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58화 고향의 봄의 음악을 들으며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음악은 기억을 떠올리는 도구가 아니라,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

고향은... 내가 처음으로 감정을 배우고, 관계를 경험하고, 삶을 시작했던 시간의 집합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한 편의 원고가 열어준 시간

문학회 여름호 원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로 향했다. 주제는 고향의 여름날이었다. 억지로 떠올리려 했던 기억과 달리, 이번에는 문장을 쓰는 순간마다 장면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글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다시 불러내는 행위였다.

 

음악이 만든 변화

작업을 하는 내내 잔잔한 피아노 선율의 고향의 봄이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기억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따뜻한 햇살, 바람에 흔들리던 나무, 아무 걱정 없이 웃고 있던 어린 시절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살아났다.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기억을 깨우는 촉매였다.

 

다시 살아나는 감각

그 시간은 글을 쓰는 과정이 아니었다. 그 시절을 다시 통과하는 경험이었다. 문장 하나를 적을 때마다 그때의 공기와 감정이 함께 따라왔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다시 겪는 감각이었다. 그래서 이번 원고는 이전과는 다른 밀도로 남았다. 감정이 아닌, 시간 자체가 기록된 글이었다.

 

음악과 기억의 관계

기억은 의지로 꺼내기 어렵다. 그러나 음악은 다르다. 특정한 선율은 특정한 시간을 불러온다. 설명이 필요 없다. 듣는 순간, 이미 그 시간 안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음악은 기억을 떠올리는 도구가 아니라,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일상은 빠르게 흐른다. 현재를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그러다 보면 지나온 시간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난다. 돌아보지 않는 기억은 점점 흐려진다. 그러나 기억이 흐려질수록, 지금의 나 또한 선명함을 잃는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현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고향이라는 감정

고향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감정을 배우고, 관계를 경험하고, 삶을 시작했던 시간의 집합이다. 그래서 고향을 떠올린다는 것은 단순한 회귀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출발점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멈춤이 만드는 깊이

잠시 멈춰 음악을 듣고, 한 장면을 떠올리는 시간. 그 짧은 순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것은 흐르던 삶을 붙잡고,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 번쯤 멈춰 서야 한다. 멈춤은 후퇴가 아니라, 방향을 바로잡는 과정이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나의 과거를 떠올렸는가. 
그 기억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그리고 그 시간은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 
바쁜 하루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남겨두고 있는가.

 

기억은 남는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꺼내지 않았을 뿐이다. 음악 한 곡이면 충분하다. 그 순간, 시간은 다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분명해진다.
가끔은 음악과 함께,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곳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나게 된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4.21 20:31 수정 2026.04.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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