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혼자 사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일상에서 문화를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는 그동안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최근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가 1인 가구 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인 가구는 문화생활을 하고 싶지만 그것에 접근하는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남성이 229명(약 56%), 여성이 181명(약 44%)이었다. 연령은 20대부터 60대까지 넓게 분포했으며, 직업과 학력, 지역 규모 역시 다양했다.
지난 1년 동안 영화, 공연, 전시, 취미 모임 등 문화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60%가 넘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문화 활동에 대한 무관심보다는 접근의 어려움이 더 컸다. “시간이 없어서”, “혼자 가기 어색해서”, “내 생활 반경 안에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등의 대답은 1인 가구가 문화 활동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남성의 문화 참여율이 여성보다 낮게 나타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취미나 정서적 활동을 삶의 우선순위 밖의 두거나 사치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령대별로는 문화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르게 나타났다. 20∼30대는 스트리밍과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높았지만 “실제 나가서 함께하는 활동”은 비용 부담 때문에 많지 않았다. 문화 자체는 개인이 손쉽게 소비하지만 타인과 함께하는 자리에는 쉽게 나가지 못하고 있다. 40대와 50대는 예전에 즐겼던 취미나 문화 경험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것을 다시 시작할 시간적, 심리적 여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60대 이상에게는 “같이 갈 사람이 없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문화 활동은 단지 콘텐츠 소비가 아니라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경험임을 말해준다. 문화는 혼자서도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더 쉽게 시작하고 더 오래 지속된다.
참여 욕구가 가장 높았던 활동은 영화 관람이었다. 다음으로 음악 공연, 연극이 뒤를 이었다. 이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화 활동보다 감정을 정화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게 해주는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이 더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반면 독서 모임, 취미 동호회, 전시 관람 모임 등 ‘타인과 함께하는 활동’에는 참여율이 낮았다.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졌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전히 어려운 영역인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문화 활동이 부족하면 외로움이 더 커진다’라는 것이다. 외로움이 커지면 삶의 감각도 무뎌졌다. 따라서 1인 가구를 위한 문화정책은 일상 반경 안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문화공간 마련과 중·장년층을 위한 ‘취미 재입문’ 프로그램이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웰에이징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잊고 지냈던 나의 감각과 취미를 삶에서 다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문화 활동을 혼자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누군가와 같이 활동하고 시간을 함께 나눌 때 더 지속할 수 있다. 1인 가구에게 문화는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주는 안전망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