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지속가능성 보고 의무, 한국 기업에 어떤 영향?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ESG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자와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필리핀이 2026년 회계연도부터 새로운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을 도입한다는 소식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변화의 신호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단순한 권고가 아닌 의무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필리핀 시장에 진입하거나 이미 진출한 기업들에게는 준수 여부에 따라 중대한 사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채택한 새로운 기준은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의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ISSB)가 제안하는 표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SEC는 '지속가능성 공개에 관한 필리핀 재무 보고 기준(PFRS S1 및 PFRS S2)'을 채택했으며, PFRS S1은 일반적인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를, PFRS S2는 기후 관련 공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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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필리핀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관련 정보 공개에 있어서 글로벌 관행과 발맞추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습니다. 2026 회계연도를 대상으로 시가총액 500억 페소(약 8억 4천만 달러) 이상의 상장기업은 2027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합니다. 한국의 대형 제조업, 유통업, 소비재 기업들 중 다수가 필리핀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규정 변화는 단순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2028년 회계연도부터는 시가총액 30억 페소 이상의 상장 기업과 연간 매출이 150억 페소를 초과하는 대형 비상장 기업들도 보고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이는 필리핀 시장에서 활동하는 중견 규모 이상의 한국 기업 대부분이 이 기준의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과 온실가스(GHG) 배출량 감축을 포함하는 ESG 활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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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규칙이 독립 보증 실무자에 의한 스코프 1 및 2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의무적인 '제한적 보증(limited assurance)'을 보고 시작 후 2년 이내에 이행하도록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스코프 1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을, 스코프 2는 구매한 전기, 열, 증기 등의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배출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보고하는 것을 넘어,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하므로 기업들은 정확한 배출량 측정 시스템과 검증 프로세스를 미리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 방법론, 데이터 수집 체계,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필리핀 현지에서 인정받는 독립 보증 제공자를 선정하는 등의 준비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피아 로만-타이아그 부총재보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 산업이 이미 상당히 높은 ESG 규정 준수를 보이고 있으며, ESG 원칙을 수용하여 지배구조 및 관리 위험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개선된 규정 준수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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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P는 은행들이 ESG 프레임워크를 채택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추가 대출 한도 제공 및 지속가능 금융에 대한 무담보 비축금 요건(zero-percent reserve requirement)과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 부문의 변화는 제조업, 유통업 등 실물 경제 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와 필리핀의 새로운 회계 기준의 연관성
SEC는 기업들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각서 회람 16호'를 발행해 기업들이 환경·사회적 영향을 포함한 데이터를 보다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보고하도록 지침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는 필리핀 내 지속가능한 금융 정보의 질을 높이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자금 조달 방안을 제공하기 위한 필리핀 정부의 전략적 접근법으로 평가됩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과 가이드라인을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보고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지 자회사나 지사의 담당 인력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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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한국 기업들에게 단순히 추가적인 보고 의무로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됩니다. 필리핀과 같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ESG 기준 강화는 사실상 글로벌 추세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유럽 연합(EU)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통해 단계적으로 더 많은 기업에게 상세한 ESG 보고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기후 관련 공시 규칙을 도입하는 등 엄격한 ESG 규제를 기업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 또한 동일한 흐름을 따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금융 허브들도 ISSB 기준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성 공시 체계를 구축하거나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ESG 투자가 확대되고, 지속가능경영을 우선시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경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자발적인 ESG 경영을 강화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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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필리핀 현지 법인의 ESG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합니다.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용수 사용량 등 환경 데이터는 물론, 직원 다양성, 산업안전,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IT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둘째, ESG 보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거나 외부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PFRS S1과 S2 기준은 ISSB의 국제 표준을 따르고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특히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TCFD)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셋째,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ESG 전략을 수립하고 각 해외 법인이 현지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일관된 ESG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필리핀의 새로운 보고 기준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일부 중소기업들이 제한된 자원 내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ESG 보고서를 작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또한 ESG에 대한 국제적 표준 자체가 아직 완전히 통일되지 않았기에 사업 환경에 따라 해석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코프 3 배출량(공급망 및 제품 사용 단계의 간접 배출)의 경우 측정 방법론이 복잡하고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ESG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SG 원칙 아래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투자자와 고객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실제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환경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ESG 규제 트렌드와 한국 기업의 방향성
필리핀뿐 아니라 아세안(ASEAN) 국가들은 앞으로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경영을 더욱 중요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세안 택소노미(ASEAN Taxonomy for Sustainable Finance)가 개발되고 있으며, 역내 국가들 간 ESG 정보 공유와 협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법적 의무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투자 흐름의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의 투명성과 회복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면서,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선적인 파트너로 선택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또한 기업들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과 인센티브 도입으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K-ESG 가이드라인의 국제 정합성을 높이고, 중소·중견기업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필리핀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도입은 단순히 하나의 국가가 ESG 기준을 정립한 사건이 아니라, 동남아 시장의 전반적인 ESG 규제로 확장될 수 있는 신호탄으로 봐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장기적으로 ESG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필리핀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충분한 자원 배분, 전사적 ESG 문화 정착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기업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필리핀 현지 법인의 준비 상태는 어떠합니까? 이제는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체계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2027년 첫 보고 시점에 당황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서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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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