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만들어진 빛

 

서유미 칼럼니스트  ⓒ코리안포털뉴스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집중해 본다. 이문세가 부르는 ‘소녀’. 멜로디와 목소리가 좋아 순간 바쁜 마음이 멈춘다. 젊었을 때보다 더 중후하고 깊어진 목소리, 한 소절마다 세월의 흔적이 스쳐 지나간다.

 

나이가 들어도 예쁜 그림, 사랑 노래, 수줍은 미소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마 지난날의 순수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도 노래 한 곡으로 위로받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이 된 이후 사람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닫는다.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도 서로 다른 환경과 가치관 속에서 섭섭함과 갈등은 생겨난다. 그런 일들이 반복될수록 관계의 거리도 조금씩 멀어진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그 답을 한 가수의 이야기에서 떠올려 본다.

 

남을 돕기 위해 자신의 생활고는 뒤로한 채, 지금도 기부를 이어 가는 가수 P양이 있다. 어린 시절의 선행은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노후를 챙기지 못한 삶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기부할 때만 연락해 오는 사람들 속에서, 사실은 자신도 누군가의 따뜻한 돌봄을 바랐을 것이다. 마음이 닿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순간마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런데도 그가 기부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관계를 기대하기보다, 서로 오해하더라도 다시 이야기를 이어 갈 수 있는 꾸준함과 안전함을 믿는 마음 말이다.

 

“삶의 균열을 지나며 사람은 비로소 자기만의 빛을 만든다.”

 

독일계 스위스 문학가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사람은 시간을 통과하며 자신만의 빛을 만들어 간다.

 

같은 노래를 들어도 나이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 들려오는 노래 가사에 옛 추억을 떠올리는 나, 멜로디가 좋아 따라 부르는 딸아이와 같은 음악 안에서도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른다.

 

지금은 무심히 지나가는 이 순간도 언젠가는 추억이 된다. 10년 후가 되면 딸과 함께 들었던 노래 역시 우리만의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날에도 딸아이에게서 피어나는 빛과 나의 빛이 나란히 이어져 있기를 바란다.

 

 

작성 2026.05.13 23:27 수정 2026.05.13 23:27

RSS피드 기사제공처 : 코리안포털뉴스 / 등록기자: 서유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