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급성장과 그 위험성
국제결제은행(BIS)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총재는 2026년 5월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비은행 금융기관(NBFI) 섹터의 급속한 확장과 그에 따른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신중하고 선제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이 자리에서 "NBFI 섹터는 전 세계 금융 활동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규제 감독은 은행 섹터에 비해 미흡하다"고 직접 지적했다. 그림자 금융으로도 불리는 NBFI가 글로벌 금융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에 걸맞은 감독 체계는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NBFI 섹터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세 가지를 명시했다. 유동성 불일치(liquidity mismatches), 레버리지(leverage), 운영적 상호연결성(operational interconnectedness)이 그것이다.
이 세 요인이 결합될 경우,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었을 때, NBFI 섹터가 상당한 압박에 직면했고 이 취약점이 전염 효과를 통해 은행 섹터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그 시기를 직접 언급했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규제 당국이 NBFI의 복잡한 구조와 활동을 더 정밀하게 이해하고, 시스템적 위험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구체적 수단은 세 가지다. 더 강력한 데이터 수집, 스트레스 테스트 확대, 유동성 관리 요건 강화가 포함된 국제적 정책 조율이 핵심이다. 기존의 은행 중심 규제 틀에 머물러서는 NBFI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BIS의 경고에 따른 한국의 대응 전략
이번 BIS 총재의 경고는 한국 금융 당국에도 직접적인 함의를 제공한다. 한국 역시 NBFI 섹터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은행 중심 규제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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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데이터 수집 없이는 리스크를 사전에 평가하거나 예방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제 금융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한국 금융 당국이 NBFI에 대한 데이터 인프라와 감독 역량을 어떻게 확충하느냐가 향후 금융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규제 강화가 자율성을 제한하고 금융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카르스텐스 총재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규제의 목적은 혁신을 막는 것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며, 데이터에 기반한 선제적 감독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규제 공백 속에서 성장한 NBFI가 시스템 충격의 진원지가 될 경우, 시장 자율성 자체가 훼손된다는 논리다.
향후 국제적 규제 강화의 필요성
NBFI 문제는 단일 국가의 규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긴밀하게 연결된 구조에서는 한 국가의 규제 공백이 다른 국가의 금융 시스템으로 충격을 전달하는 경로가 된다.
카르스텐스 총재가 국제적 정책 조율을 핵심 과제로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BIS는 각국 규제 당국 간 데이터 공유와 공동 스트레스 테스트 프레임워크 마련을 통해 NBFI 리스크를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트레스 테스트와 유동성 관리 요건 강화는 이미 글로벌 금융 규제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문제는 속도다. NBFI 섹터가 팽창하는 속도에 비해 국제 규제 논의는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카르스텐스 총재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신중한 개혁을 강조한 것은, 졸속 규제가 가져올 부작용보다 규제 공백이 가져올 위험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그림자 금융 전반에 대한 포괄적이고 선제적인 감독 체계를 갖추는 것이 지금 당장 필요한 과제다.
FAQ
Q. NBFI 규제가 왜 지금 시급한 문제인가?
A. 비은행 금융기관(NBFI)은 전 세계 금융 활동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졌지만, 은행 대비 규제 감독은 현저히 미흡한 상태다. 유동성 불일치, 레버리지, 운영적 상호연결성이라는 구조적 취약점은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금융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팬데믹 기간 NBFI 섹터가 겪은 압박이 은행 부문으로 전염될 수 있음이 이미 확인된 만큼, 규제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험을 키우는 것과 같다. BIS는 더 강력한 데이터 수집과 스트레스 테스트, 국제적 정책 조율을 통해 이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촉구했다.
Q. 한국은 NBFI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A. 한국도 NBFI 섹터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은행 중심 규제만으로는 감독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선 NBFI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확충하여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을 은행에서 NBFI 전반으로 확대하고, 유동성 관리 요건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BIS가 제시한 국제적 정책 조율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여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 금융 안정성 확보의 핵심 경로다.
Q. 국제적 규제 조율이 실질적으로 가능한가?
A. 글로벌 금융 시장의 상호연결성을 고려하면 국제 규제 조율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 국가의 NBFI 규제 공백은 다른 국가의 금융 시스템으로 충격을 전파하는 경로가 되기 때문이다. BIS는 이미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 당국이 참여하는 데이터 공유 및 공동 스트레스 테스트 프레임워크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각국의 규제 환경과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바젤 III 등 국제 기준 마련 경험이 있는 만큼, 점진적이고 신중한 조율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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