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한정찬의 이 한 편의 시 <삼한의 겨울> 외
11. 삼한(森閑)의 겨울
겨울은 따뜻한 커피를 그리워하게 만들고
그리움은 너의 성숙을 더욱더 빛나게 한다.
긴 겨울잠을 견딘 너에게 고마움이 자란다.
기다림은 그리움이라는 긴 거리이고
비움은 남을 위한 조용한 선물이다.
고요한 숲의 산골,
삼한(森閑)의 한파는 숨을 멎게 했지만
저녁연기는 여전히 하늘로 올라가 작은 온기를 남겼다.
차가운 문장은 그루터기에서 넘어지지만
따뜻한 숨은 다시 일어나게 한다.
인생은 그리움을 믿음으로 바꾸어 가는
조용한 연습이다.
<해설>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과 성숙을 노래한다. 추운 계절에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듯, 화자는 상대의 성숙함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기다림은 그리움이라는 거리를 만들어 내고, 비움은 단순한 공허가 아니라 배려의 미학으로 해석된다. 삼한의 산골처럼 고요하고 혹독한 겨울이지만, 저녁연기처럼 작은 온기가 남아 있다. 차가운 말에 넘어져도 따뜻한 숨결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인생이며, 결국 그리움은 믿음으로 옮겨져 삶을 지탱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감상>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 오히려 더 따뜻해지는 마음을 그린다. 추운 날 커피를 그리워하듯, 화자는 긴 기다림 끝에 성숙해진 상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비움과 고요함은 외로움이 아니라 배려와 성찰의 시간으로 해석되며, 산골의 한파 속에서도 저녁연기처럼 작지만 확실한온기가 존재한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차가운 현실을 견디는 삶의 방식이며, 그리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믿음이 되어 인생을 이끈다. 읽는 이에게 고요한 위로와 함께, 겨울이 주는 성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12. 삶
낯선 곳에서는
낯설어 익숙해지고
익숙한 곳에서는
익숙해 결별하는 것.
<해설>
이 시는 삶의 본질을 낯섦과 익숙함, 그리고 결별의 순환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첫 연에서 “낯선 곳에서는 낯설어 익숙해지고”라는 구절은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시간과 경험을 통해 서서히 익숙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어지는 “익숙한 곳에서는 익숙해 결별하는 것”에서는 익숙함 자체가 삶의 이별과 변화를 불러온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익숙해졌다는 것은 안정과 동시에 변화의 신호가 되며, 우리는 그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선택이나 떠남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시는 인간의 삶이 끊임없는 적응과 변화, 만남과 헤어짐으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간결하게 보여 준다. 문장의 단순한 구조와 짧은 단어 선택은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삶의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하게 만든다. 또한, 낯설음과 익숙함의 대비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를 은유적으로 드러내어, 읽는 이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짧지만 울림이 큰 시적 언어로, 삶의 순환과 인간 감정을 간결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감상>
이 시는 짧지만 삶의 본질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첫 구절에서 “낯선 곳에서는 낯설어 익숙해지고”라는 표현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인간의 적응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익숙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어지는 “익숙한 곳에서는 익숙해 결별하는 것”은 익숙함이 오히려 변화와 이별을 불러온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은 안정과 친숙함 속에서도 결국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야 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과 성찰을 경험한다. 시는 간결한 언어와 짧은 문장으로 이러한 삶의 순환과 아이러니를 담아내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경험과 맞닿는 공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낯섦과 익숙함, 만남과 이별이라는 대비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단 몇 줄로 삶의 본질을 사색하게 만드는 시적 힘이 돋보인다.
13. 날마다
날마다
너 자신을 밝혀라.
해처럼,
달처럼,
별처럼
그렇게
조용히 빛나라.
<해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첫 구절인 “날마다 너 자신을 밝혀라.”는 매일 스스로 돌아보고 마음과 삶을 조금씩 성장시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남과 비교하거나 외부의 평가에 의존하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밝히고 스스로 발전시키는 삶을 강조한다. 이어지는 “해처럼, 달처럼, 별처럼”이라는 표현은 자연 속에서 조용히 빛을 내는 존재들을 통해 삶의 이상적인 모습을 비유한다. 태양은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달과 별은 어둠 속에서도 은은한 빛을 내며 세상을 밝힌다. 그러나 그 빛은 과시하거나 소란스럽지 않다. 마지막의 “그렇게 조용히 빛나라”라는 구절은 바로 이러한 자연의 모습처럼 겸손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즉 이 시는 사람에게 매일 자신을 가꾸고,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빛나는 삶을 살 것을 권하는 교훈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감상>
이 시를 읽으며 나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느꼈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거나 눈에 띄는 성공을 이루어야만 빛나는 삶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시는 해와 달, 별을 예로 들며 소리 없이 세상을 비추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빛남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특히 “날마다 너 자신을 밝혀라.”라는 구절은 매일 조금씩 스스로 돌아보고 성장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더라도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태도 자체가 자신의 삶을 밝히는 일일 것이다. 또한 “조용히 빛나라”라는 표현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과시하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이 시를 통해 나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 밝히며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나 역시 해와 달, 별처럼 겸손하지만 꾸준히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14. 홍매화 연정
겨울 끝
웅크린 나에게
홍매화 한 송이
붉은 입술로
봄을 말한다.
