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시인 한정찬의 "5월 가정의 달에"
뿌리
아이가 태어나자
나는 비로소
부모님의 시간을 생각하게 되었다.
작은 울음 하나 키워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잠들지 못하셨는지.
손주가 태어나자
이제는
조부모님의 생애가 떠오른다.
가난한 날의 겨울과
굽은 손등과
말없이 건네던 밥 한 그릇까지
생은 앞으로만 흘러가는 줄만 알았는데
사람은
뒤로도 자라난다는 것을 안다.
후손을 바라볼수록
나는 더 오래된 이름들을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모죽(母竹)의 뿌리처럼
오늘의 나를 밀어 올리고 있었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조상을 공경하는 일은
지나간 시간을 섬기는 일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후손의 삶의 영역을
풍요롭게 개척해 가는 일이라는 것을.
*시작 노트
아이의 탄생을 바라보며 시작되었다. 한 생명이 자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했는지를 뒤늦게 헤아리게 되었고,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부모를 지나 조부모의 삶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릴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이가 들수록 선명해진다. 말없이 건네던 밥 한 그릇, 굽은 손등, 가난한 날의 겨울 같은 기억들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떠받치고 있는 뿌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흔히 삶이 앞으로만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은 뒤를 돌아보며 성장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후손을 바라볼수록 오히려 더 오래된 이름들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시는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단순한 전통이나 의례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이 결국 미래 세대가 살아갈 땅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
한정찬 시인은 소방관으로 소방서 119구조대장•119소방파출소장•소방행정 및 방호구조과장•소방학교(중앙소방학교 교관·교수, 경북소방학교 교학과장, 충청소방학교 교육기획과장) 및 충청남도 안전체험관•대기업•대학교 등에 근무하면서 소방·지진 등 재난안전교육훈련을 실시했고 그 외 정부기관, 공공기관, 대기업, 대학교 등에서 소방·지진 등 관련 재난안전교육 실시 및 강의를 해왔다.
현재 시(詩)창작, 농사(小農), 소방관련 강의, 행정안전부 안전교육전문인력,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소방안전컨설턴트, 홍대용과학관체험설 자원봉사자,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인 외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