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의 거리에는 지금 두 개의 시간이 동시에 흐른다. 같은 도시, 같은 하늘, 같은 햇살 아래에서 두 개의 전혀 다른 세계가 숨 쉬고 있다. 한쪽 골목에서는 한 아버지가 식료품 가게 앞에 멍하니 서 있고, 다른 쪽 광장에서는 국기의 물결이 노래와 함께 출렁인다. 한쪽에서는 빵 한 조각의 가격에 한숨이 새어 나오고, 한쪽에서는 "저항"이라는 단어가 마이크를 통해 우렁차게 퍼진다. 2026년 5월 11일 자 CNN 튀르키예가 전한 풍경은 단순한 보도 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한 민족이 통과하고 있는 깊은 상처의 두 단면이다.
이 어두운 터널의 입구는 202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12일 전쟁'이 그 시작이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차례의 흔들림이 도시를 덮쳤다. 2025년 12월 28일, 이란 리알화 환율이 역사적 수준까지 치솟았고,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의 상인들이 일제히 셔터를 내렸다. 닫힌 셔터는 단순한 영업 중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도시의 분노와 절망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신호탄이었다. 시위는 곧 100여 개 도시로 번졌고, 식용유와 닭고기 같은 기본 식료품 가격이 하룻밤 사이에 치솟거나 매대에서 사라졌다.
정권의 응답은 빠르고 단호했다. 2026년 1월 8일, 정부는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을 단행한다. 약 9,20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의 디지털 호흡이 일순간 멈추었다. 정부는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그 안보가 정작 누구를 지키기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운명의 2026년 2월 28일이 찾아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이 테헤란 한복판을 강타한 날이다. 1989년부터 36년간 이란을 통치해 온 86세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며칠 뒤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제3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권력의 인장이 바뀐다고 해서, 가장의 빈 그릇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가 2026년 4월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약 2,700억 달러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이란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6퍼센트로 전망했다. 산업 시설과 석유화학 단지가 연쇄적으로 파괴되면서 실업률은 가파르게 치솟았고, 빵값과 약값이 동시에 오른 자리에서 가장 약한 자들의 어깨가 가장 먼저 무너져 내렸다.
이 거대한 통계 뒤편에 한 인간의 목소리가 있다. 한 테헤란 교사는 짧게 고백했다. "최근 몇 달은 너무나 무거웠다. 먼저 시위가 왔고, 다음에 전쟁이 왔다. 그 후로 모든 것이 느려졌다. 어떤 날은 너무 천천히 흘러가서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다." 단 몇 줄의 이 문장 안에, 한 사람의 일 년이 통째로 들어 있다. 정부 발표 자료에는 절대 잡히지 않는,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진실이다.
거리의 다른 쪽 풍경은 정반대다. 정권 지지자들은 광장에 모여 국기를 흔들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구호를 외친다. 그들에게 이 전쟁은 위기가 아니라 '회복력의 시험'이다. 국가 기관이 조직한 집회에는 음악이 흐르고 무료 음식이 배급된다. 그러나 같은 시각, 시장의 진열대에는 정작 그 음식들이 보이지 않는다. 가난한 이란 시민들은 이 모순을 그저 침묵으로 지켜본다.
가장 잔인한 분단선은 인터넷 위에 그어졌다. 73일째 이어지는 제한 속에서, 이란 사회에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겨났다. 이른바 '프로 인터넷(Internet Pro)'이다. 사업자 면허를 가진 일부 계층은 '화이트 심(SIM)'으로 자유롭게 세계와 연결된다. 50기가바이트 패키지에 약 200만 통만(이란 화폐단위), 여기에 활성화 비용 280만 토만이 더해진다. 월급이 2,000만 토만(약 24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에게 이 금액은 거의 한 달 치 생활비다. 한 시민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업과 인플레이션 한가운데서 어렵게 모은 50만 토만, 100만 토만을 VPN 몇 기가에 쏟아붓고 나서, 막상 어렵게 접속한 SNS에서 자유롭게 연결된 사람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살아가는 모습을 마주하는 그 순간이, 명치 한복판을 정통으로 맞는 한 방의 펀치 같았다고. 디지털 시대의 가난이란 곧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자신의 고통을 세상에 전할 통로조차 돈으로 사야 하는 시대를, 테헤란의 시민들은 매일 통과하고 있다.
테헤란의 두 얼굴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인간의 존엄은 이념과 깃발보다 큰가, 작은가. 광장의 함성이 아무리 우렁차도, 그 함성이 굶주린 가장의 빵 한 조각을 대신할 수 없다. 깃발이 아무리 높이 펄럭여도, 그 그늘에 무너져 가는 한 식탁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는 못한다. 어쩌면 이란이 지금 통과하고 있는 가장 진정한 전쟁은, 외부의 적과 벌이는 전쟁이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한 인간을 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잃어버린 시대와의 싸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