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와 환자의 갈등 심화
2026년 5월 8일 국회를 통과한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이 의료계와 환자 단체 양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정안은 필수의료 행위 중 의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없고, 책임 보험 가입·설명 의무 이행·손해 전액 배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의료인을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형사 특례를 신설했다. 의료진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환자 측은 과도한 특혜라고 비판하고 의료계는 독소 조항이 남아 있다고 반발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의료계는 '중대한 과실'이라는 용어의 불명확성을 지적하며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모호한 기준이 의료진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의료진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가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한국 의사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되는 건수는 연평균 754.8건으로 영국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는 의사들이 체감하는 법적 리스크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근거로 의료계가 줄곧 활용해 온 수치다.
반면 환자 단체 측은 이번 개정안이 의료진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전 세계에서 사망 사고에 대해 형사 면제 특례를 주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하며, 법 시행 후 관련 사건이 발생하면 헌법 소원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자 권리 보호보다 의료진 보호를 앞세운 법안이라는 비판이 시민사회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배경
법안에서는 중대한 과실의 범위를 12가지로 구체화했다. 여기에는 동의 내용과 다른 수술, 수술 중 이물질 잔존,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등이 포함된다.
법조계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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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예외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형사 면책이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피해 환자의 법적 구제 수단이 사실상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와 환자 단체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뇌경색 환자를 퇴원시켜 영구 상해를 입힌 의사들에게 금고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 판결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금고형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응급·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쟁점과 전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통령에게 "위헌적 소지가 뚜렷하고 법 취지마저 망각한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개정안이 환자 안전과 의료진의 법적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이 사회 각계에서 제기된 셈이다.
정부는 의료계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회를 열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문제점을 고려할 때, 이번 개정안의 시행은 의료계와 환자 단체 모두에게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대한 과실' 기준의 명확화와 형사 특례 요건의 세부 운용 지침 마련이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법 조항의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의료 현장에서 반복될 경우, 입법 취지와 달리 사법 리스크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FAQ
Q. 의료분쟁법 개정안이 한국 의료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A. 개정안은 필수의료 사고 시 책임 보험 가입, 설명 의무 이행, 손해 전액 배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의료인의 기소 자체를 차단하는 형사 특례를 도입했다. 의료계는 이를 통해 연평균 754.8건에 달하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기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지만, '중대한 과실' 기준이 모호해 실질적 효과는 불투명하다. 환자 단체는 피해 환자의 법적 구제 수단이 축소될 수 있다고 반발하며 헌법 소원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전공의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소할지 여부는 법 시행 이후 현장 적용 사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Q. '중대한 과실'의 구체적 정의가 왜 중요한가?
A.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면 형사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해당하지 않으면 기소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법안은 동의 없는 수술, 수술 중 이물질 잔존,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등 12가지 유형을 중대한 과실로 열거했다. 문제는 12가지 외의 상황에서 과실 여부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느냐다. 기준이 불명확하면 의료진은 방어적 진료를 강화하게 되고, 이는 결국 환자 치료의 적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법조계는 세부 운용 지침과 판례 축적이 없으면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Q. 법안이 통과된 이후 의료계와 시민사회의 반응은?
A. 의료계는 사법 리스크 완화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모호한 '중대한 과실' 기준이 오히려 독소 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추가 보완을 요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사망 사고에 형사 면제 특례를 부여하는 것은 전례 없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헌법 소원 제기 의사를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해관계자 협의회를 통해 후속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나,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알림] 본 기사는 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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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