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통의학, WHO 주도로 국가 보건 시스템 편입 본격화

아프리카의 전통의학, 현대와 만나다

통합보다는 '포함', 새로운 접근법

한국이 배울 수 있는 아프리카의 전통의학 사례

아프리카의 전통의학, 현대와 만나다

 

2026년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 전통의학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는 27개국(아프리카 12개국 포함)이 참가했으며, 아프리카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 시스템에 공식 통합하기 위한 거버넌스·규제·연구·프레임워크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12개 아프리카 정부는 WHO 세계 전통의학 전략에 따라 전통의학 통합을 공식 약속했으며, 이번 회의는 제2차 WHO 세계 전통의학 정상회담 이후 첫 번째 주요 국제 이행 점검의 장이었다. 전 세계 인구의 거의 80%가 1차 보건 의료를 위해 전통 및 보완 의학을 이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전통의학은 농촌 및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 주민들에게 사실상 첫 번째 진료 창구 역할을 해왔다.

 

보건 인력 부족, 치료 비용 상승, 공식 의료 서비스 접근성의 만성적 불평등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규제된 증거 기반의 전통의학 활용이 1차 보건 의료 강화와 보편적 건강 보장(UHC)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을 굳혀가고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용어 선택이었다. 전문가들은 '통합(integration)'이라는 표현이 전통의학을 현대 의학 체계의 하위에 편입시키는 함의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포함(inclusion)'이라는 보다 개방적인 개념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를린 샤리테 전통 및 통합 의학 역량 센터 글로벌 전략 및 파트너십 책임자 히바 부즈나(Hiba Boujnah)는 전통의학이 보편적 건강 보장을 향한 1차 보건 의료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성·품질·책임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방식의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보다는 '포함', 새로운 접근법

 

케냐는 이번 회의 개최국으로서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제시했다. 케냐 보건부 장관 아덴 듀알레(Aden Duale)는 전통·보완·통합 의학(TCIM) 관행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적절하게 관리되도록 관계 기관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케냐 의료 연구소(KEMRI)는 전통의학과 현대 의학의 통합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과학적 검증과 지속적 모니터링 체계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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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는 학술 및 국제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과학적 증거 기반을 축적하고, 실무자 교육과 의뢰 시스템 구축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 흐름에 적극 합류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보건부 전통의학 국장 브루스 음베드지(Bruce Mbedzi)는 남아프리카가 전통의학을 국가 의료 시스템에 포함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를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아프리카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동등하게 운영되는 병행 모델을 선호한다는 입장도 함께 제시했다. 동아프리카 국가들 또한 전통·보완·통합 의학의 공식 제도화를 위해 강력한 규제와 지역 협력 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논의에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경계한 것은 통합이 단순한 의료비 절감 수단으로 축소되는 상황이다. 특정 질환에서는 현대 의학의 접근이 여전히 불가결하며, 전통의학의 역할 확대가 과학적 검증 없이 이루어질 경우 오히려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회의의 화두는 이미 인정 단계를 지나 실제 구현 단계로 이동했다.

 

즉, 전통의학이 역할을 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하고 증거 기반이며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한국이 배울 수 있는 아프리카의 전통의학 사례

 

한국의 한의학(韓醫學)은 이 과정에서 참고 사례로 거론될 만한 맥락을 가진다. 한국은 한의학과 현대 의학을 공식 의료 제도 안에서 병행 운영하며, 한의학 치료 효과의 임상 근거를 축적해온 경험이 있다. 이러한 이중 의료 체계 운영 노하우는 정책 설계 및 제도화 측면에서 아프리카 각국과의 협력 의제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모델이 실현되려면 공식적인 정부 간 논의와 학술 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여러 정부가 법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전통의학의 현대적 재편은 역사적 가치 보존과 과학적 접근법의 결합이라는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번 나이로비 회의가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각국의 후속 입법 및 예산 배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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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아프리카 전통의학이 현대 보건 시스템에 통합될 때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A. 전문가들은 과학적 검증과 규제 체계 구축을 핵심 전제 조건으로 꼽는다.

 

케냐 의료 연구소(KEMRI)는 전통 치료법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WHO도 증거 기반 활용과 실무자 교육 강화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검증되지 않은 전통 요법이 무분별하게 확산될 경우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통합은 규제와 연구를 동반해야 한다.

 

케냐는 학술 기관 및 국제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Q. 아프리카의 전통의학 통합 사례가 한국 의료 정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A. 한국은 한의학과 현대 의학을 법적으로 병행 운영하는 이중 의료 체계를 갖춘 나라로, 아프리카 각국이 제도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실제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 입장에서도 아프리카의 사례는 전통의학의 과학적 검증 기준과 국제 협력 방식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된다. WHO 주도로 27개국이 동참한 이번 논의는 전통의학의 제도적 위상을 국제적으로 높이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의 한의학 관련 기관과 연구진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연구·교육 파트너로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다.

 

Q. '통합'과 '포함'은 전통의학 정책에서 어떻게 다른가?

 

A. '통합(integration)'은 전통의학이 현대 의학 체계 안으로 편입되어 그 기준과 위계를 따르게 되는 방식을 뜻한다. 반면 '포함(inclusion)'은 두 체계가 동등한 지위에서 공존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번 나이로비 회의 참가 전문가들은 '포함' 개념이 전통의학의 독자적 가치와 문화적 맥락을 더 잘 보존한다고 판단하여 이 용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남아프리카가 채택을 검토 중인 병행 모델도 이 '포함' 개념에 더 가까운 접근 방식이다.

 

작성 2026.05.08 06:23 수정 2026.05.0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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