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을 보며
오순안
삶의 무게만큼 내려앉은 흰서리와
눈가에 깊어진 세월의 결
그 곱던 하얀 피부 위엔
희미한 점들이 하나둘 내려앉고
하얀 도화지 위에
크레파스로 수채화를 그리듯
날마다 호박줄 감추고
수박줄 만들어보지만…
7학년 3반,
마음만은 아직 이팔청춘인가
아름다운 꽃을 보면
설레는 마음은 여전한데
거울 앞에 선 나는
낯선 사람이 되어가고
그 곱고 반짝이던 눈빛은
이젠 동태눈이 되었나
돋보기 없이는
컴퓨터 속 작은 글씨마저
흐릿해진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신체의 변화는
자꾸만 나를 작아지게 만들고
옷으로 감추고
물감으로 덧칠해 보아도
돈으로도 살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는 현실 앞에서
돋보기 너머로 바라본 얼굴엔
세월이 먼저 와 있었다
아,
세월은 말없이
나를 지나가고 있구나
♦거울 속의 나는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