<해설>
겨울의 끝에서 봄을 맞이하는 순간을 한 장면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초미니 현대시이다. ‘겨울 끝 / 웅크린 나’라는 표현은 단순한 계절의 묘사를 넘어 추위와 침잠 속에서 움츠러든 인간의 내면 상태를 상징한다. 그 앞에 나타난 ‘홍매화 한 송이’는 자연의 작은 존재이지만 긴 겨울을 깨우는 첫 신호이자 새로운 시작의 징표로 읽힌다. 특히 ‘붉은 입술’이라는 비유는 꽃잎의 색채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말없이도 희망을 전하는 생명의 메시지를 암시한다. 마지막 구절인 ‘봄을 말한다.’는 자연이 인간에게 건네는 조용한 선언처럼 울린다. 이 시는 많은 설명을 덜어내고 단 하나의 이미지와 상징만 남김으로써,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생명감과 희망의 감정을 선명하게 환기한다. 짧지만 여백 속에서 의미가 확장되는 이미지 중심의 압축시라 할 수 있다.
<감상>
긴 겨울 끝에 문득 마주하는 봄의 순간이 떠올랐다. ‘겨울 끝 / 웅크린 나’라는 구절은 단순한 계절의 추위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움츠러들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조용히 견디고 있던 시간 속에 ‘홍매화 한 송이’가 나타난다. 많은 꽃도 아니고 단 한 송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작은 꽃 하나가 주변의 풍경과 마음의 공기를 바꾸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붉은 입술로 / 봄을 말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꽃이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붉은 빛만으로도 봄의 도착을 충분히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는 길지 않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따뜻한 변화와 희망을 조용히 전해 준다. 읽고 나면 마음속에도 작은 홍매화 한 송이가 피어나는 듯한 느낌이 남는다.
15. 사랑해도 될까요.
사랑해도 될까요. 그대를 진심으로 멋지게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하늘에 해와 달 별들이 빛나듯이 내 마음도 그대만 환하게 비추네요
사랑해도 될까요. 그대를 정말로 이 마음 다해서 사랑해도 될까요.
해처럼 달처럼 별처럼 그대를 평생을 곁에서 사랑하며 살래요.
사랑해도 될까요. 그대를 진정으로 참 곱게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땅 위에 꽃처럼 웃음이 피어나고 맑은 물 흐르듯 사랑이 흐르네요.
사랑해도 될까요. 그대를 정말로 이 마음 다해서 사랑해도 될까요.
꽃처럼 물처럼 그대를 안으며 평생을 곁에서 사랑하며 살래요.
<해설>
이 시는 사랑의 진심과 설렘을 섬세하게 표현한 고백시입니다. 반복되는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문장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간절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화자는 하늘의 해, 달, 별과 땅 위의 꽃, 맑은 물 같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빌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삶을 함께 채우는 빛과 흐름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내 마음도 그대만 환하게 비추네요.”와 같은 구절은 사랑의 대상에게 집중된 마음과 순수한 열정을 강조하며, 자연과 인간 감정을 조화롭게 연결합니다. 이 글에서는 사랑을 바라보는 겸손하면서도 진심 어린 태도와,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이 조화롭게 담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울림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글의 구조와 반복, 그리고 자연 이미지의 활용은 사랑의 깊이와 순수함을 극대화하며, 감정을 섬세하고 시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감상>
이 시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설렘이 전해졌습니다. 반복되는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물음 속에는 단순한 고백이 아닌, 조심스러우면서도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어 읽는 사람까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화자는 해, 달, 별, 꽃, 물 등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 전체를 환하게 비추는 힘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내 마음도 그대만 환하게 비추네요.”라는 구절에서는 사랑의 순수함과 헌신이 느껴져 감동적입니다. 글의 반복과 리듬, 자연과 인간 감정의 조화는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의 깊이와 따스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합니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 상대를 온전히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이 글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사랑의 아름다움과 진정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한정찬
□ 시인(詩人), 동시인(童詩人), 시조시인(時調詩人)
□ (사)한국공무원문학협회 고문, (사)한국문인협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외
□ 시집 ‘한 줄기 바람(1988)외 29권, 한정찬시전집 2권, 한정찬시선집 1권, 소방안전칼럼집 1권’ 외
□ 농촌문학상, 옥로문학상, 충남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소방문학대상, 소방문화상, 충청남도문화상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