반복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재개발 계획 수립 단계에서 원주민 커뮤니티 의견 수렴 절차를 의무화하고, 사회적 지속가능성 지표를 사업 인허가 기준에 명문화하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이 뒷받침될 때 한국의 도시 개발도 장기적인 사회 통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