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 수치를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녹색 도시'라 부르기 어렵다.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Horticultural Producers)는 2026년 4월 28일, 전 세계 도시들이 기존 지속 가능성 지표를 뛰어넘는 새로운 그린 시티(Green City)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공식 촉구했다. AIPH가 이번 발표에서 강조한 핵심은 녹지 면적이나 탄소 배출량 같은 단일 수치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도시민의 삶의 질·생태계 건강·경제적 활력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다차원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선언은 원예 산업과 도시 계획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온 중요한 방향 전환으로, 서울·부산·인천 등 한국 대도시의 정책 담당자들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내용이다. AIPH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 도시들이 탄소 배출량, 녹지 면적 비율, 에너지 효율 같은 지속 가능성 측정 기준에 익숙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 충족이 곧 도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번 발표에서 분명히 지적했다.
단순히 공원 면적을 넓히거나 가로수를 심는 수준의 접근은 이제 충분하지 않다. 도시 내 녹색 인프라(Green Infrastructure)가 주민의 정신 건강, 지역 경제 활력, 생태계 건강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까지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AIPH의 핵심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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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H가 이번 발표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원예 산업을 단순한 조경 서비스업이 아니라 도시 문제 해결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 대응, 생물 다양성(Biodiversity) 보존, 도시 열섬 현상 완화, 공기 질 개선, 도시민의 심리적 회복력 강화까지, 꽃과 식물이 수행하는 역할은 조경 미관의 범주를 훨씬 넘어선다.
AIPH는 이처럼 복합적인 기능을 정량화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그린 시티 표준이 요구하는 핵심 전환 방향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전환은 '측정 가능한 삶의 질 지표' 도입이다. 기존 녹지 면적 비율이라는 단일 수치 대신, 주민이 일상 이동 범위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녹색 공간의 질적 수준,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의 다양성, 도시 내 수분 매개자(Pollinator) 서식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벚꽃(Prunus serrulata)이 만개한 봄날 도심 거리를 걷는 시민의 심리적 안정감은 단순한 녹지 면적 통계로는 포착되지 않는다. AIPH는 이 감각적 풍요가 실제 도시 경쟁력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 전환은 생물 다양성 보존을 도시 계획의 핵심 목표로 격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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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수종 가로수 대신 라일락(Syringa vulgaris)·수국(Hydrangea)·매리골드(Tagetes)처럼 개화 시기가 다른 다양한 식물을 혼합 배치해, 도시 안에서도 생태계 순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AIPH는 이러한 식재 다양성이 꿀벌과 나비 같은 수분 매개자를 도심으로 불러들여 도시 농업과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라일락의 진한 향기, 파스텔 톤 수국이 그늘진 골목을 밝히는 장면은 단순한 미관을 넘어 생태적 가치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전환은 도시 녹색 인프라의 경제적 가치를 명확히 산출하는 것이다.
녹색 공간이 주변 부동산 가치를 높이고, 도시 열섬 완화로 냉방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며, 관광 유입 효과까지 창출한다는 점은 다수의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AIPH는 새로운 표준이 이러한 경제적 편익을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공식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예 산업 종사자들이 단순한 납품업자가 아니라 도시 경제 설계의 참여자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네 번째 전환은 도시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증진을 녹색 도시의 공식 성과 지표로 포함하는 것이다. 국제 학계에서는 병원 정원의 식물이 환자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고, 학교 내 녹색 공간이 학생들의 정서 안정에 기여한다는 데이터도 꾸준히 제시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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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각각의 연구 결과는 연구 설계와 환경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므로, AIPH는 이러한 건강 효과를 공신력 있는 기준으로 수치화하는 작업이 새로운 그린 시티 표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도심 공원에서의 짧은 휴식이 오후 업무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적 관찰 역시, 표준화된 평가 체계 안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AIPH의 입장이다. 다섯 번째 전환은 녹색 인프라 성과에 대한 엄격한 사후 평가 체계 구축이다.
화려한 조경 계획을 발표하고도 사후 관리가 소홀해 식물이 고사하거나 방치되는 도시 녹화 사업의 실패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었다. AIPH는 새로운 표준이 계획 단계뿐 아니라 중장기 추적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은 꽃이 다음 봄에도 피어나는지, 설계한 생태 통로에 실제로 생물이 서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그린 시티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화훼 및 원예 업계에서는 이번 AIPH 발표를 산업 전체의 위상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한다.
꽃과 식물이 개인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것처럼, 도시 전체에 심어진 녹색 인프라는 수백만 명의 생활 환경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원예 전문가들이 도시 계획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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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태 환경 분야에서는 이번 AIPH의 문제 제기가 오랫동안 필요했던 패러다임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단순히 보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 살기 좋고 생태적으로 건강하며 경제적으로 활기찬 도시를 만드는 데 원예 산업이 구체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한국의 도시들도 이번 AIPH의 선언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서울시가 추진해온 도시 숲 조성 사업, 각 지자체의 가로화단 확대 프로그램 등은 방향성 면에서 AIPH가 제시하는 그린 시티 표준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AIPH가 촉구한 것처럼, 이제는 조성 면적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생물 다양성·주민 건강·경제적 편익을 통합 평가하는 정교한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화훼 농가와 플로리스트(Florist), 도시 정원사(Urban Gardener)들이 단순 납품 주체가 아니라 도시 설계의 공동 참여자로 정책 프레임 안에 들어올 때, 한국의 대도시는 진정한 의미의 그린 시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AIPH가 2026년 4월 28일 발표한 이 촉구는, 꽃과 식물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FAQ
Q. AIPH가 제시한 새로운 그린 시티 표준은 기존 지속 가능성 지표와 무엇이 다른가.
A. 기존 지속 가능성 지표는 녹지 면적 비율, 탄소 배출량 등 단일 수치 중심으로 도시 녹화 수준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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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H가 2026년 4월 28일 촉구한 새로운 표준은 도시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생물 다양성 보존 수준, 녹색 인프라의 경제적 편익, 사후 관리 평가까지 포괄하는 다차원 지표 체계를 요구한다. 수치 충족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주민의 실제 삶의 질 향상이 최종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Q.
원예 산업이 도시 계획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A.
개화 시기가 다른 다양한 꽃과 식물을 도심에 혼합 배치해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병원·학교·공원 등 공공시설에 치유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도시 열섬 완화와 수분 매개자 서식 환경 제공을 통해 원예 산업은 도시의 생태·경제·보건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AIPH는 이러한 기여가 정책 지표로 공식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한국 독자가 이 흐름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개인 베란다나 창가에 라벤더(Lavandula)·수국(Hydrangea) 등 계절 꽃을 심어 소규모 도시 녹화에 참여하거나, 지역 화훼 농가 제품을 구매해 원예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실천의 출발점이다. 나아가 거주 지역 지자체의 도시 녹화 정책에 관심을 갖고 주민 참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그린 시티 실현에 기여하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