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약품 공급망의 해외 의존 구조가 다시 논의의 중심에 섰다. 특히 항기생충제 이버멕틴을 포함한 활성 제약 성분(API) 생산이 중국과 인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공공 보건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더 웰니스 컴퍼니(The Wellness Company)가 미국 내 생산 방침을 밝히며 주목받고 있다.
이버멕틴은 1970년대 일본 연구진과 Merck & Co.의 협력으로 개발된 약물로, 1980년대부터 동물용과 인체용으로 각각 상용화됐다. 기생충 감염 질환 치료에 사용되며 국제적으로 의학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만 생산 기반은 시간이 지나며 글로벌 분업 체계에 편입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제조시설 자료와 의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공급되는 API 제조시설 상당수가 해외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과 인도가 주요 생산 거점으로 분류된다. 일부 공급망 분석 보고서에서도 미국이 필수 의약품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구조는 미·중 관계 긴장이나 무역 규제 강화 상황에서 공급 차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역시 중국의 바이오·제약 산업 확장이 미국 의약품 공급망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글로벌 생산 체계가 비용 절감과 접근성 향상에 기여해 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공급망 리스크 분석 기업 Exiger 등은 보고서를 통해 의약품 원료 생산의 특정 국가 집중 현상이 장기적 취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분석은 위험 요인을 지적한 것으로, 실제 공급 중단 사례와는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런 배경 속에서 The Wellness Company는 자사가 취급하는 이버멕틴 제품을 미국 내 제조·조제 체계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미국 내 면허 약국을 통한 처방 기반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의존을 줄이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버멕틴은 코로나19 유행 시기 치료 효과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됐다. 미국 FDA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으며, 다수의 임상 연구에서도 효과에 대한 일관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일부 연구기관이 항암 가능성을 탐색 중이지만, 이는 초기 단계 연구로 상용화 여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특정 기업의 국내 생산 전환이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는 있으나, 미국 전체 의약품 공급망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인센티브, 산업 투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비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공급 안정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버멕틴 사례는 단일 의약품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의약품 공급망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둘러싼 논쟁의 한 단면으로 평가되고있다. 해외 생산 집중이 효율성과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생산 확대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